TSMC칩 화웨이 유출 계기, ‘14~16nm’로 더욱 규제 강화
삼성전자, 인텔도 규제, ‘대중 수출 애로’, 일각선 “우회수출 방편”도 제기

TSMC 로고. (사진=SOPA 이미지)
TSMC 로고. (사진=SOPA 이미지)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미국이 TSMC 등 대만 반도체 업체들과 삼성전자, 인텔 등 생산업체들이 만든 첨단 칩이 중국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한 추가 규정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마지막에 도입한 일련의 조치의 일부다.

블룸버그 등에 의하면 “이번 조치는 TSMC, 삼성전자, 인텔과 같은 칩 생산업체가 고객을 보다 신중하게 조사하고 실사를 강화하도록 장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취지다. 다시 말해 ‘중국업체와 같은 고객’에 대해 첨단 칩을 공급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이는 TSMC에서 만든 칩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회사인 화웨이 테크놀로지스로 비밀리에 유출된 사건에 따른 것이다.

15(현지시각)일 공개될 예정인 이 규칙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제한’ 규정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이러한 규제는 엔비디아 등 첨단 제조업체들이 대부분의 타국의 데이터 센터에 AI 칩을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워싱턴은 특히 “화웨이와 같은 중국 고객이 여전히 고급 칩을 취득하는 백도어를 없애고자 한다”며 “이런 새로운 규정은 특히 TSMC, 삼성전자 등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며, 공급원을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초안 규정에 따르면 14나노미터 또는 16나노미터 이하의 모든 칩은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규제에 따라 공급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다른 많은 국가들에 대해 이를 판매하려면 반드시 미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안팎에서 “칩 제조업체들이 이런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는 목소리다. 즉 고급 칩을 만들기 위해 미국 규정을 우회하려는 중국 기업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이같은 항간의 의견에 대해 반도체 수출 통제를 담당하는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질의했으나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전시회에 참가한 삼성전자 부스. (사진=WSJ)
 산업전시회에 참가한 삼성전자 부스. (사진=WSJ)

이번에 신설된 규정은 칩 제조업체의 어떤 설계가, 어떤 고객이 무역 규제를 받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해둔 내용이다. 특히 프로세서 성능이 강력할수록 규제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각 칩에 얼마나 많은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는가 하는 것도 판단 기준이다.

나노미터 단위로 측정되는 첨단의 생산 기술을 사용하면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추가할 수 있다. 나노미터 수가 작을수록 칩은 더 정교하기 때문이다.

14~16nm에 대한 규제는 흔히 무역 규제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규제는 더 많은 종류의 칩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초안 규정에 따라 승인된 업체나 칩 제조업체가 미국, 동맹국 또는 대만에 본사를 두고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해당 (나노)임계값에 해당하는 칩을 사용하는 경우, 그런 국가에선 승인을 받을 수도 있어, 반드시 모든 칩 설계가 미국 수출 통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셈이다.

칩에 300억 개 미만의 트랜지스터가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회사에서 패키징한 경우 역시 규제의 적용을 받는 진보된 칩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번 규정은 중국 회사가 설계한 더욱 정교한 프로세서, 즉 AI 가속기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특히 이번 규칙은 미 정부 관리들이 이전에 TSMC에게 허용했던 나노칩 범위보다 한층 강화된 규제란 평가다.

앞서 “TSMC 칩이 화웨이 기기에서 발견된 후, 미 상무부는 이 회사에 대해 중국 업체들에 대해선 7nm 이하의 칩 제조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엔 규제 대상이 14~16nm칩으로 한층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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