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 파이썬, C++ 사용 급감, AI와 러스트, VBScript는 급증
파이토치 등 ML라이브러리, 케라스 등 AI 신경망 모델 도구도 크게 늘어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AI코딩 등 AI에 의한 SW개발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인기 프로그래밍 언어 사용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최근 일련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특히 티오비 인기 최상위 순위인 이들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 개발자들이 감소하고 있다. 일부 개발자는 최고이 인기를 구가해온 자바, 파이썬, C++ 대신, 후순위 언어인 러스트(Rust)를 선호하고 있다. VBScript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AI의 부상이 그 원인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AI 활용, 엔지니어링 기법 급증
AI 코딩 도구가 날로 대중화되면서, 그간 인기 프로그래밍 언어로 각종 SW개발에 임해온 업계의 관행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기술매체 오레일리, 블랙 덕 소프트웨어 등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기존 인기 프로그래밍 언어 활용은 약간 감소한 반면, AI코딩 등에 대한 관심은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많은 개발자들이 머신 러닝이나 생성AI에 의존하는 빈도가 크게 늘어났다. 물론 자연어 처리(NLP)도 다소 늘어나긴 했지만, AI 활용은 그보다 10배, 신속한 엔지니어링 기법은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생성적 사전 훈련된 트랜스포머(GPT)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13% 감소했다. 반면에 AI 기반의 파이토치(PyTorch) 등 머신러닝 라이브러리나, 케라스(Keras)와 같은 신경망 모델 구축용 AI 도구를 사용하는 빈도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의 대부분을 자동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AI 코딩 도구인 깃허브 코파일럿 관련 기술을 적용하느 경우도 급격히 늘어났다. 즉, “기존 프로그래밍 언어 나 관행에 의존하던 풍토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최고 인기 언어인 파이썬 사용 빈도가 다소 줄었고, 자바에 대한 의존도는 기존 빈도보다 13%나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과 2023년 사이에 인기가 높아져 널리 활용되었던 C++도 그 못지않게 감소했다. 이들과 달리 인기도에서 뒤처졌던 C에 대한 의존도는 다소 늘었고, C#를 활용하는 경우도 증가 추세여서 눈길을 끈다. 특히 티오비 순위 20위 권에 들기도 힘들었던 러스트(Rust)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블랙독 SW사는 “이런 결과는 (AI가 보편화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관행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개발자들이 AI 시대에 맞게 새로운 선택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AI 특유의 생성적 역량으로 말미암아 개발자들로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기술역량을 한층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AI와 개발자 역량 둔 ‘논쟁’ 이어져
그러면 과연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체하는 상황도 가능할까. 이에 대해선 시각에 따라 다른 전망이 나온다. 오레일리측은 “AI 도구에 의존하기 위해 기존 코딩 기술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해석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분명 전통적인 인기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학습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물론 ‘러스트’는 예외이긴 하다. 그렇다고 AI가 스스로 언어와 라이브러리의 세부 정보를 학습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즉, “AI는 코딩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생성할 때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또 다른 도구일 뿐”이라며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물론 AI 코딩을 무조건 기피할 이유는 없다. 실제로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구글의 경우 최근 자사만의 독점 코드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AI에서 생성되었다. 이를 두고 “모든 개발업계에 이런 현상이 보편화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시기 상조’ 내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더 많다. 실제로 앞서 블랙독 소프트웨어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개발자의 3분의 2가 특히 “AI에 의해 생성된 코드의 보안이 허술하고, 안전성도 떨어진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이런 기술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란 주장도 만만찮다. 특히 실리콘밸리 등 해외 IT업계에선 개발자에 의한 코딩의 감소와, AI 도구 증가는 자연스러운 추세로 보고 있다. 그 동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운영 체제 커널을 이해하고, 하드웨어용 시스템 드라이버를 작성했으며 심층적인 기술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현재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OS 메모리 관리를 자세히 이해하지 못해도, AI를 사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 엔지니어들은 ‘심층적인’ 코딩 지식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딩 역량이 높은 엔지니어들은 더 많은 급여와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반론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개발과 프로그래밍을 둘러싼 인간과 AI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