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에 폭등, 엔비디아·AMD 미리 대량 생산, 재고 확충 서둘러
“미리 미국 혹은 중국 자사 창고에 쌓아두고 관세 회피”
트럼프 관세 부과하면 GPU 2500달러 예상, “큰 수익” 기대

엔비디아 GeForce RTX 5090 등의 이미지.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 GeForce RTX 5090 등의 이미지. (사진=엔비디아)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엔비디아와 AMD가 트럼프의 ‘관세폭탄’이 시행되기 이전에 차세대 GPU 출하를 서두르고 있다. 출하를 서두른다기보단, 엄청난 재고를 쌓아두고 트럼프 취임 후 ‘관세 폭탄’으로 GPU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로 인한 폭리를 노린다는 지적도 따른다. 실제로 엔비디아 GeForce RTX 5090은 트럼프 이후엔 2,500달러 이상으로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이다. 그 때문에 이들 업체들이 일종의 ‘매점매석’ 효과를 누리면서, 국제 GPU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6일 더블씨테크 등 기술매체들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AMD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피해 미리 미국 내에 재고를 쌓아두거나, 중국 내의 자사 소유 창고로 갖다놓기 위해 차세대 GPU를 대거 생산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미국 소유 기업이나 시설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은 일단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이런 조치를 통해 이들 회사는 최대 40%로 예상되는 관세 폭탄에 대응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트럼프의 가혹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자사의 공급망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그 결과 이같은 절묘한 비상조치를 선택한 것이다.

이에 세계 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들 업체는 어떻게든 트럼프의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 이전에 미국 시장에 그래픽 카드를 선적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취임 후엔 분명 관세로 인해 GPU가격이 엄청나게 오를 수 있을 것이 확실시된다.

이들 기업으로선 진작부터 잰 발걸음으로 이에 대처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12월 초에 이미 차세대 GPU 생산을 시작, 1월 20일에 열릴 예정인 대통령 취임식 전에 자신들이 의도하는 미국 내 특정한 지점에 제품이 도착하도록 서두르고 있다. 물론 오는 1월 7일 ‘CES 2025’에 자사의 신제품을 출시하려는 의도가 있긴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트럼프 취임 전에 어떻게든 충분한 재고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정작 트럼프의 관세폭탄이 적용되면 이들도 큰 이익을 볼 수 있다.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 내에 미리 쌓아둔 GPU도 오를 수 밖에 없다. 이들로선 관세도 피하고, 더 많은 수익을 거두기 위한 ‘꿩먹고 알먹기’ 전략일 수도 있다. GPU 가격 폭등으로 더 큰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는 소비자들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오히려 “내심 트럼프 취임을 틈타 폭리를 취하려는 의도가 더욱 강할 것”이란 해석도 따른다.

트럼프,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 부과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중국 외 국가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는 6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용 게임용 GPU가 중국에서 공급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회사가 관세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경우 가격이 최대 4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델, HP도 유사한 조치를 채택, 트럼프의 정책에 맞서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를 피하려는 목적과 함께 트럼프 취임 이후 분명 GPU 가격이 폭등할 것에 대비, 재고를 쌓아두었다가 큰 마진을 얻겠다는 속셈도 엿보인다.

현재 추정하기론 관세 폭탄이 시행되면 엔비디아의 GeForce RTX 5090는 합리적인 가격을 가정할때 1,799달러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만약 여기다 40% 관세를 감안하면 엔비디아의 플래그십 GPU는 약 2,500달러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용 GPU 시장을 뒤흔들 것이고, 중고 GPU에 대한 수요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GPU 공룡기업들은 트럼프 취임 이후의 관세 폭탄마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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