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사태, 애플 비전 프로, MS 코파일럿, 비트코인 ATM사기
웨어러블 AI 어시스턴트 ‘R1’, 어린이용 챗 로봇 ‘목시’
소니PS5, 애물단지 된 전기차 ‘피스커 오션’, 머스크 X 엑소더스 등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 실수로 일어난 블루 스크린 모습. (사진=어도비스톡)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 실수로 일어난 블루 스크린 모습. (사진=어도비스톡)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2024년이 저물어가면서 지난 한해 지구촌에서 일어난 굵직한 IT 및 디지털 기술 부문의 사고와 보안범죄, 제품과 기술적 하자 등이 새삼 소환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익스트림테크, 더 버지, 더블싶테크 등 기술매체들이 제각기 주목한 사례를 종합해보면 대표적으로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CS)사태가 꼽힌다. 이로 인한 전 세계 주요 시설의 윈도우 컴퓨터 다운 사태가 일어났다. 또한 애플 비전 프로의 실패나, MS 오피스 365의 기술적 하자 등도 중요한 IT실패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 가장 첫 번째로 꼽을 만한 ▲CS사태는 지난 7월, 글로벌 사이버 보안업체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사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주입된 것은 바이너리 파일이어서 일반 코드처럼 디버깅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해당 SW는 사용자들의 컴퓨터에선 범위를 벗어난 메모리 읽기로 인해 충돌이 발생했다. 결국 약 850만 대의 윈도우 컴퓨터가 한꺼번에 다운되었다. 이는 항공사, 결제업체, 정부 기관 등에 대혼란과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엄청난 파워와 스타일을 갖췄다고 자부한 콘솔인 소니의 ▲‘PlayStation 5’도 사용자들로부터 큰 ‘망신’을 당했다. 정작 게임 콘솔임에도 불구하고, 적작 게임이 거의 없었다. 게임의 수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이에 소니는 하드웨어를 크게 늘린 PS5 Pro를 출시했지만 이 역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새로운 레이트레이싱과 화면의 시각적 개선을 위해 새로운 GPU가 적용되었다. 그러나 SW는 여전히 기대 이하여서 사용자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이에 업계에선 “콘솔 시장에서 최고의 그래픽을 제공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게임이 없다면 그 모든 성능도 다 소용없는 일”이라고 했다.

로봇 회사 임바디드가 개발한 어린이용 로봇 ▲목시(Moxie)가 없어지게 되었다. 이는 스타트업인 임바디드가 어린이의 사회적, 정서적, 인지적 발달을 돕는 소셜로봇이다. 그러나 12월에 회사 자체가 없어지면서, AS는 물론, 당장의 작동과 사용이 어렵게 되었다.

앞서 회사측은 엔지니어링과, 기술, 게임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등을 망라한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통해 목시를 개발했다. 이는 러닝머신 기술이 적용돼 사람, 장소, 사물 등을 인식하고 기억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고 눈을 맞추며, 정서적인 발달을 돕기도 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12월에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그렇다고 목시가 즉시 작동을 멈출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사진=디크립트)
(사진=디크립트)

암호화폐는 여전히 사기의 온상이다. 시스템이 안정화된 코인조차도 안전하지 않다. FTC는 실제로 미국 보안당은 지난 9월 ▲비트코인 ​​ATM 사기로 인한 손실이 지난 몇 년 동안 20배나 증가했으며, 2024년 상반기에만 6,500만 달러 이상이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회 공학과 기술적 익숙하지 않은 기술을 결합, 사람들이 개인 계좌에서 돈을 빼내 암호화폐 지갑으로 이체하도록 설득한 다음, 사기꾼에게 비트코인을 빼돌리는 QR 코드를 스캔하도록 하는 수법이다. 이런 암호화폐 ATM이 급증함에 따라 ‘소비자 보호법’이 통과될 때까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야 나델라가 “기술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약속한 ▲MS의 코파일럿 프로젝트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Microsoft 365에 월 35~50달러의 추가 기능을 제공, 수익 창출의 원동력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기술매체 ‘The Information’은 사용자의 1%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MS가 언제까지 데스크톱 AI에 베팅을 계속할 것인가”란 질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CES 2024’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래빗의 ▲R1도 사실상 실패작이었다. 주머니 크기의 ‘AI Assistant’는 모든 앱이나, 서비스와 연계하고, 구독을 유치하기 위해 “자연어를 사용하여 대화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과대 광고한 것으로 판명났다. 이론적으론 그럴지 모르나, 실상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하드웨어 디자인은 매력적이지만, 실제 기술은 그에 못미쳤다. 단지 웹 인터페이스와 통신하기 위해 미리 작성된 스크립트를 실행하는 소프트웨어 계층으로 구성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PCMag’ 등 기술매체들로부터 냉소와 비판을 사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X 운영 방식도 패착의 연속이란 지적이다. 그의 정치적 성향이 트위터로 알려진 X의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X의 사용자 경험은 유료화를 위해 AI가 생성한 답변의 단락을 게시하는 유료 블루 체크 계정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차단되었다는 비판이다. 프리미엄 사용자를 겨냥한 이런 정책은 마치 ‘폰지 사기’처럼 보인다는 언론의 지적이다. 그 바람에 스레드나 블루스카이 등 다른 소셜미디어로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익스트림테크는 “기록적인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X 투자자들이 돈을 탕진하는 것을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애플 비전 프로. (사진=애플)
애플 비전 프로. (사진=애플)

애플의 야심작인 ▲애플 비전 프로도 실패작으로 꼽힌다. 이는 “어떤 제품이든 1세대 애플 하드웨어를 사선 안된다”는 시중의 ‘격언’을 기억하게 하는 대목이다. 어떤 제품이든 처음 시중에 출시되면 품질 등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애플 비전 프로도 마찬가지다. 2024년에 출시된 이 거대한 증강 현실 헤드셋은 첫해에 300만 대의 판매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3,500달러라는 비싼 가격과, 기능과 용도의 제한으로 겨우 50만 대 미만으로 판매 목표를 수정해야 했다. 물론 내년에 출시될 차세대 모델은 일단 두고볼 일이다.

전기차 시장의 눈에 띄는 스타트업인 피스커(Fisker)가 2023년에 출시한 전기자동차 ▲Fisker Ocean(피스커 오션)도 실패작으로 꼽힌다. 의지는 넘쳤지만, 실행은 크게 부족했다. 69,000달러나 되는 이 차량은 출시 후 100건 이상 전기가 끊어지는 사고가 생겼다. 또 문이 열리지 않거나, 제동력 상실, 주차 상태에서 굴러가는 등의 아찔한 사고가 잇따랐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 6월에 파산 신청을 하고 모든 생산을 중단했다. 그 바람에 도로에 굴러다니던 기존 의 모둔 오션 차량들은 더 이상 SW업데이트가 없고, AS도 못받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유명 틱톡 인플루언서 헤일리 웰치가 지난 4일 출시한 밈코인 ▲‘호크 투아’(Hawk Tuah, $HAWK)의 폭등과 폭락은 암호화폐 시장의 위험성을 다시금 일깨운 사건이다. 이전부터 밈으로 유명한 헤일리 웰치는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자신의 밈코인인 $HAWK를 출시했다. 그러나 출시 당일 이 코인은 몇 시간 만에 시가총액이 5억 달러까지 치솟으며 코인당 최고 0.00004028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그 직후 바로 50% 하락했다가. 3시간 만에 91%나 급락했다. 사실상 제로 베이스가 되어버린 셈이다.

이 사건은 유명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명성을 이용한 변칙 행위인 셈이다. 이를 두고 사기 논란이 거세게 일자, 수사 당국은 신속히 이에 연결된 지갑을 조사, 의심스러운 활동을 발견했다. 그녀는 이에 대해 어떤 해명도 없이, 그 후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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