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물 사용, 인근 지역 ‘물부족’ 둥 사회적 갈등 유발
MS 등 칩 레벨 액체 냉각 방식의 ‘루프 냉각 시스템’ 시도
완전한 ‘제로 워터’ 실현되면 데이터센터 ‘새로운 전환점’

데이터센터 이미지로서 '제로 워터' 방식의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데이터센터 이미지로서 '제로 워터' 방식의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전력 소모 못지않게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용수 사용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부 빅테크들이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에 설치기로 했던 데이터센터가 해당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그 반발 원인 중 대표적인게 과다한 전력 소모와 함께 냉각을 위한 엄청난 용수 문제다. 실제로 에너지 관리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이로 인한 정치·사회적 갈등까지 우려했다. “AI 데이터 센터의 막대한 용수 사용으로 인해 악화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로 인해 권력 집중, 토지 사용 전유, 전자 폐기물, 특히 물을 둘러싼 자원에 대한 싸움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물부족 인한 ‘사회적 갈등’ 우려 의식

그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른바 ‘제로 워터’‘를 내걸고, 대체 기술 개발에 가장 앞서 가고 있다. 수 개월 전부터 이 회사는 냉각수가 전혀 필요없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그 결실이 맺어질 경우,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현재까지 MS가 주력하고 있는 해결책은 새로운 ‘폐쇄형 루프 냉각 시스템’이다. 이는 물을 전혀 소비하지 않으면서 연간 수백만 리터를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현재의 ‘증발’이 아닌, 자연 냉각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MS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당 연간 1억 2,500만 리터 이상의 물을 절약할 것”이라며 냉각 목적으로 물을 전혀 소비하지 않는 설계방식을 자세히 소개했다. 앞서 이 회사는 “물 증발 없이 정밀한 온도 제어를 제공할 수 있는 칩 레벨 액체 냉각 솔루션을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공개한 바 있다. 최근엔 그 보다 진전된 설계 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MSt의 새로운 블로그 게시물에 따르면, 폐쇄 루프 액체 냉각 솔루션은 신선한 물 공급 없이도 열을 발산하기 위해 서버와 냉각기 사이에 물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킬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화장실과 주방과 같은 관리 목적으로 물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현재처럼 데이터센터당 연간 1억 2,500만 리터 이상의 물을 낭비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이는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의 획기적인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냉각 시스템의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해 현장에서 물을 증발시켰기 때문에 신선한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했다. 그러나 “증발 시스템을 기계적 냉각으로 교체하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인 전력 사용 효율성(PUE)이 증가할 것”이라는 MS는 밝혔다.

최신 칩 레벨 냉각 솔루션은 증발식 데이터 센터 설계에 비해 연간 용수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문제는 막대한 전력 소비량이다. 이에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보다 집중적인 냉각을 제공하기 위한 추가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게시물에 언급했다.

데이터센터 이미지 (사진=셔터스톡)
데이터센터 이미지 (사진=셔터스톡)

“기후변화 대응, 탈탄소화의 길”

MS의 데이터센터는 현재 공랭식과 수랭식 시스템을 혼합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위스콘신주 마운트 플레전트의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2026년에 제로 워터 증발 설계를 시범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차세대 냉각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더욱 이 기술을 발전시켜 ‘제로 워터’를 주요 냉각 방법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로선 2027년 후반에 완전한 ‘제로 워터’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는 지난 6월부터 이같은 ‘제로 워터’ 기술을 통해 “기후 변화를 포함한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고 지역 사회에 이로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MS는 세계 각국의 자사 데이터센터를 100% 재생 에너지로 운영하고, 지역 전력망을 크게 확장하며 ‘탈탄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선 2030년까지 물 소비, 폐기물 배출량, 탄소 발자국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즉 “2030년 이전에 탄소 음성, 물 양성, ‘제로 폐기물’이 되도록 데이터 센터를 설계하고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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