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中산업단체들 앞다퉈 미국 칩에 대한 공동 성명 발표
인텔, 엔비디아, AMD 등 중국 내 美 업체들에게 타격

반도체 칩 이미지. (사진=로이터통신)
반도체 칩 이미지. (사진=로이터통신)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중국의 산업 단체들이 “미국 칩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 대신 (미국) 현지에서 구매하는게 안전하다”며 의도덕으로 미국산 칩의 안전성을 깎아내리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의 대중제재에 맞선 중국 나름의 반격이라고 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일 중국의 주요 산업 협회 4곳은 미국의 중국 칩 제조업체에 대한 규제에 대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산업 협회의 경고는 미국이 지난 3년 동안 지속된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규제 중 세 번째 조치가 나온 직후 공개되었다.

중국 통신 기업 협회도 “더 이상 미국 칩 제품을 신뢰할 수 있거나, 안전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경고는 미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 조치를 환기시키기도 한다. 마이크론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칩 제조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한 직후 작년에 사이버 보안 ‘검토’의 대상이 되었다. 중국은 이후 마이크론이 주요 국내 산업에 칩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 바람에 이 회사는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인텔도 조사를 받았다. 앞서 10월에 또 다른 영향력 있는 산업 단체인 중국 사이버 보안 협회는 인텔 제품에 대한 보안 검토를 요구하면서 미국 칩 제조업체가 국가의 국가 안보와 이익에 “끊임없이 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공식 위챗(WeChat) 계정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협회도 자국 기업들에게 미국 칩을 구매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미국 이외의 국가 및 지역의 칩 회사와 협력을 확대하도록 촉구했다. 또한 자국기업이나 중국 내 외국 기업이 생산한 칩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장려했다.

중국 반도체 협회도 같은 입장을 내보였다. 이 단체는 통신, 디지털 경제, 자동차, 반도체를 포함한 중국의 가장 큰 산업을 포괄하며, 6,400개 회사가 가입되어 있다. 앞서 산업협회는 이에 미국 칩이 왜 안전하지 않는지, 왜 신뢰할 수 없는 지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런 단체들의 태도는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 제품을 계속 판매해 온 미국기업들로선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엔비이다, AMD, Intel 등과 같은 미국의 칩 제조 빅테크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내로라 하는 자신들의 제품을 폄하한데 대해 이렇다할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의 주요 칩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무역 단체인 반도체 산업 협회는 그러나 “미국 칩의 조달을 제한하라는 중국 정부의 요구와는 별개로, 미국 칩이 더 이상 안전하거나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은 성급하다”고 반박했다. 이 단체는 “수출 통제는 최소화되어야 하고, 특정 국가의 안보 목표를 충족하는데 그쳐야한다”면서 “우리는 양국 정부가 더 이상의 확대를 피하도록 촉구한다”고 산업협회의 주장을 비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3일 군사용 프로그램, 태양 전지, 광섬유 케이블, 기타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희귀 광물의 대미수출도 금지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은 그 동안 미국의 무역제재에 대해 그 동안 매우 느리거나 신중하게 대처해 왔지만, 이제는 좀더 적극적으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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