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둔화 주가 3% 폭락, 새삼 ‘엔비디아의 앞날’ 주목
블랙웰, 수요 폭주 공급 차질 우려도, “마진율도 낮을 것” 예상

블랙웰 이미지.(출처=엔비디아)
블랙웰 이미지.(출처=엔비디아)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블랙웰’의 적기 공급과 판매상황 등에 따란 이 회사의 전성기가 지속될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20일(미국 동부시각) 개정 전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모처럼 3%나 폭락하면서, 그 배경을 둔 설왕설래와 함께 이런 관측이 좀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주가 하락은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거의 두 배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분기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를 계기로 엔비디아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연간 매출이 1,400억 달러에 달하는 엔비디아가 과연 이런 성장세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분위기도 새삼 일고 있다. 특히 앞으로 엔비디아의 운명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Blackwell)에 달려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그런 가운데 CEO인 젠슨 황은 “이 칩(블랙웰)은 본사에서 공급할 수 있는 수량보다 수요가 더 많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블랙웰의 총 마진이 3분기에 보고한 73.5%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낮을 것”이라며, 그러나 “제품이 성숙함에 따라 마진이 증가할 것”이란 그의 언급이 이날 주가 하락과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미국 동부 표준시 오전 5시 3분경 3.21%나 폭락했다.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이 매출과 순이익 모두에서 앞서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일이다. 이번 분기매출은 350억 8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94% 증가, 분석가들의 예측치인 331억 6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주당 순이익은 조정 후 81센트로 역시 분석가들의 기대치를 넘어섰다.

다른 칩 제조업체들 주가도 동반 하락

이날 다른 칩 제조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하락했다. 인텔, 퀄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드으의 주가는 모두 가치가 1% 이상 하락했고, AMD는 0.6%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챗GPT등 최첨단의 인공지능 모델을 구동하는 고성능 칩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러나 전년 대비 매출이 거의 두 배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3분기 실적은 이전 분기에 비해 둔화되었다.

물론 시장이 열리면 다시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다. 수년간 주주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었고, 지금도 여전히 투자를 꺼릴만한 큰 허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분석가들은 ‘블랙웰’이라는 엔비디아의 대망의 차세대 칩 출시를 지켜보고 있다.

블랙웰 이미지. (출처=엔비디아)
블랙웰 이미지. (출처=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차세대 블랙웰 칩을 더 많이 판매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다만 “차세대 블랙웰 칩 출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향후 몇 분기 동안은 본사가 만들 수 있는 칩과 시스템의 수에 따라 (판매량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번 분기에는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블랙웰을 제공할 것”이라고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문제(생산공정 등)를 해결하기 위해 엔지니어링에 대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변경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로 인해 출하 지연에 대한 우려도 좀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블랙웰, 일부 ‘샘플’ 물량은 배송

그런 가운데 엔비디아의 가장 중요한 최종 고객 중 일부는 이미 블랙웰 칩을 받았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MS, 오라클, 오픈AI 등은 이미 소셜 미디어 계정에 자사가 공급받은 블랙웰 기반 서버 랙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도 20일 “13,000개의 블랙웰 칩이 이미 고객에게 배송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물량은 샘플에 불과하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대량의 공급은 아니다. 즉, 고객이 테스트를 시작하고,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엔비디아의 현재 분기에 시작될 대량 배송을 위해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초기 버전일 뿐이다. 젠슨 황은 이에 “다음 분기에는 이번 분기보다 더 많은 블랙웰을 배송할 것이고, 그 다음 분기에는 그 보다 더 많은 블랙웰을 배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에 엔비디아는 “현재 분기에 ‘수십억 달러’의 블랙웰 수익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번 분기의 블랙웰 매출이 원래 예측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MS가 곧 클라우드 고객에게 블랙웰 기반 시스템을 미리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블랙웰 시스템의 원만한 공급은 SK하이닉스 등 납품업체들이 제공할 수 있는 부품에 달렸다. 더욱이 출하량이 전혀 없다가 불과 몇 달 만에 수십억 달러로 늘어난 (블랙웰)물량에 맞춰 제조 공정의 속도를 높이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젠슨 황 스스로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것은 생성AI 혁명이 시작될때부터 예상되었던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해 TSMC, 암페놀, 버티브, 마이크론 등 “훌륭한 파트너” 들을 언급하며 “전 세계 내로라 하는 회사들이 본사의 공급망에 관여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럼에도 이번에 엔비디아가 전한 메시지의 골자는 “오픈AI와 같은 회사가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사용 가능한 GPU가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블랙웰 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블랙웰이 출시됨에 따라 현재의 ‘호퍼’칩은 더 이상 새로운 모델을 만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 블랙웰의 공급과 판매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과정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엔비디아의 향후 운명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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