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MS와 함께 한국형AI, 클라우드 서비스, AX전문기업 설립
SKT,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협업, AIX·AI기술 중심 ‘AI피라미드 전략’
LG, “AI 중심으로 모든 사업 ‘All in AI’” 선언…AWS, 메타와 제휴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실리콘 밸리의 AI스타트업이나 빅테크와 손을 잡으며,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실리콘 밸리 중심의 AI기술을 한국적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선 단계적인 변용과 응용을 시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들 통신3사의 움직임은 패권 다툼 이상의 의미도 있다. 실리콘 밸리 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또 다른 한국형 ‘소버린AI’(주권 하의 AI)를 위한 노력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KT, MS와 2조4,000억 원 공동 투자
그중 KT는 이른바 ‘AICT(인공지능+통신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내세우고 특하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앞서 ‘MWC 2024’에서 내세운 AICT 기업으로서 추구하는 End-to-End(엔드 투 엔드) 서비스를 완성하기 위한 기술적 필요성 때문이다. 즉 KT는 이를 위해 ‘AI Ops’, ‘AI Assistant’, ‘AI Agent’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이를 위한 ‘AICT 비전’ 실현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지난 6월 체결한 파트너십에 따라 양사는 앞으로 5년간 2조4,000억 원을 공동으로 투자해 ‘한국형 AI’를 개발하고, 매출 4조6,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어 특화 AI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한다.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나, AX(AI전환) 전문기업도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의 제도와 환경에 적합한 공공·금융 부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내년 1분기(1∼3월)부터 상용버전으로 공개된다. 또한 AI·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인공지능 전환(AX) 전문기업’을 세운다. 또한 국내 AX 생태계 확산을 위한 ‘AX 전략 펀드’도 공동으로 조성키로 했다. 이는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등의 분야에서 모두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가 밴 것이다.
KT는 앞서 “투자액 중 절반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인프라에 소요되고, 나머지는 연구개발(R&D)과 한국형 AI 모델 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2025년 2분기쯤엔 MS가 최대 주주로 있는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GPT-4o 기반의 한국형 AI 모델을 선보인다. 또 공공부문이나 금융권 등 산업별 특화 모델도 개발한다. MS의 소형언어모델 ‘파이(Phi) 3.5’ 기반의 모델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교육,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학습을 진행 중이다. 앞으론 MS의 ‘코파일럿’도 KT 서비스를 통해 내년 1분기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SKT, ‘람다’ 등에도 투자, “대화형 검색 패러다임 완성”
SK텔레콤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실리콘 밸리의 AI스타트업인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과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I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AIX와 AI 서비스 주축의 ‘AI 피라미드 전략’의 속도를 높여 AI 영역에서 구체적 성과를 낼 것”이란 목표를 내걸었다.
그 중 ‘AI 피라미드’의 가장 하단 영역은 AI 인프라다. 이는 AI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멀티 LLM(대규모언어모델)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 AIX는 AI 피라미드의 2단계에 해당한다. 모바일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SK텔레콤 핵심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글로벌 개인형 AI 어시스턴트(PAA)를 개발, 전 세계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특히 생성AI 기업 앤트로픽에 1억 달러,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에 2,000만 달러, 생성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에 1,000만 달러 등을 투자했다.
SKT-퍼플렉시티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통적인 키워드 검색에서 AI를 통한 ‘대화형’ 검색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것”라고 계획을 밝혔다. 앞서 SKT가 1천만달러를 투자한 퍼플렉시티는 다시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SKT 자회사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lobal AI Plat-form Co.)’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또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인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억 달러 규모를 투자하는 파트너십을 지난 7월 체결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SGH는 대규모 GPU 서버의 AI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이는 특히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을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SKT가 앞서 지난 2월 람다(Lambda)에 투자한 점도 큰 관심을 끌었다. 람다와 함께 서울에 ‘AI 데이터센터’를 오는 12월 개설하기로 했다. 특히 람다가 보유한 엔비디아 GPU 자원을 SK브로드밴드의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에 전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SKT는 AI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GPU를 3년 내 수천 대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지나해 SKT는 앤트로픽에 대해서도 시리즈C 투자에 이어, 1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이를 통해 LLM을 공동 개발하고, AI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앤트로픽의 협력을 받고 있다. 양사는 현재 “한국어 AI 기술과 앤트로픽의 글로벌 AI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통신사용의 다국어 거대언어모델(LLM)을 공동 개발하고,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 메타 통한 XR사업도 본격화
LG유플러스도 “AI 중심으로 모든 사업을 결집한다”는 취지의 ‘All in AI’을 내걸고, 이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메타 등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 AWS의 AI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메타와의 전략적 협력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이를 위해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한국을 방문, LG 경영진과 장시간 회의를 갖기도 했다.
‘All in AI’는 LG유플러스가 B2B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는 △인프라 △플랫폼(생성형 AI) △데이터 기술 등의 혁신이 골자다. 이를 통해 ‘AI 응용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AWS 등의 생성AI 역량이다. 협력을 통해 이를 활용함으로써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 보안 강화 △통신사업의 핵심 영역 IT 현대화 등을 도모한다는 얘기다. 특히 “전사적인 고객 경험 혁신(CX)·디지털 전환(DX)을 위해 AWS와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한 메타와의 협업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메타의 LLM 라마3와 인공지능 챗봇 메타AI를 도입, LG유플러스의 XR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AI 개발 플랫폼 ‘익시’의 공식 인스타그램 메신저에 “익시 챗봇을 도입하고, AI를 활용한 세로형 릴스 제작도 추진하면서 궁극적으로 익시와 익시젠을 적용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지속 개발·제공할 것”이란 목표도 공개해 관심을 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앞서 지난 1월에는 ‘포티투마루’에 1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사업 협력을 약속, 글로벌 파트너십의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이를 통해 “콘택트센터(AICC)와 LLM 관련 B2B 사업의 수주·구축·운영 등 전 과정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