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적 개발과 지원 덕분, 저렴한 고성능 배터리 실용화 단계
“한국, 미국, 일본, 아직 격차 없지만 쉽게 따라잡기 힘들 것”

전고체 배터리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전고체 배터리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중국이 전고체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선두로 나섰다. 최근 외신과 IRS글로벌 등 시장분석기관에 따르면 중국 펑후이 에너지는 온라인 제품 기술 발표회를 통해 에너지 밀도는 280Wh/kg, 충전, 방전을 600회 반복해도 성능의 9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테슬라, BYD, 화웨이 등을 거래처로 두고 있다. 현재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서는 폴리머, 유황/할로겐화물, 산화물을 주성분으로 사용하는 3가지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펑후이 에너지는 산화물 방식을 채택, 제조 기술상의 문제를 극복하고 “안전한 배터리를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25년에 최종 시험을 거쳐 소규모 생산을 시작하고, 2026년에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현재 전기자동차에서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는 양극, 음극과 그것을 나누는 세퍼레이터, 그 사이를 채우는 전해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두 가지 약점이 있다. 우선 고장이 나면 발화할 위험이 크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액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짧은 시간 안에 충전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에너지 밀도에 대해 좀 더 보충하자면, 현재 널리 이용되는 액체를 사용하는 리튬 배터리에서는 기술적으로 350Wh/kg 정도까지 높일 수 있을 듯하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는 그 한계가 500Wh/kg에 달하는 등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에도 중국 기업들은 잇따라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출시하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기업 ‘간펑리튬’은 800회의 충전과 방전이 가능한 420Wh/kg, 300회 정도가 가능한 500Wh/kg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핵심 재료인 고체 전해질에 대해서는 유황/할로겐화, 산화물이라는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 산화물은 1000톤의 생산 능력이 있다고 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22년에는 반고체 배터리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고, 둥펑자동차에 납품,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배터리는 액체가 25%를 차지하지만 반도체형은 5~10% 정도에 불과하다.

그 밖에도 ‘닝더스다이’는 이미 2023년 4월에 반고체 배터리이긴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500Wh/kg인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플라잉카’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부능과기’도 반고체 배터리이긴 하지만 330Wh/kg의 에너지 말도를 달성했다. 이 제품은 이미 양산되고 있으며, 둥펑지동차 그룹 산하에서 하이클래스 신에너지 자동차를 생산하는 보이아자동차의 주력 차종에 탑재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Solid Power, 한국은 삼성전자, 일본은 대형 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중국을 따라잡을 기회가 없지 않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의 시장 규모가 거대하다는 점이 첫째 이유다. 중국의 2023년도 자동차 판매 대수는 3,000만 대를 넘어섰으며, 이는 미국의 1.9배, 일본의 6.3배에 달한다. 생산 대수는 미국의 2.8배, 일본의 3.4배다.

특히 중국정부가 금융기관과 함께 전략적 신흥 산업에 전투적으로 자금을 투입, 개발을 촉진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생산 과잉으로 도태되는 기업도 많았지만, 그 와중에 치열하게 살아남은 기업들은 이노베이션을 촉진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한국, 일본, 미국 기업이 경쟁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는 전망이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