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인드 CEO 하사비스, 점퍼도 ‘노벨화학상’ 공동수상
워싱턴大 데이빗 베커도 함께 ‘단백질 구조와 설계’ 공로 인정
하루 전엔 제프리 힌튼, 존 홉필드 ‘노벨물리학상’ 수상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가 상복(賞福)이 터졌다. ‘AI의 대부’ 제프리 힌튼과 존 홉필드가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지명된지 하루만에 다시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와 이 회사 임원인 존 점퍼가 노벨화학상을 받게 되었다. 이들은 워싱턴 대학교의 데이비트 베이커 연구소장과 함께 노벨화학상의 공동수상자가 되었다. 이틀만에 미국에서만 노벨물리학상 2명, 노벨화학상 3명이 나온 것이다.
단백질 접힘 구조 규명 ‘알파폴드’ 기술 인정
딥마인드의 두 사람은 ‘단백질 접힘’ 구조를 밝혀낸 ‘AlphaFold’ 기술로 이미 다른 상을 받은 경력도 있다. 이번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노벨화학상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지난 한 주 간은 실리콘밸리의 AI 관련 업계에겐 전에 없는 경사로운 시기였다.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8일에 이어 9일엔 다시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와 이사 존 점퍼, 그리고 워싱턴 대학교 단백질 설계 연구소 소장인 데이비드 베이커 등 세 사람을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지명했다.
이 소식은 AI 선구자인 제프 힌튼과 존 홉필드가 머신 러닝과 AI 분야의 기초적 업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세 사람 중 딥마인드의 하사비스와 점퍼는 특히 ‘단백질 구조 예측’으로 상을 받았고, 워싱턴 대학교의 베이커는 ‘계산 단백질 설계’로 상을 받게 되었다.
“단백질 연구학계 50년 숙원 해결”
단백질은 생명의 구성 요소이므로 특히 딥마인드의 ‘AlphaFold’ 기술은 애초부터 매우 혁신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알파폴드는 이런 ‘단백질 접힘’ 연구에서의 난점을 돌파하기 위해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개발된 것이다.
수년 동안 그 잠재력이 알려지면서 딥마인드는 다시 2020년에 두 번째 버전의 AI 모델을 발표했다. 이는 유전적 서열만을 사용, 단백질의 3D 구조를 예측함으로써 수년 동안 과학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루었다.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는 이 분야 연구의 신기원을 이뤘다는 평가다. 단백질의 모양을 파악하기 위해 이는 우선 그 작동 방식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를 파악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너무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매달려야 했다. 그래서 보통 수 년간의 실험을 거듭해야 했다. 딥마인드는 ‘알파폴드’를 통해 이를 단 몇 시간으로 가속화, 존재하는 2억 개의 단백질 대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렇게 획득한 데이터는 약물 발견과 개발, 질병 진단, 생물 공학과 같은 분야에 필수적이다.
노벨화학위원회의 하이너 링케 위원장은 “올해 인정할만한 발견 중 하나는 놀라운 단백질의 구성과 관련이 있는 기술”이라며 “또 다른 하나는 50년 된 꿈을 이룬 것으로 아미노산 서열에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들 두 가지 발견은 미래에 대한 엄청난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밝혔다. 특히 워싱턴 대학의 베이커 소장은 제약, 백신 등에서 특정 기능을 수행하도록 계산적으로 설계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단백질을 엔지니어링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하사비스 등 ‘어릴 때부터 천재’로 인정
1976년 런던에서 태어난 딥마인드 CEO 하사비스는 어릴 때부터 여러 분야에서 ‘천재’로 인정받았다. 10대 시절에는 ‘체스의 달인’ 지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또한 영국 비디오 게임 개발사 ‘Bullfrog Productions’의 수석 프로그래머였으며, 케임브리지 대학교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일등으로 졸업했다. 그 후 세인 레그, 무스타파 설리만 등과 함께 딥마인드를 설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에 이들을 AI 스타트업 ‘인플렉션 AI’로 영입하기도 했다.
구글은 2014년에 딥마인드를 5억 달러 이상에 인수했고, 점퍼는 그로부터 3년 후 연구 과학자로 합류했다. 또한 하사비스는 지난 3월 ‘'인공지능에 대한 공로’로 영국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노벨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뿐 아니라, 노벨 화학상에 주어지는 1,100만 스웨덴 크로나(100만 달러)의 상금도 받는다. 그 중 절반은 데이비드 베이커에게, 나머지는 하사비스와 점퍼가 나눠 가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