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 ‘지지부진’, 그러나 11월 이후 변수에 주목
美금리인하 동향과 대선, 비트코인 ETF 옵션 여부 등도 관건

(이미지=디크립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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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비트코인은 올들어 최고 기록을 세웠음에도 지난 3개월 동안은 이렇다할 활력을 보이지않고 있다. 일각에선 “무기력하다”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의 변화(빅스텝 혹은 빅컷 여부 등)와 미국 대선과 같은 대형 이벤트를 지나, 연말과 2025년 초에 발생할 수 있는 시장촉매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BTC ETF 옵션, 美 CFTC 승인이 관건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는 비트코인은 올 하반기에 지금까지 56,000달러에서 63,000달러 사이를 오갔다. 이는 현물 가격을 추적하는 미국 거래소 상장 펀드(ETF)의 출시로 인해 45%나 급등했던 상반기와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년 남은 기간과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호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암호화폐 회사 윈터뮤트(Wintermute)는 “블랙록(BlackRock)이 자사의 현물 비트코인 ​​ETF에 대한 옵션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며 “이 새로운 상품은 지난달 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많은 미국 소매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디크립트에 낙관적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의견도 있다. 암호화폐 채굴업체인 비트 마이닝(BIT Mining)의 수석 경제학자인 유웨이 양은 “그러나 규제 기관이 비트코인을 ‘상품’으로 보기 때문에 이러한 옵션은 상품 파생 상품을 감독하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만약 (옵션에) 성공하면 비트코인의 시장 정교함과 변동성을 높여 기관과 소매 투자자들의 참여를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시 일말의 기대감을 보였다.

금년 들어 암호화폐 시장 규모 급증

금년 들어 암호화폐는 미국 ETF에 대한 기대와 승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활동을 촉진하면서 상당히 큰 폭으로 성장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의 총 규모는 올해 10월 1일 기준으로 2조 2,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2023년 초에 비해 83억 달러나 늘어난 수치다.

윈터뮤트는 “올해 기관의 온보딩 및 거래 활동이 상당히 증가했다.”며 “전통적인 금융 구조와 유사한 디지털 자산에 대한 플랫폼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강했다”고 급등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도이치방크 데이터에 따르면, 악명 높았던 비트코인의 90일 변동성 역시 2020년 중반의 67%에서 올해는 42%로 떨어졌다. 물론 시장 감시당국과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다른 암호화폐와 강력한 상관 관계를 보이면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경계하는 투자자들일수록 가장 먼저 처분할 자산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주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긴장관계가 높아지면서 정세가 급겨히 악화되면서 비트코인이 5%나 하락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분석기관 체이널리시스가 2023년 4분기에서 2024년 1분기 동안의 암호화폐 거래와 지불을 측정한 지수인 ‘글로벌 채택 지수’(Global Adoption index)는 2021년 암호화폐 강세장을 넘어섰다. 151개국에서 암호화폐 사용을 추적한 이 지수는 암호화폐시장의 굴곡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것이다.

저개발국가, 암호화폐 사용 많아

이에 따르면 특히 암호화폐 지수는 저소득 국가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는 이들 국가의 제도권 금융 시스템이 낙후되고,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암호화폐를 대안으로 선택한 때문이다. 체이널리시스 순위에선 인도가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나이지리아가 있고 있다. 나머지 상위 20개국 중 7개국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 국가들이었다. 체이널리시스 지수에서 특히 미국은 전체 4위를 차지했고, 한국과 중국이 각각 19위와 20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량 측면에서 미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며, 그 뒤를 인도가 따르고 있다.

암호화폐 애호가들은 흔히 터키와 아르헨티나처럼 인플레이션율이 높고, 통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는 국가들이 암호화폐와 같은 디지털머니를 대안으로 많이 채택하고 있는 현실을 강조하기도 한다. 체이널리시스 또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동유럽에서 분산형 금융(DeFi)과 스테이블코인 활동이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도 이같은 체이널리시스 분석에 동의하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 제공업체 Ledn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다”면서 “대부분 신흥국은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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