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대 존 홉필드와 공동 수상, ‘AI 원리’를 처음 발명
패턴 인식에 물리학 접목, ‘인공신경망’ 개념의 머신러닝 원리 개발
“AI의 위험성에 대한 끊임없는 경고와 경종이 더 큰 업적” 평가도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인공신경망과 유사한 AI의 원리를 처음 개발, ‘AI의 대부’로 꼽히는 제프리 힌튼이 금년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AI의 문’을 활짝 연 장본인이면서도 나중엔 AI가 주입된 미래에 대해 인류에게 끊임없이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앞서 7일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제프리 힌튼이 물리학을 사용하여 인공 신경망을 훈련하는 업적을 쌓았다”며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자로 지명했다. 이 소식은 스레즈 등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도 동시에 전파되었다.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의 시상 이유를 인용하면, 제프리 힌튼은 ‘데이터에서 속성을 자율적으로 찾고, 그림에서 특정 요소를 식별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발명했다. 힌튼은 또 프린스턴 대학의 존 J. 홉필드와 노벨상을 공동 수상했다. 힌튼은 패턴을 저장하고 재생성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만든 홉필드의 획기적인 작업을 기반으로 자신의 업적을 완수할 수 있었다.
AI의 ‘빛과 그늘’을 모두 천착
그러나 힌튼은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해를 끼칠까 봐 가장 두려워하는 과학자이기도 하다. 앞서 튜링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는 이처럼 AI의 ‘빛과 그늘’을 모두 천착함으로써 마침내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과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공동 수상자인 힌튼과 홉필드 두 사람의 공로가 합쳐지면서 ‘프로그래밍 없이 데이터를 학습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 즉 머신러닝과 현대 AI의 핵심인 인공 신경망 개념을 바탕으로 한 획기적인 학습과 추론 기술로 이어졌다.
현재 토론토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힌튼의 이러한 획기적인 발명은 구글 딥마인드로 이어지며 AI신화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의 업적은 결국 오늘날 오픈AI의 챗GPT, 구글 제미니와 같은 생성AI와 챗봇이 탄생하기 위한 초석이 되었다. 그러나 힌튼은 지난 2023년 구글을 떠나면서 ‘뉴욕 타임스’에 밝혔듯이, “구글은 더 이상 AI의 ‘적절한 관리자’가 아니라”고 우려하며 경종을 울렸다.
이런 경고는 이 회사가 너무 빨리, 그리고 무모하게 AI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실제로 그의 경고처럼 AI가 가짜 콘텐츠의 홍수를 일으키고, 일자리를 파괴하고, 인간보다 지능이 더 뛰어난 상황까지 우려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가 구글을 떠난지 1년이 지나면서 이런 힌튼의 경고는 점차 현실이 될 것 같은 두려움과 우려가 팽배한 실정이다.
산업계에선 기본적인 문서작업이나 글쓰기 등엔 대거 AI를 활용하고 있다. 또 AI 워터마크가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AI 생성 콘텐츠로 넘쳐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엔 오픈AI를 선두로 슈퍼 지능, 즉 ‘일반인공지능’(AGI)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는 “컴퓨터가 인간만큼 사고능력이 있거나, 오히려 더 깊은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구글 떠나며 “구글, ‘AI 관리의 적임자’ 아냐” 경고
힌튼은 AI기술을 비롯한 디지털산업을 망라하며 선구자로 존중받고 있다. 전문가들도 “AI는 힌튼과 홉필드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패턴 인식 문제에 물리학을 적용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컴퓨터가 인간의 뇌와 더 비슷하게 작동하도록 한 새로운 솔루션”이었다고 평가하며, “특히 AI의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할 수 있는 신경망의 개념은 힌튼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힌튼은 그보다 더 큰 업적을 만인에게 남겼다. 즉 ‘AI가 양날의 검’이라는 개념을 인간 사회에 일깨워준 점이다. 이는 또 다른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깨어있는 지성인의 면모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뜻있는 인사들은 힌튼의 AI 원리 발명보다, 누구보다 먼저 AI의 위험성에 대한 인류 차원의 경종을 울린 것을 더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즉 “AI는 이미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는 엄청나게 강력한 도구이며, AI의 ‘난동’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 장치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그의 값비싼 경고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
힌튼은 1970년대에 이러한 개념을 처음 개발했을 때 자신이 무엇을 풀어놓았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는 AI 세계에서 그는 ‘빛과 이성’을 밝혀주는 ‘명예로운 등대’와 같은 존재로 칭송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