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외신, 정보 매체들 “3nm 공정 낮은 수율과 연속 적자”
현재는 ‘추측’ 수준, “글로벌 시장 낮은 점유율도 문제”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눈길을 끈다. 5일 기술매체 익스트림테크는 최근의 삼성증권 보고서와 ‘비즈니스 코리아’ 보도를 인용,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런 보도의 근거는 삼성이 개발 중인 3나노(nm) 칩의 성능과 수율이 생각보다 저조하고, 파운드리 부문과 비메모리 사업이 연속 적자를 보인 것이다.
앞서 삼성은 3nm 공정 생산을 발표한 최초의 글로벌 파운드리다. 최대 경쟁사인 TSMC보다 6개월이나 앞서 나갔다. 또한 3nm에 ‘핀펫’(FinFET) 기술을 사용하는 대신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를 채택, 경쟁사보다 수년 앞서 나갔다.
‘핀펫’도 소스(source)와 드레인(drain) 영역이 실리콘 표면 위에 핀(fin)을 형성하는 첨단 소자 기술이다. 평면 CMOS 기술에 비해 상당히 더 빠른 전환 시간과 더 높은 전류 밀도를 보여준다. 평면이 아닌 트랜지스터, 즉 3D 트랜지스터의 일종이다. 그러나 ‘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은 이보다 더 진화된 기술이다.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모든 면에서 제어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핀펫’ 기술보다 전류 제어가 정밀해 전력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AI 칩 경쟁에서 꼭 필요한 게 바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와 함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라고 평가한다. 즉, GAA는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이고 AI 칩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이란 얘기다.
그러나 익스트림테크가 인용한 ‘비즈니스 코리아’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은 3nm에서 수율이 낮아 고객이 부족하고 최첨단 공정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지면서 이러한 ‘도박’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추측이다. 그 때문에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 7월에 삼성증권은 ‘지정학적 패러다임 변화와 산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삼성이 “타사를 위한 칩을 만드는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제안도 들어있다. 삼성은 현재 이 분야에서 인텔과 TSMC와 경쟁하고 있지만, 보고서는 “삼성이 11.5%의 미미한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무려 62.3%의 점유율을 지닌 TSMC와 비교할 때, 큰 격차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익스트림테크는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주장은 삼성의 3nm 수율이 10~20% 사이로 맴돌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2022년 중반에 시작된 공정치곤 “충격적으로 낮은 수치”라는 평가다. 그러나 삼성은 현재 GAA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유일한 파운드리다.
앞서 TSMC도 3nm 공정에 기존 ‘FinFET’ 트랜지스터를 사용하기로 했지만, 2025년 목표로 삼고 있는 2nm 노드엔 GAA로 전환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삼성증권은 “이러한 낮은 수율로 인해 잠재적 고객들이 불안해졌고, 3nm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을 포함한 삼성의 비메모리 사업부가 올해 최대 3억 8,500만 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또한 노드 축소가 아닌 3nm 공정의 진화로 알려진 2nm 공정의 수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 2nm 역시 3nm처럼 수율이 10~20%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직 사전 생산 중인 차세대 공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이상하게 들리지 않지만, 3nm 공정의 수율이 여전히 낮다는 사실은 놀랍다”는 외신의 평가다.
그러나 업계 정보 매체인 ‘TechPowerUp’은 “삼성이 7nm 이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일한 회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보 매체인 ‘AnandTech’에 따르면 Global Foundries사는 차라리 14nm와 같은 성숙한 노드에 집중하는게 낫다고 판단, 7nm 도전을 포기했다. 인텔 역시 7nm를 넘어서는 데 몇 년이 걸렸다. 이는 삼성이 기술력에서 결코 밀리지 않음에도 다각도의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파운드리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