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AI 회의론자, MIT 경제학자, “일자리 대체 5% 불과”
악몽의 시나리오 “엄청난 투자 불구, 수 년내 ‘AI 겨울’, 기술주 장기 폭락”
‘신뢰성’, 지혜·판단력 부족, 자동화·아웃소싱 불가, 기업들 다시 대규모 직원 채용

(이미지=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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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AI가 장차 인간의 일자리를 대거 빼앗을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그러나 현재의 ‘AI 열풍’은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이자, 과장된 선전이라는 ‘AI 회의론’도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최근에는 ‘AI 회의론’의 대표적 인사로 꼽히는 미국 MIT 경제학자인 데이런 에이스모글루 교수가 “AI는 인간의 일자리 가운데 불과 5%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AI 붐’을 정면으로 저격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평소 그는 빅테크들에 의한 ‘AI 열풍’이란게 실상 과장된 ‘AI 거품’이라며 비판해온 대표적인 인사다.

에이스모글루 교수는 “AI는 지나치게 그 영향력과 성능이 과장되어 선전되고 있다”며 “AI에 의한 경제적 혁명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금 강조했다. MIT의 유명 교수인 에이스모글루는 “앞으로의 경제적, 재정적 위험, 즉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가 전혀 근거없는 이유”도 소상히 밝혔다. 그에 따르면 AI기술을 둘러싼 끊임없는 과장된 선전과 광고, 그것을 통한 과열된 투자 붐, 관련된 주식의 주가 급등과 랠리 등을 부추기는 현상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AI에 의한 경제혁명, 결코 안 일어날 것”

설사 AI 기술이 매우 유망하더라도 현재 시중에 나도는 과장된 광고만큼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그는 잘라 말한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모든 일자리의 소수(5%)만이 향후 10년 동안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전적으로 AI에 의한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노동자들에겐 긍정적인 반면, 생산성 극대화를 기대하며 이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빅테크 등에겐 불길한 예언인 셈이다.

에이스모글루 교수는 그래서 “많은 돈이 낭비되고 있으며, (일자리 대체 효과) 5%에서 경제 혁명을 얻을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AI 열풍’에 ‘찬물’ 끼얹는 세 가지 시나리오

MIT 교수진 가운데 최고의 직함인 연구소 교수인 에이스모글루는 10년 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Why Nations Fail’의 공동 저자로 처음으로 명성을 높인 것을 계기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AI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은 지난 수 년 동안 그의 경제학 연구에서 가장 핵심적인 의제가 되었다.

에이스모글루 교수는 향후 몇 년 내에 펼쳐질 ‘AI 스토리’ 세 가지를 예언해 눈길을 끈다. 이는 AI에 대한 ‘환상’을 깨는 내용들이다.

그에 따르면 우선 AI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나 선전 열기가 천천히 식고, 이 기술이 쓰일 만한 ‘적당한’ 용도에 대한 신중한 투자가 자리 잡는 것이 첫 번 째다. 두 번째로 그는 “AI 봄이 끝나고, AI 겨울이 올 것”이라고 했다. 즉, ‘AI 거품’이 앞으로 1년 정도 더 지속되다가, 결국 AI 기술 주식이 폭락하고, 투자자나 기업, 심지어 기술 지망생들이나 학생들도 이 기술에 환멸을 느낀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가장 혹독한 시나리오다. ‘AI 거품’이 수년 간 방치된 끝에 결국 기업들은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수많은 일자리를 줄이고, “AI로 무엇을 할지 이해하지 못한 채” 수천억 달러를 AI에 쏟아붓는다. 그러나 AI기술이 뚜렷한 결실을 맺지 못함으로써 노동자들을 다시 고용하려고 애쓰게 되는 상황이 온다는 얘기다. “이런 시나리오는 경제 전반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다.

그 중에서도 그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나리오의 조합’이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미국의 대표적인 'AI 회의론자'인 데이런 에이스모글루 MIT 경제학 교수가 최근 "'AI 거품' 멀지 않아 꺼지고, 일자리 대체도 전체의 5%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사진=블룸버그)
미국의 대표적인 'AI 회의론자'인 데이런 에이스모글루 MIT 경제학 교수가 최근 "'AI 거품' 멀지 않아 꺼지고, 일자리 대체도 전체의 5%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사진=블룸버그)

들은 ‘AI 붐’을 놓칠까 봐 두려워한 나머지, “과장된 기대와 선전, 광고가 조만간 사그라질 것을 예상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결국 “그 끝은 어느날 갑자기 맞닥뜨린 AI 산업의 추락”이라고 했다.

과도한 투자 대비 수익 저조, ‘AI 회의론’ 날로 커져

그러나 현재의 AI 랠리를 주도하는 기업과 전문가들은 “AI가 기업이 많은 업무를 자동화하고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의학 및 과학적 혁신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AI 붐’의 대명사가 된 기업인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날로 광범위한 기업과 공적 영역에서 AI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이에 따라 향후 몇 년 동안 데이터 센터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1조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이스로글루 교수처럼 이런 주장에 대한 회의론도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처럼 AI에 대한 투자가 회사 수익보다 비용을 훨씬 더 증가시키며 부담을 주고 있는 것도 그런 회의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은 언젠가는 ‘AI 열풍’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며, 관련 주식과 기업들에 대해 여전히 막대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평범한 사무직, 청소 등 물리적 작업도 AI 대체 불가”

이처럼 ‘AI 열풍’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분기만 해도 MS,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4개 회사가 AI, 관련 분야에 투자한 규모가 무려 500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

이에 에이스모글루 교수는 “물론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오늘날의 대규모 언어 모델은 여러 면에서 인상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을 대체하거나, 직업세계에서 인간을 많이 도울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일까? 이에 대해 그는 ‘신뢰성’ 문제와, 인간 수준의 지혜나 판단력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결국은 평범한 사무직조차, 많은 업무나 직무를 AI에 아웃소싱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는 “AI가 건설이나 청소와 같은 물리적 작업을 자동화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전에 인간이 수행하던 특정 업무나 작업을 충실히 구현할 수 있으려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나 이를 기반으로 한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코딩처럼 일부분 인간의 감독 감독 하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영역에선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 보단 우리가 지금 처한 현실(과도한 ‘AI 거품’ 등)에 대한 자각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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