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5일간 게시물 분석, ‘전체 3분의 1이 문제’
“특히 소유주, 머스크가 가짜 정보 공유, 확산 앞장” 지적
대선 국면, 본인의 우익 성향 노골적으로 전파, 선전·선동

가짜 정보와 허위 조작이 난무하는 X 게시물 화면. (캡처=X)
가짜 정보와 허위 조작이 난무하는 X 게시물 화면. (캡처=X)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대표적인 글로벌 소셜미디어인 X(전 트위터)가 새삼 딥페이크, 가짜 정보, 거짓말, 허위 조작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5일 동안 X 가입자들이 올린 게시물 171개를 분석한 결과 그 중 3분의 1이 거짓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중요한 맥락이 누락된 허위 정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 조사대로라면, X는 그야말로 가짜와 허위의 산실인 셈이다. 이를 취재 분석한 뉴욕타임스 스튜어트 톰슨 기자는 지난 주에 특히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공유한 171개 게시물을 대상으로 그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3분의 1 가량이 허위와 가짜임에도 머스크가 이를 적극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주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기 몇 시간 전, 근처에서 폭탄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이 온라인에 돌기 시작했다. 이 보도는 금세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는 X에서 거의 2억 명의 팔로워에게 올린 게시물에서 이를 마치 사실처럼 확대,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이민, 선거 사기 등 각종 음모론 전파

머스크는 또 지난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수십 개의 거짓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는 두 번째 대선 토론과, 트럼프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 이후의 일이다. 뉴욕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그 드라마틱한 5일 동안 171개의 게시물과 리포스트에서 특히 머스크는 불법 이민을 비난하고, ‘선거 사기’의 음모론을 부추기며,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렇잖아도 허위 사실과 음모론을 감시해온 활동가들은 머스크가 X의 소유권을 악용해 온라인 생태계를 더욱 오염시킬까 우려해왔다. 2022년에 트위터를 인수한 이래, 머스크는 줄곧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을 지지하는 등 보수적인 정치적 입장을 취하면서, 특히 근거 없는 주장을 남발하거나 확산시키는데 앞장섰다.

톰슨 기자는 “지난 주 그의 게시물 중 3분의 1 가까이가 허위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중요한 맥락이 누락되었다.”면서 “그 중에는 민주당이 밈을 ‘불법’으로 만들고 있다는 등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과, 불법 이민자의 표를 얻기 위해 (트럼프가) ‘국경을 개방’하고 싶다고 했다는 따위의 허위사실이 난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머스크 가짜 정보 게시물, 8억번 조회도

그럼에도 그런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이 X에서 8억 번 이상 조회되어 머스크의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되어 현재 X에서 가장 많이 팔로우되는 계정이자, 각종 오해의 소지가 있는 콘텐츠나 가짜 정보의 주요 출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코멘트 요청에 머스크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머스크는 또한 지난주 X에 많은 농담과 밈을 게시했다. 그런 기행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치적 의견과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은 흔히 가장 주목을 많이 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대부분의 주요 주에서 승리한다”고 주장하며, 대선 결과에 대한 오해의 소지나 예단을 불러 일으킨 머스크의 게시물은 무려 1억 번 이상 조회되며, 가장 많이 본 게시물로 기록되기도 했다.

애초 그가 주장한 내용은 선거 모델러인 네이트 실버의 오래 전 예측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머스크가 해당 데이터를 공유할 무렵엔 이미 실버의 예측은 바뀐 다음이었다. 오히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보다 앞서 가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상태였다. 이에 일부 X사용자들이 “데이터가 잘못되었다”고 재빨리 지적했지만, 머스크는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생각이 없었다.

X게시물 중엔 머스크가 적극 공유하는 가운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나 가짜 뉴스가 판을 친다는 지적이다. (출처=X)
X게시물 중엔 머스크가 적극 공유하는 가운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나 가짜 뉴스가 판을 친다는 지적이다. (출처=X)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기 직전인 2022년에 “트위터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 운동 기간 그의 게시물은 점점 자신의 개인적 정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봉쇄, 트랜스젠더 권리, 정부 규제를 비판하면서 더욱 확실한 보수주의자가 되었다.

최근엔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가 최종 서명, 발효된 AI딥페이크 규제법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머스크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해리스 후보의 딥페이크 비디오를 다시 공유하며, “이 법률이 모든 패러디를 금지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거짓이자 과장이다. 실상 해당 법률은 패러디와 풍자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조항도 있다.

“X, 극우 인플루언서들의 무대”

또한 그 어떤 정당도 밈을 금지하려는 시도를 한 적은 없음에도 머스크는 민주당이 이를 금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아이티 이주민을 받아들인 오하이오주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을 감싸며, 이민 정책에 대한 여과없는 비판을 표시했다.

2,000만 번 이상 조회된 한 게시물에서 머스크는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 관계자가 허위 사실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거짓말을 했다. 정작 해당 관계자는 “신뢰할 수 있는 보고서는 없다”고 했다.

머스크는 또한 불법 이민자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게시물을 공유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불법 이민자는 합법적으로 투표할 수 없다. 선거 관리 당국도 이민자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거듭해서 부인하고 있음에도 머스크는 그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게시물 중 일부는 X의 극우 인플루언서와 음모론자로부터 나왔다. 그들 중 다수는 이전에 선거와 코로나 백신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불안감을 부추기기도 했다. 최근에도 머스크는 9. 11사태에 대한 음모론,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 FBI가 2020년 선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을 펴며, 무려 869,000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극우 인플루언서의 게시물을 공유하기도 했다.

콘텐츠 조정 프로그램 ‘커뮤니티 노트’도 무용지물

현재 머스크의 게시물 중 수십개는 X의 콘텐츠 조정 프로그램인 ‘커뮤니티 노트’에 의해 플래그가 지정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수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러한 사실 확인과 정보 수정 기능은 ‘커뮤니티 노트’ 프로그램에 등록하기로 한 사용자에게만 표시된다.

머스크는 뉴욕타임스가 분석 작업을 닷새간 지속한 기간의 마지막날에도 그런 가짜 정보 확산과 생성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이민, 미디어, 선거에 대해 언급하면서 X에 54개의 추가 게시물을 공유했다.

500만 번 이상 조회된 게시물에서 머스크는 역설적으로 ‘커뮤니티 노트’ 프로그램의 성장을 축하했다. 그는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잘못된 게시물을 볼 때마다 ‘커뮤니티 노트’를 요청하세요.”라고 적었다. 그러자 한 사용자가 게시물에 ‘커뮤니티 노트’를 제출, 프로그램의 단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 노트는 여전히 제안이었기 때문에 대중은 볼 수 없었다.

이번 분석 작업을 진행한 스튜어트 톰슨 뉴욕타임스 기자는 “거짓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가 온라인에 퍼지는 방식과, 그것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태조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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