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애플,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메타 ‘거액 투자, M&A’
AI 신기술 개발과 투자, ‘AI붐’ 조성 후 ‘패권 경쟁 치열’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세계의 AI투자는 역시 미국 중심의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다. 비록 ‘AI붐’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게 일고있지만, 여전히 이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시장가치 기준으로 세계 20위권의 기업을 보면 시장 가치 1천억 달러( 메타 약 12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기업이 6곳이다. 단연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를 필두로 애플,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이다. 그 뒤를 이어 메타의 절반 수준인 시장가치의 TSMC에 이어, 브로드컴, 테슬라, 텐센트, 삼성, ASML, 오라클, 세일즈포스, AMD, 넷플릭스, 어도비, SAP시스코, 퀄컴 등이다.
그 중에서도 시장가치 1천억 달러가 넘는 빅6, 즉 MS, 애플,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의 빅테크들이 AI 분야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특히 “사실상 지구촌 AI기술과 산업은 이들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들의 AI투자 실태를 분석,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이들 기업의 AI 관련 연구개발(R&D) 투자액은 2015년에 비해 무려 4배 증가한 2,387억 달러에 달한다. 매출에 비한 AI 투자의 비중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 그리고 생성AI, 자율주행, 의료 AI,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 거액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관의 인공지능정책본부 미래전략팀 김소미 선임연구원은 특히 “MS는 오픈AI에 대한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누언스 커뮤니케이션’ 인수 등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 구글도 이에 질세라 앤트로픽 등 AI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분 투자를 통해 자사만의 AI 생태계를 확장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AI붐’의 최대 수혜자로서, 데이터센터와 GPU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생성AI와 물류 자동화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애플도 M&A를 통해 AI 기술 역량을 높여가고 있으며, 메타는 메타버스와 AI 기술의 융합을 꾀하고 있다..
기업별 구체적 투자 전략을 보면, ▲MS는 챗GPT가 대중의 주목을 받기 전인 2023년 1월에 이미 오픈AI에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그 보다 앞서 지난 2021년에는 대화형 AI 기업 ‘누언스 커뮤니케이션’와 무려 197억 달러 규모의 M&A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MS는 2015년 이후 평균 20여 건의 투자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오랫동안 AI 분야를 전략적 우선순위에 두고 매진해왔다”는 분석이다.
MS는 또한 생성AI를 중심으로 AI 플랫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픈AI와 ‘누언스 커뮤니케이션’ 투자 이후에도 AI서비스 개발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무스타파 설리먼이 다시 공동 창업한 생성AI 기업 인플렉션 AI를 6억2천만 달러에 우회적 방식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애플은 구글, MS, 아마존에 비해 여러 투자자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지분투자 건수는 적은 편이다. 투자 형태 또한 투자 기업의 역량을 내재화하는 M&A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B2C 중심인 애플의 사업구조와 독점을 추구하는 전략이 배경이란 분석이다.
M&A에서도 생성AI나 AI모델보다는 현금을 대거 조달할 수 있는 자체 사업에 직접 도움이 되는 기업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 서비스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는 ‘시리(Siri)’를 강화할 목적으로 검색 분야의 ‘LaserLike’, 검색과 추천 분야의 ‘Vilynx’, 음성인식 분야의 ‘Voysis’ 등과 같은 기업을 인수했다. 또 ‘애플 뮤직’을 강화하기 위해 ‘AI Music’과 ‘Scout FM’을 인수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AI 서비스의 필수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GPU 시장의 94%를 점유하고 있다. AI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022년 데이터센터 GPU 시장규모는 2019년에 비해 4배 성장한 102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7년까지 9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AI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모델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2024년 초엔 AI 모델 최적화 기업인 ‘Run: AI’와, ‘Deci AI’를 10억 달러(한화 약 1조3천억원)에 인수했다. 2023년에는 생성AI 기업 ‘인플렉션 AI’와 AI 전문 클라우드 서비스 ‘코어위브(CoreWeave)’에 각각 27억 달러(한화 약 3조5천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앞서 김 선임연구원은 “이 회사는 또 AI 서비스가 그 자체로 플랫폼화되고, 산업별로 세분화되는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자율주행 부문의 ‘Wavye’, 신약개발 분야의 ‘Recursion Pharmaceuticals’, 의료데이터 부문의 ‘Parabricks’ 등의 회사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미 2017년부터 AI 전문 벤처캐피탈인 ‘Gradient Ventures’를 출범하며 적극적인 AI투자에 나섰다. 2023년에는 생성AI ‘클로드3(Claude3)’을 개발한 앤트로픽에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23억 달러를 투자, 뉴스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구글은 2019년 이후 주로 생성 AI, AI칩, AI 기반 콘텐츠 제작, 데이터 분석 회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대표적으로 앞서 앤트로픽을 비롯, AI칩 분야의 ‘SambaNova Systems’(1억6천500만달러), 콘텐츠 부문의 ‘글랜스’(1억4천500만 달러), 그리고 AI칩의 라이트메터,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인 데이터브릭스 등을 지원해왔다.
특히 “앤트로픽에 대한 23억 달러 규모의 투자는 구글이 AI시장을 얼마나 중시하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란 평가다. 이 밖에도 이미지 인식 기술을 보유한 ‘포토매스’, 기후 정보 분야의 ‘브리존미터’, 3D아바타 기술의 ‘앨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기술을 보유한 ‘피아’(Phiar) 등의 AI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했다.
▲아마존은 2020년 자율주행 기업 ‘죽스(Zoox)’를 12억 달러에 인수하고, 2023년에는 역시 앤트로픽에 무려 40억 달러(한화 약 5조3천억원)를 급부상하는 AI 분야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이는 유례를 찾기 힘든 거액의 투자로 관심을 모았다. 이를 통해 자사 물류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커머스와 클라우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피규어’(Figure)에 3,1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데 이어, 자율주행 회사 ‘죽스(Zoox)’를 인수함으로써 물류자동화, ‘스택커블AI’ 인수를 통한 콘텐츠 서비스의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2022년 체결된 17억 달러 규모의 미국 로봇 청소기 회사 ‘아이로봇(iRobot)’ 인수 건에 대해 독과점 이슈를 문제 삼으면서 최종적으로 인수가 무산되기도 했다.
▲메타(Meta)는 별도의 투자회사나 투자자들 없이 단독으로 2015년 이후 행해온 누적 투자 78건 중에서 AI 투자가 14건을 차지한다. 현재까지 진행된 14건의 AI 투자 중 71%를 M&A 방식으로 진행했다. 앞서 2014년 20억 달러에 VR기기 업체 ‘오큘럿 VR’을 인수하고, 2015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의 투자인 7억5천만 달러를 들여 메타버스 핵심 기술을 가진 AR/VR 기업 ‘CTRL-labs’를 2019년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AR 스튜디오인 ‘메타스파크 플랫폼’을 내년 1월 종료하기로 했다. 대신에 ‘메타 글래시스’와 같은 새로운 폼 팩터 분야와 AI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