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남용, 실행력과 데이터 부족, 비즈니스 공감 결여 등
“심지어 프로젝트 80%가 실패”…기술과 사람, 조직의 조화가 중요
개발목적 정확한 이해, 개발팀의 적절한 권한, ‘AI에 대한 과신도 금물’

사진은 'AI엑스포코리아 2024'에서 'AI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전시한 업체의 부스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은 'AI엑스포코리아 2024'에서 'AI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전시한 업체의 부스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왜 많은 AI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날까? 최근 업계에 의하면 AI솔루션 개발을 비롯한 각종 프로젝트의 성공률이 대체로 절반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심지어 ‘생성AI의 종언’으로까지 비약되기도 한다. 전문가들마다 그 원인에 대해선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대체로 경험 부족, 계획 미비, 무리한 애자일 개발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애자일 개발이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많은 개발자들이 이같은 한계로 AI 프로젝트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는 전문기관의 분석, 조사도 이를 뒷밥침하고 있다. 표현은 좀 다르지만, 최근 미국의 싱크탱크 RAND 연구소는 “AI 프로젝트는 기술적 어려움, 개발자들이 과연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해 오해하는 것, 그리고 애자일 개발로 인해 실패한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RAND 연구에 따르면 AI 프로젝트의 80%가 실패한다고 해서 충격을 준다. 이는 다른 기술 프로젝트의 2배 이상이다. AI에 쏟아붓는 천문학적 비용을 감안하면, 이는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모든 프로젝트 중 ‘AI프로젝트 실패율’ 가장 높아

이를 위해 연구소는 65명의 AI 전문가를 인터뷰, 실패의 다섯 가지 주요 원인을 밝혔다. 연구소는 이를 ‘AI의 안티 패턴’이라고 불렀다. 본래 프로젝트는 기술 자체보단, ‘사람’의 문제가 더 클 수 있다. 이번 연구 역시 이를 입증하고 있다.

연구소는 일단 “AI 프로젝트에는 플랫폼으로서의 기술, 즉 AI를 개발, 사용, 배포하는 것과, 프로세스, 구조 및 전체 조직에서의 위치 등 프로젝트 조직 등 두 가지 구성 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들 두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기업과 AI 도구가 협력할 때 비로소 원활하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한 실행력이 부족하거나, 정작 사용자들이 그 결과물과 얼마나 잘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높은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할 것인가 등의 문제도 과제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AI를 사용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항상 잘 이해되거나 전달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 보통은 회사 차원에서 세부적인 기술적 이해가 부족하고, 특히 전체 기업목표나 프로젝트 맥락에 대한 개발팀이나 데이터 분석팀의 이해도나 공감도가 낮다. 그 결과는 별 쓸모없는 모델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즉 개발 자체에 몰두할 뿐, 그 모델의 성공은 기업목표와의 부합 여부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기업 목표에 맞는 모델 개발이 핵심

예를 들어, 흔히 알고리즘을 사용해 제품 가격을 설정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필요한 것은 많은 품목을 판매하는 것보다, 가장 큰 이익 마진을 제공하는 가격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맡은 개발팀이나 데이터 관리팀 등엔 이런 비즈니스 감각이 결여되어있더 잘못된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는 AI 모델을 제대로 훈련하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위한 소비자 행동 알고리즘이 그런 경우다. 많은 기업들은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판매 수치를 늘 추적한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를 분석하기 위한 행동 알고리즘의 여러 항목엔 별로 쓸모가 없는 데이터가 많다. 또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에서 흔히 사용자가 클릭한 링크를 실시간으로 저장, 분석한다. 그러나 사용자가 한 가지를 선택했을 때 화면에 나타난 항목의 전체 목록이나, 처음에 사용자가 해당 항목에 접속하기까지 검색과정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으로 수집한 데이터로는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그저 ‘최신 최고’의 기술만을 중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흔히 기업들은 기존의 다른 기술이나, 최신 솔루션이 필요없는 사안은 그리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오로지 최신의 기술과 최고의 도구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최신 ML 솔루션이 필요할 만큼 복잡한 것은 아니다.”는 지적이다. 경우에 따라선 몇 가지 간단한 규칙만으로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몇 가지 지배적인 특성이나 패턴이 있는 데이터 세트에 AI 기술을 적용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이다.

데이터 관리, AI모델 배포 인프라 부족도 문제

또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AI 모델을 배포할 인프라가 부족해도 프로젝트가 실패할 수 있다. 이런 인프라에는 적절한 기술을 갖춘 직원과, 빠르고 쉬운 배포를 보장하는 운영 인프라가 포함될 수 있다. 실제로 개발팀 등 현장에선 개발 환경이 다른 모드 요구 사항과 호환되지 않아, 테스트 환경에서 더 이상 프로덕션 환경으로 AI 모델을 배포할 수 없는 사례도 관찰되고 있다.

특히 “AI가 때론 단순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AI에 대한 과장된 기대도 금물이다. AI에 대한 과장된 홍보에 현혹되어서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특정 기업이나 조직의 상황에 맞게 AI 모델을 최적화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애자일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많다. 애자일은 본래 AI프로젝트를 유연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여러 단계로 나누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선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이 AI 프로젝트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다른 원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스프린트’라고 알려진 시스템의 측면을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즉 AI 개발은 기존 프로젝트 관리 일정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즉,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 엄격한 절차와 분석을 가하는데, 이는 AI 프로젝트의 리듬에 거의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이에 프로젝트 팀이 작업 부하에 맞게 프로세스를 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팀이 다른 유형의 엔지니어링을 위해 설계된 균일한 절차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조직은 민첩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에 적응하고, 이를 민첩하게 만드는 방법을 재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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