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정의 차량…높은 ‘레벨’만으론 자율주행 미완
SW로 HW 제어・관리․결정, “바퀴달린 컴퓨터, 스마트폰” 비유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자율주행시대의 완성은 레벨4, 레벨5만으로 부족하다. 차량의 모든 구성과 작동을 위한 SW를 소비자가 편의껏 업그레이드하고 수정, 재구성하는 수준, 즉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이 최종 완성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사전적으로 SDV를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소프트웨어(SW)로 하드웨어(HW)의 기능(Function)이 ‘제어・관리’되거나 결정되는 차량(Vehicle)이다. 이는 SDV는 단순히 방대한 SW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차량의 기능을 동적으로 추가・수정・제거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종의 ‘SW 운전’이란 좀더 적극적인 기능이 수반되는 셈이다.
파워트레인, 섀시, 인포테인먼트 등 SW로 관리, 재구성
현재 파워트레인, 섀시, 인포테인먼트, 안전, 텔레매틱스 등 차량의 주요 구성요소와 기능이 이미 SW를 통해 설계・관리되고, 손쉽게 업그레이드하거나 수정, 재구성을 할 수 있다. SW가 차량의 주행 성능은 물론 편의성, 안전 기능, 차량의 품질, 브랜드의 정체성까지 규정할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기존의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바퀴 달린 컴퓨터’, ‘바퀴 달린 스마트폰’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특히 SDV의 주요 차별화 기능을 강조,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SDV는 SW기능과 보다 간편하면서도 강력해진 E/E(전기・전자) 아키텍처를 기본으로 한다. SDV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E/E(전기・전자) 아키텍처, ▲HW 플랫폼, ▲SW 플랫폼 등 구성 요소가 필수적이다.
SDV의 세 가지 구성요소
차량용 HW와 SW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E/E 아키텍처’는 기능별로 분산되어 제어하는 기존 ECU(Electronic Control Unit) 중심의 아키텍처가 아닌, 통합된 제어기(컴퓨터) 3~4개 형태의 SW 중심 아키텍처로 전환한 것이다.
즉, 기존 수십 개의 ECU가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기능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한 개의 기능을 업데이트한다고 해도 다수의 ECU가 업데이트 되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
이는 분산형 제어 시스템보다 도메인 집중형(Domain), 영역 집중형(Zonal) 아키텍처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능과 신뢰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HW 플랫폼’도 중요하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레벨 3/4)되고, AI 기반의 SW가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처리할 데이터나 연산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성능 프로세서(AP)를 토대로 한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구축하는게 필수가 되고 있다.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변경・삭제하면서 재구성이 가능한 ‘SW 플랫폼’ 등도 핵심 기술이다. 차량 설계 시점에는 고려하거나 개발되지 않았던 서비스라도 언제든 차량에 탑재할 수 있다. 또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SW를 삭제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성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최적화된 운영체제(OS) 등 SW 플랫폼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비스에 따라 재구성할 수 있는 SW 플랫폼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를 포함한 시스템SW가 가장 핵심적인 구성요소다. 특히 SDV를 목표로 하는 완성차 업체들이나 빅테크 기업들은 특히 이같으 차량 OS를 가장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 완성차 업체들 경쟁 불붙어
날로 차량구조도 복잡하게 변화되고 있다. 이에 더 복잡해지는 ADAS(첨단운전지원시스템) 이나 자율주행 요구사항 해결을 위해 새로운 전기・전자(E/E) 아키텍처를 도입할 필요가 커진 것이다.
이에 기존 차량의 전기・전자(E/E) 아키텍처인 수십 개의 ECU(Electric Control Unit)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분산 구조에서 컴퓨팅・SW 기반 중앙집중형 방식으로 통합된 것이다. 즉 “SW의 복잡성이 증가하지만, 차량의 배선이나 무게를 대폭 축소하고, 차세대 차량에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 증가로 인해 높은 컴퓨팅 성능과 고속통신 기술 적용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자율주행 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는 자율주행 차량을 구현하기 위해 효율적인 SW 아키텍처를 도입함으로써 SDV를 구현하고 있다. 기존의 차량 제조사(OEM)들도 디스플레이, 오디오, 센서 등 전장 장비마다 제어장치(ECU: Electronic Control Unit/MCU: Micro Controller Unit)를 두고 있다.
이에 반해 테슬라는 차량의 영역(Zone)을 나누고 해당 구역을 관리하는 소수의 고성능 AP(Application Processor), 그리고 HW와 분리된 독립적인 SW 플랫폼이 통제하는 중앙집중형(Zone Centralized) SDV 아키텍처를 개발, 적용하고 있다. 기존 100개 이상의 ECU, MCU를 10개 내외의 고성능 AP로 대체함으로써, 인공지능(AI) SW가 효율적으로 실행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이에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SDV는 미래 자동차의 핵심개념인 동시에 날로 다양해지는 소비자 니즈(Needs)에 대응할 수 있는 점에서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래자동차 발전 방향성에 부합하고, 차량용 SW가 날로 복잡해지며, 차량 연비가 커지고, 소비자 편의성을 확대할 필요 등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