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법 당국, 전용기 착륙 직후 부르제 공항서 체포
마약밀매, 폭력, 아동포르노 콘텐츠 등 문제, 머스크 X,에 "즉각 석방"요구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메시징 앱 텔레그램의 설립자이자 CEO인 파벨 뒤로프가 24일 저녁 프랑스 부르제 공항에서 개인 전용 제트기를 내리던 중 프랑스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프랑스 텔레비전 네트워크 TF1와 이를 인용한 외신을 종합하면, 뒤로프 체포를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있지만, 일단 텔레그램의 악성 콘텐츠를 방치하고, 특히 이에 대한 경찰 수사에도 협조하지 않은게 큰 원인으로 알려졌다.
TF1와 외신에 따르면 뒤로프는 경찰 수사가 개시됨에 따라 프랑스에서 체포영장이 집행되었다. 프랑스 당국은 이날 체포 직후 “텔레그램의 콘텐츠 검열 부족과 법 집행 기관과의 협조 의지 부족”을 이유로 들면서, 특히 “뒤로프가 앱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마약 밀매, 자금 세탁, 아동 포르노 정보 공유에 공모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폭력을 예방하는 기관인 프랑스 OFIM이 그의 체포에 앞장 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의 체포를 둘러싸고 메시징 앱을 통해 사용자가 공유하는 메시지에 대해, 설립자나 앱이 법적 또는 도덕적으로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새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포브스’지는 뒤로프의 순자산을 155억 달러로 추산한다. 그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2014년에 그가 운영하던 소셜 네트워크 ‘Vkontakte’에 게재된 우크라이나 시위 지도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하라는 러시아 정부의 압력에 저항한 후 이 나라를 떠났다. 뒤로프는 현재 텔레그램이 있는 두바이에 살고 있으며, 그의 전용기는 아제르바이잔에서 프랑스로 날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뒤로프는 지난달 “텔레그램의 활성 사용자가 9억 5천만 명이며 올해 10억 명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엔지니어가 약 30명에 불과하다”고 주장, 텔레그램 규모에 비해 매우 작은 팀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번 뒤로프의 체포는 텔레그램의 존폐가 걸릴 정도로 회사 운영에 치명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당장 일론 머스크는 X에 뒤로프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그를 옹호하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 당국은 “그의 플랫폼에서 무수한 범죄와 위법 행위가 저질러졌지만 그는 검열이나 협조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수 년 간 조직 범죄의 1위 플랫폼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뒤로프는 프랑스에서 자신이 수배 중임을 알면서도 굳이 파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한편 코인데스크 지수에 따르면 그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텔레그램과 연결된 블록체인 ‘톤코인(TON)’은 즉각 14.5% 이상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