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서 본격 움직임, ‘암 표적 식별 탁월, 임상실험 기간 크게 단축’
딥마인드, AI로 희귀 질환 치료법 탐색, ‘주문 제작형 치료법’도 등장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AI를 사용해 암을 완전히 정복할 수 있을까. 또 각종 희귀질환이나 난치 또는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이라도 되듯, 국내외에선 이미 생성AI를 이용한 암 치료제나 각종 난치 내지 불치병 치료제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워싱턴주 밴쿠버에 있는 회사인 앱시(Absci Corp.)사는 최근 생성AI를 사용하여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어 그 대표적 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의 암 연구센터인 MSKC(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와 제휴, 생성AI를 사용해여 최대 6개의 새로운 암 치료법을 만들고 있다.
캐나다 ‘앱시’사, AI로 ‘암과의 싸움’
양측은 앱시의 AI 및 습식 랩 기술, 그리고 MSKC의 종양학 전문 지식을 결합해 치료법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특히 AI가 암과의 싸움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규명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ZDNet의 보고서에 따르면 MSKC는 암 표적을 식별하고, 앱시는 인공 지능을 사용, 해당 표적에 결합하는 항체를 설계할 예정이다. 양자 간의 파트너십은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례는 기업과 연구자들이 약물 개발에 생성AI를 사용하는 광범위한 추세의 일부라록 할 수 있다. 생성AI와 생명 과학 전문 지식이 합류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은 한층 본격화되고 있다.
앱시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이나 연구 기관과 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비영리 연구 기관과의 파트너십도 생성AI를 기반으로 한 암 치료약 개발의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성AI 기반 ‘암 백신 주문 개발’도
생성AI를 바탕으로 암 백신을 주문 개발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암 백신 ‘TG4050’은 프랑스 바이오 기업 Transgene과 일본전기주식회사(NEC)가 공동으로 개발한 AI를 활용하여 만들어졌다. NEC는 AI를 활용하는 제약 사업에 참여, 처음으로 TG4050를 개발했다.
이 백신을 만드는 방법은 이른바 ‘주문 제작형 치료법’이라 불리며, 환자 개인을 위한 맞춤형 전용 백신을 만들 수 있다.
TG4050은 환자의 정상적인 세포와 암세포를 비교하고, 암세포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상 단백질 ‘네오안티겐’을 AI를 통해 예측한다. AI가 예상한 이상 단백질을 환자의 체내에서 증식시키는 백신을 개발하고, 체내에 이상 단백질이 증가하면 면역 세포가 이물질로 판단하여 공격함으로써 원래 존재하던 암세포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이 밖에도 생성AI를 이용한 희귀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구글을 산하에 두고 있는 알파벳의 자회사로서 AI를 개발하고 있는 딥마인드는 희귀 질환의 치료 방법을 AI를 통해 탐색하고 있다. 특히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맹위를 떨치는 전염병 등의 치료제 후보를 탐색하고 있다.
딥마인드는 현재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AI ‘AlphaFold’를 개발했다. 이는 단백질 구조 예측은 의약품 및 백신 개발, 질병 해명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난치 폐질환 치료제 개발도 큰 성과
독일에 본거지를 둔 제약회사 메르크는 AlphaFold를 활용하는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개발, 유용한 단백질 구조의 검토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AI 모델을 바이오 의약품 및 항체 의약품 연구로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애초 임상시험은 신약 개발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단계다. 하지만 홍콩의 스타트업 Insilico Medicine의 경우 생성AI를 사용하여 짧은 기간 안에 폐 기능의 저하를 일으키는 만성 폐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한 저분자 억제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저분자 억제제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임상시험 1단계를 완료하기까지 30개월이 걸리지 않아 기존의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했고, 2023년에는 임상시험 2단계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변분 오토인코더에 보수형 피드백 프로세스를 추가한 ‘GENTRL model’이라 불리는 생성형 AI를 활용, 주어진 표적에 대한 효과와 문헌, 특허에 기재되어 있는 분자에 대한 친화성과 같은 평가 프로세스를 최적화한 것이다.
이 밖에 제약회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과 영국의 스타트업 Exscientia는 만성 폐색성 폐질환(COPD)의 치료약이 될 수 있는 화합물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AI에 의한 화합물 탐색 플랫폼을 이용한 것으로서, AI 제약에 획기적인 한 획을 긋게 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프로세스와 비교하면, AI를 이용함으로써 약제 개발을 크게 효율화할 수 있다. 또한 약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에도 놓치고 있었던 타깃을 찾아내는 데에도 효과적이란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