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심판․심사, 경기분석․기록, 보안, 선수단 보호 등
종전 일부 종목 국한 아닌, 대회 전반의 운영에 AI 동원
구글․인텔․삼성전자 등 빅테크도 AI기술로 적극 참가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은 또 다른 측면에선 AI가 향후 스포츠 문화에 깊숙이 스며들 것임을 실감하게 한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선 AI가 선수·심판을 돕는 조력자를 넘어 대회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IOC, 대회 앞두고 ‘AI 어젠다’ 발표도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4월+에 “이번 대회 기간에 AI를 활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AI 어젠다(Olympic AI Agenda)’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종전처럼 일부 스포츠 종목이 아니라, 경기력 분석이나, 심판, 선수 보호 등 대회 운영 전반에 AI를 도입하기로 했다. IOC에 따르면 올림픽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사례는 180개가 넘는다. 특히 가장 주목할 부분은 ‘경기력 향상에 쓰이는 AI’라고 소개했다.
IOC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에서 AI 기술은 △올림픽 방송중계 △심판 판정 정확성·공정성 확보 △기록·데이터 측정 △보안·안전 관리 △SNS 등의 게시물 자동 차단 등에 도입되고 있다.
우선 올림픽 중계에도 AI가 도입되었다. 미국 NBC 방송사는 지금은 ‘전설’로 남았지만, 올림픽 캐스터 알 마이클스의 전성기 시절 목소리를 AI 학습을 통해 구현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이를 활용해 자사 OTT에 공개한 하이라이트 콘텐츠인 ‘오늘의 올림픽 요약’ 영상 해설을 따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는 수십 개의 종목과 선수들의 정보를 종합, 700만 개의 다양한 표현을 생성한 것이다 즉, AI가 분석한 5천시간 분량의 중계 영상을 편집해 최대 700만 개에 달하는 맞춤형 영상을 제작했다. 또 AI 기반의 알리바바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한 ‘OBS 클라우드 3.0’으로 방송중계권자의 쉽고 효율적인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다국어 중계 등에 AI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AI 심판’ JSS 도입, 공정성 확보
심판 및 심사에도 적극 AI를 도입할 수 있거나, 이미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번 올림픽에선 체조, 높이뛰기 경기 등에 ‘AI 심판’ JSS(심판 보조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빠르게 움직이는 선수의 움직임을 AI가 분석해, 동작의 정확성이나, 회전수 등 기술과 난이도 등을 판단하도록 했다.
데이터와 기록 측정에도 AI가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특히 경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경기 과정을 3차원(3D)으로 재현하는 ‘AI 기반 컴퓨터 비전’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기업인 ‘오메가’의 컴퓨터 비전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 기술은 체조, 장대높이뛰기, 테니스, 다이빙, 비치발리볼 종목 등 판정에 매우 적절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장대높이뛰기 선수와 바 사이의 간격, 체조 선수의 발 각도, 수영 선수의 스트로크 속도 등을 정밀하게 AI가 기록한다.
수영경기장, 컴퓨터 비전 AI카메라 활용
수영 경기장에서도 AI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경기장에 ‘컴퓨터 비전’ 기반의 AI 카메라 4대가 설치돼 선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이빙 종목에서는 AI 기술이 안전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머리와 다이빙대 사이의 안전거리를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컴퓨터가 정확히 측정해 심판에게 전달하고 있다.
육상 트랙에서는 초당 4만 프레임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도입했다. 선수들이 부착하는 등번호에는 신용카드 크기의 센서가 내장돼, 선수들의 위치나, 보폭, 스텝 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있다.
비치발리볼 경기장에서는 AI 카메라가 선수들의 모든 움직임을 포착, 이동 거리, 공의 속도, 전술 등을 데이터화하고 있다. 또 테니스 경기에서는 서브와 리턴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돼 리시버의 반응 시간과, 리턴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도 한다.
특히 사이버 보안과 물리 보안을 위해서도 AI는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올림픽 기간에 곳곳에 설치된 AI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군중 속 이상 행동을 탐지한다. 무기의 사용이나, 버려진 물건을 감시하고, 유해 물체를 발견하는 등 8가지 상황을 감지해 경찰에 전달한다. 또 지하철·기차역·경기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CCTV뿐 아니라 음성도 녹취할 수 있게 한다.
더욱 현장감있고 실감나는 TV시청을 위해서도 AI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5G, VR, 드론, AI 기술을 통해 선수들의 스토리부터 몰입형 3D 방송까지 시청자 경험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 구글 제미니, 구글 검색, 구글 지도 등을 통해 올림픽 경기에 더 몰입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한다.
선수 안내와 보호에도 AI를 십분 활용한다. 특히 대회 기간에 선수단에 대한 소셜 미디어를 통한 비방을 막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 참가 선수와 관계자 계정을 35개 이상 언어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위해 게시물이 발견되면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즉시 삭제한다. 참고로 올림픽 기간 동안 약 5억 개의 게시물이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AI의 도움으로 철저히 필터링함으로써 출전 선수들을 이른바 ‘온라인 학대’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3D 구글맵, 인텔 AI챗봇, 삼성 갤럭시 ‘AI폰’ 제공
빅테크들도 이번 파리올림픽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과 NBC 유니버설은 제미나이 등 구글의 AI 기능을 황금시간대 경기 중계에 이용하고 있다. NBC 유니버설은 스포츠 캐스터들이 수영 경기에서 수영장 레인 배정의 중요성 등 올림픽 경기와 관련한 궁금증을 구글 AI를 통해 전달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구글은 구글맵 플랫폼의 3D 타일을 통해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등 파리의 상징을 몰입감 넘치는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I 개요 기능을 통해 웹사이트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도 검색 결과를 알 수 있게 한다.
인텔은 AI챗봇(‘애슬리트 365’, ‘Athlete 365’ 등)을 개발, 소설미디어 시스템 관리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대회 운영에서부터 선수단 지원에 이르는 다양한 AI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약 11,000명의 선수가 경기장을 탐색하고, 규칙과 지침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애슬리트 365’ 챗봇을 IOC와 공동 개발했다. 이 챗봇은 인텔 가우디 가속기(Intel Gaudi AI accelerators)와 인텔 제온 프로세서(Intel Xeon processors)로 구동되는 검색 증강 생성(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솔루션이다. 이는 선수의 문의에 응답하고 소통하며,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머무는 동안 훈련과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를 올림픽 현장 곳곳에 배포하며, 생생한 영상을 촬영하거나 확보하고 있다. 파리 올림픽 개막식 생중계에 ‘갤럭시 S24 울트라’를 활용했으며, AI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통해 각국 선수 간에 언어장벽 없는 소통이 가능하게 했다.
개막식에선 각국 선수단이 탑승한 보트가 센강을 따라 약 6km가량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에 선수단 보트마다 ‘갤럭시 S24 울트라’를 설치,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을 촬영하고 중계하기도 했다. 7월 28일부터 진행된 요트 경기 중계에도 참여 선수들의 요트에 ‘갤럭시 S24 울트라’를 설치했다. 경기 영상은 바다 위에 설치된 기지국 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IOC와 협력,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위에 오른 선수들이 자신들의 영광의 순간을 스스로 촬영하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