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주요 250여 스타트업 등 “감원이 일상적 경영전략”
AI붐 혜택 못입거나, 매출 감소, ‘미래 도약 위한 조치’ 등

8월 대량 해고를 예고한 인텔. (사진=게티이미지)
8월 대량 해고를 예고한 인텔. (사진=게티이미지)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2024년 역시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지구촌 IT관련 업계의 해고와 구조조정 사태가 더욱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테슬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가 해고 대열의 앞장에 서있고, 크고 작은 핀테크 스타트업과 앱 업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인력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IT산업의 경기가 갈수록 험난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고 추적 사이트인 Layoffs.fyi와 관련 외신을 종합하면, 이같은 해고의 물결은 2024년에도 여전히 거세지고 있다. 이미 2022년과 2023년에 상당한 인력 감축이 있은 후 올해는 실리콘 밸리를 비롯해 각국에서 이미 254개 회사에서 6만개의 일자리가 감축되었다.

명망있는 빅테크들이 해고 주도

그 중에는 테슬라, 아마존, 구글, 틱톡, 스냅,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명망있는 회사나 빅테크가 앞장서고 있다. 이들 회사는 2024년 들어서자마자 첫 몇 달 동안 상당한 규모의 해고를 단행하기도 했다. 소규모 스타트업들은 더욱 힘든 상황이다. 의욕을 앞세우며, 창업했던 스타트업들도 상당한 인원 감축을 겪었고, 어떤 경우에는 창업 초기의 어려운 고비를 겨디지 못하고, 회사 문을 닫기도 했다.

2024년에 발생한 실리콘밸리와 빅테크, 스타트업의 ‘해고 일지’를 보면 지난 6월까지 매월 수 대량 해고가 이어져왔다.

2024년 1월에는 19,350명의 해고가 있었고, 2월에는 15,589명, 3월에는 7,403명의 직원 해고가 이어졌다. 4월에는 22,153명의 직원 해고에 이어, 5월에는 9,882명의 해고, 그리고 6월에는 10,083명의 직원 해고가 이어지고, 이는 하반기에도 더욱 강도를 더할 것을 보인다.

8월, ‘인텔’ 대량 해고 바람

실제로 8월 첫날인 1일에도 인텔이 이번엔 대량 해고에 나섰다. 인텔의 공식 발표에 의하면 무려 15,000명의 직원이 인원감축으로 회사에서 쫓겨날 처지다. 이는 인텔 전체 직원의 15%를 차지하는 수치다.

인텔 CEO 펫 겔싱어는 “금년도 본사 매출이 예상대로 성장하지 않았고, AI와 같은 강력한 트렌드의 혜택을 아직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겔싱어는 “2025년에 지출을 100억 달러 줄이겠다는 대규모 계획의 일부”라며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비용이 너무 높고 마진이 너무 낮다.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한데, 특히 재무 결과와 2024년 하반기 전망이 예상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해고 방침의 배경을 밝혔다.

겔싱어가 설명했듯이 인텔은 엔비디아 등 경쟁사처럼 AI 붐 혜택을 제대로 입지 못한다는 평가다. 약 25년 전에 CPU 칩을 중심으로 기술 산업의 혁명을 주도했지만 스마트폰과 AI와 같은 새로운 컴퓨팅 흐름을 수용하는 데는 한발 뒤처진 것이다. 겔싱어는 “인텔의 연간 매출이 2020년에서 2023년 사이에 240억 달러 감소했다”면서 “반면에 같은 기간 동안 직원 수가 10% 증가했다. 이는 AI 붐 동안 매출과 평가가 천문학적 수준으로 치솟은 다른 칩 제조업체와는 정반대 현상”이라고 했다.

인텔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분기 매출이 1%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 회사는 손실을 AI PC 제품과 관련된 총 마진 감소탓으로 돌렸다. 또한 2024년 4분기부터 주주 배당금을 중단하고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어려운” 하반기 경기를 예상했다. 인텔은 다음 주에 회사 직원들에게 ‘자발적 퇴사’ 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구글, 애플, MS, AWS, 틱톡, 유튜브 등

구글 역시 금년 들어 지속적인 해고를 단행해왔다. 1월, 4월, 5월에 걸쳐 모두 57개 직책을 없애고, 지속 가능성, 컨설팅, 파트너 엔지니어링에 중점을 둔 팀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여러 클라우드 팀에서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고 있다. 광고 영업팀에서도 수 백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있다. 또한 ‘Google Assistant’ 부문과 Pixel, Nest, Fitbit 하드웨어를 관리하는 팀에서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특히 ‘Fitbit’ 공동 창립자 제임스 파크와 에릭 프리드만도 퇴사했다. 또한 Flutter, Dart, 파이썬과 같은 주요 팀원들도 상당수 퇴사했다.

애플은 전기 자동차 프로젝트를 포기한 후 614명이 회사를 떠났고, 추가로 자율 주행 전기 자동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ctivision Blizzard’를 인수한 후 게임 부문에서 1,90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Bethesda’의 감축의 일환으로 Arkane Austin, Tango Gameworks 등 게임 스튜디오를 폐쇄했다. 또한 애저 클라우드 사업부에서도 수백 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테슬라 역시 일론 머스크가 임원진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수시로 직원을 해고하고 있다.이미 전 세계 직원의 10% 이상을 감축했는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14,000명 이상의 직원이 해고되었다.

틱톡 역시 각국의 운영 및 마케팅 팀을 크게 감축했고, 교육 및 품질 팀을 재편하면서 아일랜드에 있는 직원 250명을 해고했다. 특히 미국 전역의 로스앤젤레스, 뉴욕, 오스틴에서 약 60개의 일자리를 없앴다.

‘해고, 기술혁신 걸림돌’ 지적도

이 밖에 아마존, AWS 등도 수 백 명 단위의 해고를 수시로 반복하고 있다. 델(Dell)도 전 세계에 있는 자사 직원을 약 6천명 감축했다. 이 회사는 작년에도 13,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한 바 있다. IBM도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중심으로 8,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AI로 대체한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해고 바람은 물론 구조조정을 위해 필요한 측면도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재 유출과 적재적소의 인사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이 큼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혁신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기술매체 테크크런치는 “특히 예전에는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일자리에 AI와 자동화를 도입하는 추세가 강화되면서 대량 해고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며 “지나친 해고는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고, 기업 혁신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매우 우려되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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