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출시 예정…‘GPT-4o’의 부진 만회할 기회될지 관심
‘GPT-4o’의 전철 밟을 경우 오픈AI로선 ‘큰 타격’
‘AI 군비 경쟁’ 속, “오픈AI 내공 어디까지” 시험대

오픈AI의 CEO 샘 앨트먼.(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게티이미지)
오픈AI의 CEO 샘 앨트먼.(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게티이미지)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오픈AI가 곧 출시할 것으로 전해진 GPT-5에 대해 여러 가지 기대섞인 추측과 함께, 회의적 전망도 곁들여지고 있다. 그 동안 오픈AI가 GPT-4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찬사와 기대를 받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는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출시된 GPT-4o의 학습효과 때문이란 분석이다.

GPT-4o는 처음에는 온갖 기대와 찬사를 받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용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해지며, 실망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 GPT-5 역시 애초 기대에 못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출시가 되기 전부터 나오고 있다. 더욱이 GPT-5의 새로운 성능이 과연 개발자나 사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가성비’를 갖출 것이냐도 관심꺼리다.

GPT-5의 ‘가성비’도 성공과 실패의 조건

이런 분위기는 대부분의 외신들이 GPT-5의 출시 자체를 클로즈업하기보단, 출시 이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냐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서도 간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GPT-5에 대한 극단적으로 엇갈린 예상과 반응을 전하고 있다. 이 매체는 작년의 GPT-4 출시 당시와 지금 상황을 비교했다.

즉 챗GPT를 구동했던 GPT-3와, GPT-4 사이의 ‘도약’은 “초등학교에서 대학으로 가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이번엔 업계 안팎에선 최신 모델(GPT-5)이 이전 모델(GPT-4)만큼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본다”면서 “한 예비 고객은 GPT-4와 GPT-5 사이의 격차가 ‘학부에서 박사 과정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용 보도하기도 했다. 초등학생과 대학생의 차이 만큼 성능 격차를 보인 것이 GPT-4라면, GPT-5는 기껏해야 학부생과 박사 정도의 차이에 그칠 것이란 예상을 곁들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출시되기도 전에 이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금물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사전정보에 밝은 팁스터들에 의하면, GPT-5는 사실상 AI에이전트에 가까운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 즉 수십 내지 수 백 페이지의 긴 콘텍스트 창을 갖고 있고, 여러 복잡한 단계를 연속으로 수행하는 다단계 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는 추측이다. 또 오디오, 비디오, 텍스트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섞인 기대, ‘복잡한 다단계 작업 가능’

많은 사용자들이 GPT-5에 대해 가장 유력하게 예상하는 것은 “더 많은 에이전트 기능”이다. 즉, ‘길을 잃지 않고’ 여러 복잡한 단계가 포함된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률적으로 복잡한 사건을 읽고, 관련 법률을 참조하고, 판례를 교차 참조하며, 증거와 비교한 다음, 증언을 위한 질문을 공식화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인간 변호사와 흡사한 역할이다.

그런 경지에 이른다면, 법률사무소에 적잖은 구조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GPT-5가 스스로 작동하며, 여러 단계의 법률적 작업을 처리하는 방법이 신뢰를 얻을 수준이라면, 이는 1년차 법률보조원(혹은 신입 변호사)를 넘어 최소한 3년차 직원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오픈AI의 GPT-4. 이를 업그레이드한 GPT-4o에 이어 다시 버전을 높인 GPT-5가 곧 출시될 예정이다.(사진=오픈AI)
오픈AI의 GPT-4. 이를 업그레이드한 GPT-4o에 이어 다시 버전을 높인 GPT-5가 곧 출시될 예정이다.(사진=오픈AI)

“‘더 큰 컨텍스트 창’도 가능해야”

특히 오픈AI 주변의 소식통들에 의하면 GPT-5모델은 기존 버전보다 상당히 더 큰 컨텍스트 창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 큰 텍스트 블록을 한 번에 처리하고, 수백 페이지 길이의 계약서나 법률 문서를 더 잘 비교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또 오디오, 비디오, 텍스트를 상호 교차하며 작업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도 기대된다. 역시 법률사무소 예를 들면, 판사가 “언제 경찰 바디캠 영상이나 범죄 현장 CCTV를 가져와 증거를 검토할 기회가 생길까?”라고 물으면, 즉시 GPT-5를 가동해 이를 제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모델에 대한 오픈AI 자체도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올들어서만 AI개발에만 80억 달러 이상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행착오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지난 GPT-4o의 부진으로 일부 투자자들은 이 회사의 AI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대한 압막을 가하고 있다. 또한 샘 알트먼은 AI안전에 크게 노력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최근 AI의 환각을 검색하는 ‘크리틱GPT’를 출시한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여전히 GPT-5가 GPT-4o의 실패를 만회하고, ‘AI군비경쟁’에서 오픈AI가 여전히 앞서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과 의구심도 크다. 사실 지금까지 오픈AI가 구글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왔지만, GPT-4o의 사례에서 보듯, 하루 아침에 우위를 빼앗길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재연될지 여부가 판명되는 또 한 번의 결정적 계기가 바로 GPT-5인 셈이다.

샘 앨트먼과 오픈AI는 구글, 메타, 아마존, 애플 등 거대한 빅테크들과 늘 피말리는 경쟁을 해왔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래서 “최첨단 AI를 유지하는 것이 오픈AI가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거액의 투자자들에게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무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GPT-5는 그래서 오픈AI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구글 등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시금석

대부분 기업이나 사용자들은 분명 GPT-5의 기술이 더 향상될 것이란데 동의하지만, 과연 추가로 비용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별개 문제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기술매체 테크레이다가 든 미국 자영업자를 위한 AI 기반 플랫폼인 ‘컬렉티브’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이 회사의 CEO인 후만 라드파는 “경제성이 합리적이라고 확신하지 않는 한 (GPT-5에 대한) 추가 투자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회사는 사업 비용을 점검하고, 절세 등을 위한 세무에 AI를 사용한다. 그러나 “자체 개발한 AI솔루션을 다양한 업무에 투입해본 결과 GPT-4보다 최대 40%나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GPT-5가 출시될 경우 구매 여부를 결정할 요건은 있다. “GPT-5가 추론 기능을 개선해서 사용자의 어려운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을 생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답을 어떻게 얻었는지 설명할 수 있다면 만족할 것”이란 얘기다.

현재 오픈AI는 구글의 검색기능에 도전할 ‘서치GPT’(SearchGPT)도 개발할 것이라고 계획을 발표했다. ‘서치GPT’는 현재 GPT-4에 의존하고 있지만, GPT-5가 출시되면 그 역할을 대신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만약 GPT-5가 기대에 못미치게 되면, 막강한 웹 검색의 ‘왕자’인 구글 검색에 밀리면서 오픈AI로선 타격이 클 것”이란게 현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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