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기부자들 “카말라 해리스도 암호화폐 행사 출연해야” 독촉
트럼프 의식, 지지자들 “해리스도 암호화폐 표심 공략 필요”
두 후보, 10월 암호화폐 행사 ‘퍼미션리스’ 나란히 참석 가능성도

11월 미국 대선 후보로 나설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출처=셔터 스톡)
11월 미국 대선 후보로 나설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출처=셔터 스톡)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지난 주 ‘비트코인 2024’에서 트럼프가 ‘암호화폐 수호자’ 행세를 한데 이어, 이번엔 민주당 지지자들과 기부자들이 카말라 해리스 후보도 올 가을 있을 암호화폐 컨퍼런스에 출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암호화폐와 시장이 말 그대로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판의 한 가운데 서게된 셈이다.

이같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간청에 가까운 독촉에 컨퍼런스 주최측도 10월에 열리는 암호화폐 컨퍼런스인 ‘퍼미션리스’(Permissionless)에 해리스 후보를 초청할지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민주당 기부자들, 앞장서 촉구

특히 대규모 민주당 기부자들이 앞장 서서 주최측인 암호화폐 뉴스 매체인 블록웤스(Blockworks)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될 카말라 해리스를 다가올 암호화폐 컨퍼런스에 연사로 초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특히 암호화폐 애호가들과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즉, 암호화폐가 이젠 제도권에 편입될지를 둔 일종의 ‘국민투표’와도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다.

암호화폐 컨퍼런스 주최측은 이러한 기부자들의 요청에 따라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퍼미션리스’ 이벤트에 부통령 해리스를 출연시킬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디크립트’에 따르면 이들 거액의 민주당 기부자들은 해리스 진영의 대표와 주최측인 블록웤스의 컨퍼런스 주최자 간의 대화를 마련하겠다고 제안했다. 일단 주최측인 ‘블록웤스’로선 “트럼프와 해리스 양 진영에서 모두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 목표”라며 또 다른 속내를 보이고 있다.

주최측은 “선거 국면에서 양측 진영으로부터 어떤 참석 소식도 아직 ‘직접’ 듣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다만 가장 큰 민주당 기부자 중 일부 인사들로부터 해리스가 행사에 참석하길 바란다는 얘기는 있었다”고 전했다.

‘Galaxy Digital’의 CEO 겸 설립자이자 유명한 민주당원인 마이크 노보그래츠 등의 암호화폐 관련 유력인사들이 이 행사에서 연설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노보그래츠는 평소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해리스에게 등을 돌리지 말 것”을 촉구해왔다. 이번에 그가 해리스의 출연을 중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27일(현지시각) 열린 ‘Bitcoin 2024’에서 무대에 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말라”거나, “‘전략적 BTC 비축'을 약속하겠다”는 등의 공언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그는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표심을 자극하는 여러 가지 내용을 담은 암호화폐 지지 연설을 했다. 처음에는 암호화폐에 반대했지만, 트럼프는 이제 180° 입장을 바꾼 것이다. 심지어는 비교적 ‘매파’로 분류되는 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를 자신의 행정부가 출범하는 “첫날에 해고하겠다”고도 했다.

‘퍼미션리스’ 주최측, “양 후보 모두 참석 기대”

블록웤스의 ‘퍼미션리스’ 컨퍼런스 주최측은 이미 미국 하원과 상원의 공화․민주당 정치인을 이 행사의 연사로 초대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여기에는 “대부분의 암호화폐 지지 민주당원들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행사가 양당 모두가 고루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는 공화당 일색이었던 ‘Bitcoin 2024’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또 무소속 후보인 RFK Jr.팀과도 “적극 연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최측은 그래서 “이번 행사는 사안의 양면을 말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디크립트에 밝혔다.

이번 ‘퍼미션리스’ 행사는 티켓 판매량만 보면, 2024년 하반기에 미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암호화폐 컨퍼런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측은 “이미 우리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비트코인2024’의 경우 주최자와 참석자들은 애당초 해리스측이 초대를 무시한 것에 화가 났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여러 경호 전문가들에 의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월 21일에 후보직에서 물러나고, 그 직후 해리스가 부상했지만 공식 후보로 지명되지도 않은 상태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설령 본인이 원하더라도 비트코인 ​​컨퍼런스에 참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한 전직 요원은 “그런 초대는 최소한 행사 몇 주 전에 해야 하는데, 이번 행사의 경우 불과 사흘을 앞둔 시기였다”고 디크립트에 밝혔다.

현재로선 트럼프에 이어 해리스가 ‘퍼미션리스’에 참석하거나, 심지어 두 후보가 나란히 연단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럴 경우 이 역시 ‘빅 이벤트’의 하나가 될 전망이며, 미국 대선의 한 가운데에 선 암호화폐의 위상을 보여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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