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쉘에 4비트 저장, 기존 TLC 등 1~3비트 레벨쉘보다 성능 우수
대규모 데이터 저장 가능한 ‘QLC’ 기반 eSSD도 각광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국내업계 세계 eSSD 시장 70% 선점

QLC를 시사하는 이미지. (출처=솔리다임)
QLC를 시사하는 이미지. (출처=솔리다임)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생성AI 시대엔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 처리할 메모리가 필요하다. 이에 한 개의 쉘에 4비트(Q, 쿼드)를 저장할 수 있는 쿼드레벨쉘(QLC)가 각광을 받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한 개의 셀에 정보(비트)를 얼마나 담는지에 따라 싱글레벨셀(SLC), 멀티레벨셀(MLC), 트리플레벨셀(TLC), 쿼드레벨셀(QLC) 방식 등으로 구분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이미 자회사 솔리다임을 통해 QLC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마이크론은 세계 최초로 지난 4월 232단 QLC 낸드플래시 기반 SSD 양산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직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계가 QLC 기반의 글로벌 eSSD 시장을 7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정보 저장할수록 용량 증가, 비용 저렴

이같은 낸드플래시는 한 셀에 비트 정보를 많이 저장할수록 동일 면적 대비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량이 증가하고, 비용이 저렴하다. 반면에 데이터 처리 속도가 더디고 수명이 짧은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 학습과 처리에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렴한 비용으로 저장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에 최근 QLC 기반 제품이 낸드플래시 시장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쓰기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수명이 짧다는 단점은 최근 데이터센터의 작업 처리 방식이 읽기 위주로 전환되며 상쇄되고 있다”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최근 밝혔다. 오히려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제품보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 읽기·쓰기가 가능한 SSD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단위 면적당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면서 소비 전력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전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QLC 비중은 지난 2023년 12.9%에서 오는 2027년에는 46.4%까지 증가해 3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시장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TLC(51%) 제품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QLC 낸드제품이 소비자용 위주였다면, 올해부터는 단가가 높은 서버향 위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SSD, 하드디스크보다 부피 작고, 저전력

그렇다보니 ‘QLC 기반 eSSD’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QLC 낸드플래시를 집약해 만든eSSD는 기존 하드디스크와 비교해 부피가 작고 소비 전력도 낮다. 서버 운영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QLC 셀 하나에 4비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기존 TLC보다 제품 크기와 두께를 줄일 수 있다. 데이터 저장량을 늘리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어 AI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채택하고 있다. TLC(3비트셀) SSD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넣을 수 있는 QLC eSSD는 최대 64TB에 달하는 용량에다 저렴한 가격, 낮은 소비 전력 등 ‘총소유비용(TOC)’ 절감이 강점으로 꼽힌다. AI 추론 서버에도 최적의 성능을 제공한다. 또한 범용 서버에 사용되는 일반 하드디스크는 20~24TB의 용량을 제공하는 반면, QLC 기반의 eSSD는 최대 64테라바이트(TB)까지 확장된 용량을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1TB TLC 9세대 V낸드.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의 1TB TLC 9세대 V낸드. (출처=삼성전자)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추론 서버 수요가 늘어나면서 북미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CSP) 중심으로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와 클라우드 CSP 중심으로 낡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하기 위한 고용량 QLC SSD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분기 eSSD의 공급 용량은 전 분기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그렇다보니 현재 낸드 업계 주력 상품인 TLC 낸드는 올해 6,561만 9,600개 출하 예정으로 전년 대비 8.87% 증가에 불과하다. 즉 QLC가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을 이끌어가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QLC 원천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가 eSSD 시장 성장에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 성과 두드러져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 QLC 기반 낸드플래시 제품을 개발, AI용 고용량 스토리지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솔리다임을 통해 데이터센터용 QLC 낸드플래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용량의 차세대 eSSD 제품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AI 서버 고객의 솔리다임 기업용 QLC SSD 주문량이 두 배 급증한 데 힘입어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1분기 eSSD 매출은 11억 4,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15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 60TB eSSD 출시를 계획 중에 있으며, 2025년에는 300TB 제품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오랫동안 QLC 제품에 주력해 온 솔리다임은 AI 고객의 채택 증가로 주문이 2배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2분기에도 대용량 SSD 주문에 따른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기술과 솔리다임의 eSSD 역량을 결합하고, 플로팅게이트(FG)에 이어 차지 트랩(CTF: Charge Trap Flash)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eSSD를 공급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키옥시아도 올 1분기 eSSD 매출이 50% 가량 증가했다. 반면에 소비자용 SSD에 주력하던 미국 WD는 기업용 SSD 매출이 18.1% 증가히는데 그쳤다. WD는 전체 낸드 매출도 2.4% 증가에 불과해, 낸드 시장 호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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