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기 처한 ‘캐릭터 AI’, 빅테크에 ‘제휴’ 매달려
구글․메타․xAI 등 ‘회사 형태 남기고, 인재만 빼오는 식’ 유력
‘일상대화AI’ 시장 실패 ‘캐릭터 AI’ vs 빅테크들 성공 여부 관심

캐릭터AI 계정화면. (사진=캐릭터AI)
캐릭터AI 계정화면. (사진=캐릭터AI)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빅테크들이 일상 대화형의 AI컴패니언(AI Companion) 사업을 통해 AI캐릭터 시장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멀지않아 이들 간에 AI붐에 이어, ‘AI캐릭터’ 붐이 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AI캐릭터라는 분야를 선도하며 촉망받았던 ‘캐릭터 AI(Character AI)’사가 위기에 처한 것도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회사는 최근 구글, 메타, xAI에 접근, ‘research partnership’(연구 개발 제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GPU 등 값비싼 자원을 제공받는 대신에, 자사가 기왕에 보유하고 있는 AI캐릭터 관련 기술을 공유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캐릭터AI’가 생존을 다툴 만큼 절박한 위기에 처했음을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사실상 ‘캐릭터AI’의 항복선언”이라고 평가하기까지 한다.

전문가 일각, “‘캐릭터AI’의 항복선언”

최근 '엔가젯' 등에 따르면 메타에 이어 구글은 실제도 비밀리에 ‘캐릭터AI’ 같은 ‘AI 컴패니언’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인공지능개발자 모임’ 사이트를 이끌고 있는 네티즌 ‘깊은 바다’는 “생성AI 중에서도 가장 사용자 반응이 뜨거운 분야”라면서도 “‘캐릭터 AI’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 눈길을 끈다.

LLM 개발자이기도 한 ‘깊은 바다’는 “‘캐릭터AI’는 아직까지 매출이 눈에 띄게 빠르게 성장하는 트랜드를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모델 학습과 서빙하는 비용만 무척 많이 들었다”고 경영 부진의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캐릭터AI’는 마치 ‘클럽하우스’ 느낌도 난다는 지적이다. 재미있고 인기도 높지만, 장기적인 이렇다할 수익모델이 없고, 쉽게 식상하기 쉬운 유저들을 계속 붙잡아둘 방법도 많지 않은게 문제란 얘기다.

기술적 차별화, 생태계 구축에 실패

특히 그는 ‘캐릭터AI’의 가장 큰 약점을 “기술적 해자(垓子)와 경쟁사들”이라고 했다. 다른 경쟁사들이 흉내내지 못할만큼 차별화를 기하지 못하고, 튼실하고 영향력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지도 못했다는 얘기다.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한 점도 지적되었다. 결국 “‘캐릭터AI’의 기술은 방어(차별화)하기 쉽지 않아보였고, 소비자를 잡아둘 커뮤니티적인 요소가 적었으며, 성장을 위한 생태계도 없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더욱이 GPTs가 나오면서 오픈AI도 이런 챗봇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구글, 메타도 왓츠앱(Whatsapp)과 연동하며 유사한 챗봇들을 개발하는 등 비슷한 사례는 수없이 늘어나고 있다.

구글 '제미니' (출처=구글, 엔가젯)
구글 '제미니' (출처=구글, 엔가젯)

물론 구글, 메타 등 빅테크라고 해서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AI 컴패니언’과 같은 엔터테인먼트는 단지 기술보다는 콘텐츠나 감성적인 측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컴패니언’이 생성AI 시대의 가장 유력한 엔터테인먼트이자 유망한 분야가 될 것이란 전망도 유력하다.

실제로 ‘캐릭터 AI’의 경우 유저들은 하루 평균 2시간을 머문다. 유튜브의 하루 시청 시간과 같은 수준이다. 특히 Z세대들은 영상을 보는 것 만큼, AI와 대화하며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렇다보니 ‘캐릭터 AI’를 흉내낸 수많은 서비스들도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빅테크들도 뛰어든 것이다. 특히 메타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치 스토리와 릴스를 복사한 것처럼, ‘AI 컴패니언’을 자사 서비스에 도입하고 있으며, 곧 인스타그램에 ‘캐릭터 AI’와 비슷한 기능을 적용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빅테크들, ‘AI컴패니언’ 시장 치열한 경쟁 예고

그런 가운데 이번에 ‘캐릭터 AI’의 제휴 요청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네티즌 ‘깊은 바다’와 같은 일부 전문가들은 빅테크가 결국 ‘reverse acquihire offer’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acquihire’는 대기업들이 ‘반독점법’을 피하기위해 쓰는 방법이다. 회사 전체를 인수․합병하면 ‘반독점법’에 저촉되므로, 회사 형태는 그대로 두고 알맹이격인 주요 인력만 빼오는 식이다.

최근 있은 MS의 ‘Inflection AI’ 인수나, 아마존의 ‘Adept’ 인수가 그런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MS나 아마존은 주요 인력만 데려오고, 회사는 남긴뒤 ‘라이센스 비용’만을 지불하며, 기존 투자자와 남은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정도에 그친 것이다.

이번 ‘캐릭터 AI’의 제휴 요청 또한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이미 일부 핵심 연구원들은 다른 경쟁사들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aquihire’가 이루어질 경우 앞서 ‘Inflection AI’ 사례와 흡사한 일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결국 ‘캐릭터 AI’라는 선구적 기업과 인력을 동원해 ‘AI컴패니언’ 시장을 새롭게 장악해보고자 하는 빅테크의 계산과 맞물린 현상이다. 그럴 경우 빅테크 특유의 자금력과 인력 풀로 ‘캐릭터 AI’가 이루지 못한 혁신과 성과를 기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