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납품 SK, 삼성전자 따라잡을 가능성’에도 주목
‘SK그룹 경영진 회의 결과’ 상세히 보도, 글로벌 업계에 미칠 영향 관심
“약 80%인 82조원,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 투자에 배정”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30일 로이터통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SK하이닉스가 2028년까지 AI칩에 7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외신은 특히 “그 중 약 80%, 즉 600억 달러가 HBM 칩(고대역폭 메모리 칩)에 지출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블룸버그는 “이 계획은 한국 2위 그룹의 개편”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묘사, 재계 1위인 삼성과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아니면 삼성을 추월해 SK가 재계 1위 자리에 오를 것인지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SK그룹의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한화 103조원(748억 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AI칩 사업의 미래 보장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한 SK하이닉스의 막대한 투자를 예고했다”고 전했다.
“AI칩 사업의 미래 보장” 평가
한편 SK그룹은 이들 외신을 포함한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약 80%, 즉 82조원을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 투자에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 칩은 이미 엔비디아에 납품, GPU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성가를 과시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역시 AI 투자의 일환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에 3조4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SK그룹도 2026년까지 80조원을 확보해 인공지능·반도체 투자, 펀드 주주환원 등 175개 계열사를 효율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블룸버그는 최태원 대표가 지난 28일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을 게재하며, “이 계획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약 20명의 최고 경영진이 연례 전략회의를 열어 삼성에 이어 국내 2위 그룹의 방향을 논의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경영진은 이틀간 20시간 동안 마라톤 토론을 벌이며 에너지, 화학, 배터리 등을 골자로 한 그룹의 비전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날 회의에서 경영진은 감축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룹 내 자회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하는 점진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최 회장의 이혼 합의 문제를 새삼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즉 “이혼 위자료 1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는 특히 리스크가 크다”면서 “일부 투기 성향의 투자자들은 그가 전처에게 돈을 지불하기 위해 회사의 사업을 더욱 부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베팅해왔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최 회장 ‘이혼’ 리스크도 영향” 언급 눈길
이번 회의에서 경영진은 SK그룹이 2026년까지 경영과 사업개편을 통해 80조원을 창출할 것을 목표로 삼기로 했다. 3년 내 잉여현금흐름 30조원을 확보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유지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지난해 10조원의 적자를 낸 SK그룹은 올해 22조원의 세전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에는 이를 40조원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가 2028년까지 투자 계획을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올해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과 AI 제품 연구센터를 짓는 데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다수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신규 메모리칩 단지를 건설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기타 국내 투자를 진행하는 데 146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또 “한국 언론들은 국내 최대 정유업체이자 배터리 제조사인 SK온을 보유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수익성 있는 가스 계열사인 SK E&S와의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에 비해, SK 하이닉스는 칩 설계 및 계약 칩 제조와 같은 분야에서 이에 뒤처져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