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인도 스타트업 ‘바이주’의 자사 지분 가치 ‘0’으로 평가
한때 승승장구, 그러나 거버넌스 실패, 수익 급감으로 존망의 위기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한때 220억 달러의 가치로 평가되었던 인도의 대표적인 에듀테크 기업인 바이주(Byju)의 시장가치가 졸지에 ‘제로’(0)가 되었다. 이 회사는 얼마 전까지도 남다른 교육 애플리케이션과 자기 주도 학습 매뉴얼로 글로벌 시장에 시장에 이름을 날리며 인도를 대표하는 AI 스타트업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최근 경영상태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세계 최대 벤처투자사이자, 자사의 주요 투자자인 블랙록(BlackRock)으로부터 그런 가혹한 평가를 받아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블랙록은 애초 바이주 사에 거액의 투자를 했으나, 이처럼 자산가치를 ‘0’으로 평가하며 사실상 청산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서류를 통해 공개된 추정치에 의해 밝혀졌다. 이로써 한때 세계 시장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장래가 촉망되었던 인도 스타트업의 결말이 자칫 일장춘몽으로 끝나버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바이주는 2022년 하반기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이 소폭 감소했으며 영업손실도 전년 대비 20배 가까이 늘어나 위기를 맞았다. 그때부터 평가 가치가 폭락했으며 그 바람에 4천 명 이상을 해고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2022년에는 무려 220억 달러 평가를 받으며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주요 투자자 중 한 곳인 블랙록이 바이주스에 대한 자체적 기업평가 결과, 고점 대비 무려 95%나 깎은 1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하는 바람에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었다. 그 후 블랙록은 다시 바이주에 대한 기업평가를 시도, 이번엔 자사 지분의 가치를 아예 ‘0’으로 평가한 것이다.
블랙록이 공개한 바이주의 지난 3월 결산 내용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한때 인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이란 명성과는 정반대로 한 해 동안 매우 힘든 곡절을 겪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재무제표 조건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다양한 거버넌스 문제에 직면하면서 수익이 예상보다 50% 이상이나 떨어졌다.
즉, 감사와 이사회 구성원들이 잇따라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10억 달러의 기금 조성도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바이주의 가장 큰 투자자 중 한곳인 프로서스(Prosus)는 (이 회사가) “늘 투자자들의 조언을 무시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심각한 자금난 속에서도 바이주는 올해 약 2억 5천만 달러의 사후 기업가치 평가를 근거로 2억 달러를 모금했지만, 이는 또 다시 일부 최대 투자자들에 의해 논란꺼리가 되었다.
그런 와중에 블랙록이 마침내 바이주의 기업가치 평가를 0으로 암시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자산운용사가 바이주의 가치를 낮게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랙록은 지난해 10월 말 바이주의 가치를 약 10억 달러로 낮췄다.
이와 별도로 HSBC도 별도 분석자료를 통해 최대 투자자인 ‘프로서스’가 소유한 10% 지분의 가치 역시 너무 심각하게 감소했다고 추정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은 아예 가치 평가 자체를 않고 있다. 프로서스의 지분 가치 자체가 역시 ‘제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프로서스 측은 “아직 HSBC가 바이주 전체의 가치를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프로서스의 지분만을 평가하려고 한 것으로, 가치 평가를 자제한다고 해서 ‘제로’로 매기는 것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HSBC의 분석자료에 있는 ‘추정값’ 역시 ‘0’이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SBC는 또한 ‘Meesho’, ‘Pharmeasy’, ‘ElasticRun’, ‘Stack Overflow’ 등과 같은 다른 여러 스타트업에 대한 프로서스의 지분 역시 예전만큼 가치가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웰스 파고(Wells Fargo)’ 등을 포함, 최소 7곳의 채권자들은 “이 회사가 거액의 빚을 지고 있다”면서 파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