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공지능…‘거장’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신의 경지
알파폴드, 알파제로 등 개념적 구현, “범용의 진정한 ASI는 없어”
“몇 년, 또는 10년 내 가능”, “아예 불가능할 수도” 등 전망 다양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특정한 용도에 특화된 현존 AI가 아닌, 거의 인간 수준에 가까운 범용의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연구가 활발하다. 나아가선 언젠가는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과 능력을 갖츤 초인공지능(ASI,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야말로 공상과학에서나 봄직한 AI만능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ASI는 AGI가 극단으로 발달했을 경우, 예상할 수 있는 경지다. 구글 딥마인드가 0~5단계로 AGI기술 발달을 분류한 것은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만약 4~5단계까지 AGI가 발달할 경우, 이는 영락없이 ASI(초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딥마인드 분류에 의하면 이들 AGI 레벨은 지금의 특정 목적에 특화된 AI와는 달리, 용도에 따라 모든 부분을 섭렵할 수 있는 범용적인(General) 용도의 인공지능이 해당된다. 그런 AGI가 만약 레벨 0이라면, 지난 2001년 AWS가 론칭한 크라우드소싱 웹페이지(아마존 메커니컬 터크)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는 일감을 가진 수요자와, 그 일을 할 수 있는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웹 기반 서비스였다. 이는 아직 AI가 없는 상태로서 단순 연산능력에 그친 것이다. 계산기 SW, 컴파일러(Compiler) 수준이다.
구글 딥마인드, AGI 6단계 중 4~5단계가 ASI
레벨1은 비숙련의 보통 성인수준이거나, 약간 더 나은 성능이다. 예를 들어 고파이(GOFAI) 등 간단한 규칙 기반 시스템으로 SHRDLU(슈두르)처럼 컴퓨터가 자연 언어로 된 명령을 이해하고 그 명령에 적절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해당된다. 레벨 1의 범용 AI는 오픈AI 챗GPT, 구글 바드, 메타 라마2 등이 포함된다.
레벨2는 숙련된 성인 중 상위 50% 이상의 성능이다. 시리,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스마트 스피커나, PaLI, 왓슨(IBM) 같은 VQA 시스템이 해당된다. 이는 짧은 에세이 작성이나, 간단한 코딩을 위한 LLMs이다. 그러나 범용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레벨3은 그야말로 전문가 수준으로 숙련된 성인의 상위 10%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 Grammarly’와 같은 철자 및 문법 검사기나, ‘Imagen’ 또는 Dall-E 2와 같은 생성 이미지 모델이 해당된다. 그러나 이 역시 범용은 아직 없다.
레벨 4는 거의 거장급으로 숙련된 성인의 상위 1% 수준이다. 딥블루, 알파고 등이 이에 해당하나, 범용은 아직 없다.
레벨 5의 경우 이는 ‘슈퍼 휴먼’ 수준으로 앞서 말한 ASI(초인공지능)에 해당된다. 이는 인가 능력 100%를 능가하는 성능이다. 알파폴드(단백질 생성 AI), 알파제로(알파고 후속모델), 스톡피시(오픈소스 체스 프로그램) 등이 이에 해당한다. 범용의 진정한 ASI는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AGI, “ASI로 나아가기 위한 발전 단계”
이처럼 ASI를 지향하는 AGI만 해도 특정 분야에만 특화되어 있지 않다. 광범위한 기본적 이해 능력, 추론, 문제 해결, 창의적 사고 등을 갖추고, 인간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지능 수준을 가진 인공지능이다. 이는 학습이라기보단, 경험을 통해 배우고, 추론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며, 일반 지식과 상식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한다. AGI는 특정 조건에서만 쓰이는 현재 AI 기술과 달리 모든 상황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AI 모델이다.
AGI는 그 적용 대상이 어떤 것이든, 모두에 대해 지능적(generally intelligent)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적어도 인간만큼 만사에 대한 지능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ASI는 AGI보다 더욱 발전한 개념이다. 이는 인간의 지능과 능력을 모방하거나 닮은데 그치지 않꼬,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 수준이다. 그래서 유발 하라리가 말한 ‘호모데우스’(신적 인간)나, 트랜스포머, 또는 신과 동등한 수준의 존재를 생각할 수도 있다.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 ‘재피어’는 이를 영화 ‘The Terminator’의 스카이넷, 또는 역시 영화 ‘어젠저스’에 나오는 ‘Endgame’의 자비스와 같은 가상 캐릭터에 빗대었다.
AGI, ASI 개념 모호성 논란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동향분석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AGI(또는 ASI)는 AI 연구의 오랜 야심찬 목표지만, 매우 논란이 되는 주제”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범용인공지능(AGI)이 가까운 미래에 가능하고 달성 가능하다고 믿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AGI를 만드는 것이 너무 복잡하거나 심지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직도 AGI를 구성하는 요소와 성능, 일반성 및 자율성을 측정하는 방법 등에 대한 명확하고 합의된 정의가 없다. 더욱이 “현재의 AI도 사람보다 시험을 더 잘 보고 미술, 음악, 소설 등 인간 고유 창작 영역에서 사람보다 나은 성능를 보여주고 있으며, ‘파라미터 몇 개 이상’ 등과 같이 굳이 가시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AI도 보기에 따라선 AGI”라는 주장도 없지않다.
반대로 “전문가에 따라 제각기 말과 예측이 다른 가운데, 보기에 따라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즉, 우리는 이미 AGI를 갖고 있다고 할 수도 있고, 결코 AGI를 얻지 못할 수도 있으며, 반면에 앞으로 몇 주, 몇 달, 몇 년 혹은 10년 안에 AGI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오픈AI, 구글 등 지속적 신모델로 AGI․ASI에 도전
이미 오픈AI, 구글 등은 지속적으로 개선된 신모델을 출시하며 AGI에 도전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GPT-5의 성능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추론 능력 강화, 글쓰기 능력 향상과 함께 자율 에이전트형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 “오픈AI가 GPT-5를 출시할 경우, 이를 통해 AGI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구글 딥마인드는 “컴퓨팅이나, 실행 방법, 데이터가 확장됨에 따라 AGI는 단계적이라기보단,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면서 ‘알파폴드’의 예를 들기도 한다. 이는 인간의 지식을 발전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일반적이지 않은 AI 시스템이란 설명이다. 이 회사는 그러면서 “대규모 언어 모델, 멀티모달 모델 등은 성능과 효율성을 개선하고, 안전성과 통제 가능성을 높이며, 다양한 멀티모달 데이터를 통합하고, 대규모 학습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가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