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 데이터 확보·저작권 해결 위해 언론사와 앞다퉈 ‘맞손’
AI개발업체 vs 언론사, ‘저작권 침해’ 논란, ‘손해배상 소송’ 전 잇따라
구글․오픈AI․애플․야후 등 유력언론과 대립 아닌 제휴 서둘러

사진은 '뉴욕타임스' 메인 화면. 현재 저작권 문제로 오픈AI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욕타임스)
사진은 '뉴욕타임스' 메인 화면. 현재 저작권 문제로 오픈AI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욕타임스)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생성AI 시대 양질의 풍부한 LLM을 구축하기 위해선 양질의 데이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간 두뇌 시냅스에 해당하는 매개변수가 아무리 증가하더라도, 고품질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시켜야만 양질의 정교한 모델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한계가 있고, 또 무리하게 기사나 보도 내용을 수집할 경우 언론사 등과 저작권 문제로 충돌하기도 한다. 이에 최근 미국의 빅테크들은 아예 유력한 언론사들과 제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NYT, 게티이미지 등 ‘저작권 침해’ 줄소송 제기

그 동안 AI모델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언론사들과 저작권 문제로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해 연말 뉴욕타임스는 오픈AI가 뉴스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자사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제작한 저널리즘 콘텐츠를 무료로 활용하면서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없이 대체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의 예술가 3인도 지난해 1월 이미지 생성AI 업체 스태빌리티AI와 미드저니, 디비언트 아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시기에 ‘게티 이미지’도 영국의 AI이미지 생성 기업인 스태빌리티AI를 상대로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글로벌 AI 기업들은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는 동시에 학습용 유료 콘텐츠를 추가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디어 그룹과 파트너십을 모색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오픈AI, 파이낸셜타임즈와 파트너십

대표적으로 오픈AI는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지난 4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오픈AI는 FT의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 챗GPT를 강화하고 FT는 독자를 위한 새로운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즉 오픈AI는 챗GPT에도 FT 기사를 요약하거나, 답변에 FT 원본 기사 링크를 첨부하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오픈AI는 앞서 지난해부터 AP통신, 독일 악셀스프링거), 프랑스 르 몽드, 스페인 프리사 등과도 콘텐츠 계약을 체결했다. 또 CNN, 폭스, 타임 등 미국의 유력 언론사와도 콘텐츠 사용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다만 현재 소송 중인 뉴욕타임스와의 콘텐츠 공유 계약은 결렬되었다. 애초 뉴욕타임스가 수 십억 달러 손해배상을 제기한데 대해 오픈AI는 “일반 교육 목적으로 뉴스 기사를 포함,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쓴 것이며 이는 ‘공정 사용’에 해당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구글-‘뉴스코프’ 콘텐츠 활용 합의

구글은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뉴스 코퍼레이션’ 콘텐츠를 활용키로 합의했다. 양사는 AI 콘텐츠를 이용하고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간 500만∼6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 ‘뉴스코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발행하는 다우존스,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의 더타임스, 호주 유로 방송 등을 보유한 다국적 종합 미디어 그룹이다.

이에 대해 ‘뉴스코프’ 관계자는 “구글과 AI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오랜 파트너십의 일부”라고 해명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즉, 2021년부터 구글이 뉴스 콘텐츠 무임승차를 문제삼아온온 뉴스 코퍼레이션으로선 앞으로 3년간 뉴스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구글과 사업 전반에 걸쳐 다수의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그러나 “AI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은 없었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미 2020년 10월 ‘뉴스 쇼케이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독일·브라질에서 시작해 영국· 프랑스·캐나다·아르헨티나·호주까지 7개국 500여 개 언론사와 뉴스 사용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뉴스 쇼케이스’는 제휴를 맺은 언론사가 기사 편집과 배열을 담당하는 형태로 네이버 ‘뉴스 스탠드’와 유사하다. 검색 결과에 뜨는 언론 기사에 사용료를 지불하는 대신, 별도의 뉴스앱인 쇼케이스를 제공하면서 각국의 일부 유력 언론사들만을 대상으로 선별적인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애플, 대형 미디어그룹들과 협상

애플은 최소 5,000만 달러를 지불키로 하고 AI 학습용 뉴스 사용료 계약을 맺었다. 앞서 지난해 연말 AI 훈련에 필요한 뉴스 콘텐츠를 사용하기 위해 대형 미디어 그룹들과 협상을 시작했다. 애플이 콘텐츠 사용 계약을 제안한 곳은 유명 잡지 ‘보그’와 ‘뉴요커’를 발행하는 콘데 나스트, 미 NBC뉴스, 잡지 ‘피플’과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를 운영하는 IAC 등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다. 이들과의 계약을 통해 앞으로 수 년 간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텍스트·이미지·동영상을 자사 AI 훈련과 서비스에 광범위하게 활용하기로 했다.

야후도 인스타그램 공동창립자들이 만든 AI 뉴스 앱 ‘아티팩트’를 인수했다. 이미 수억 명의 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야후는 인터넷 플랫폼의 다른 뉴스 제공자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이를 선택한 것이다.

아티팩트로선 이용자들에게 뉴스를 추천하는 유용한 도구를 만들었지만, 이를 규모 있게 확장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양사는 이러한 상호 보완적인 필요성에 따라 각자의 강점을 결합한 ‘야후 뉴스 앱’을 한 단계 더 고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본래 ‘아티팩트’는 콘텐츠 분류나 큐레이션, 개인화를 통해 사용자에게 맞춤형으로 뉴스를 서비스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야후 뉴스 앱에 통합하면 사용자들은 관심 있는 뉴스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아티팩트의 진보된 뉴스 서비스 기술과, 야후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의 결합으로 뉴스 콘텐츠 소비의 미래를 형성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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