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Let Loose’ 열어…새 ‘아이패드’ 프로 통해 AI칩셋 ‘M4’ 공개
MS․구글 비해 AI 후발 주자 의식, ‘첨단 칩셋 M4 개발’ 방점
“단순 제품 설명회 넘어 ‘애플 AI 생태계’ 구축 강조가 초점”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AI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트, 구글이 앞서 나가고, 그 뒤를 쫓는 애플이 나름의 추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달부터 6월까지 MS가 가장 먼저 ‘Microsoft Build’를 열고, 이어서 구글이 ‘I/O’, 그리고 애플이 ‘WWDC 2024’(World Wide Developer Conference)등 신제품 설명회를 잇따라 연다. 그런 가운데 애플은 5월7일 아침 7시(미 캘리포니아 현지 시각)에 이른바 ‘Let Loose’라는 ‘간이’ 설명회를 열고, 새로운 고급형 아이패드 프로 12.4인치 태블릿을 공개했다.
MS, 구글의 신제품 이벤트보다 한 발 앞서 단일 제품 설명회를 개최함으로써 ‘김을 빼는’ 전술을 쓴 것이다. 일종의 선제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M4공개 통해 생성AI개발 ‘자신감’ 표현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Let Loose’가 단순히 신제품 아이패드 프로를 홍보하는데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기술매체 등 외신들은 일제히 “애플의 WWDC가 이제 한 달 남짓 남았지만, 굳이 지금 시점에 간이 설명회를 여는 것은 자사가 개발한 반도체칩 ‘M4’를 공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 12.4인치 태블릿이야말로 ‘M4’ 칩이 장착되어 있다는 얘기다.
테크레이다는 “이를 통해 뒤늦게나마 도전한 생성AI 개발 노력의 결과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애플보다 (AI분야에서) 엄청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양사를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알려지기론, 해당 아이패드는 본래 한 쌍의 새로운 ‘아이패드 에어’ 태블릿을 포함한 몇 가지 새로운 아이패드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 제품에 새로운 M4가 내장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껏 애플은 주로 대중적 인기를 끈 맥(Mac) 제품군을 자사의 반도체칩으로 업데이트하곤 했다. 애플 M3 칩은 아이맥, 맥북 프로 14, 그리고 올해 초 출시된 맥북 에어 13 등에 적용되었다. 맥북 에어나 미니, 맥북 프로 등은 이미 지난 2020년 개발된 OG Apple M1칩을 적용,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또 2021년과 2022년에는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에도 이들 칩셋이 적용되었다.
‘맥’ 뿐 아니라, 아이패드에도 생성AI 본격 장착
이를 통해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AI 기능을 접목시키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M4 칩을 통해 기기 내에서 생성AI가 작동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의 WWDC까지 한달 남짓한 기간을 앞두고 있고, MS, 구글 이벤트보다 먼저 설명회를 열어 M4칩을 장착한 아애패드 프로를 공개하는 것은 그런 자사의 AI 노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CEO 팀 쿡도 이미 애플이 특정한 단일 장치를 넘어 거의 대부분의 제품으로 AI기능을 확장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주 애플 실적 발표에서 그는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생성AI를 우리 제품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기회로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차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Let Loose’는 단순한 제품 설명회가 아니다. 특히 생성AI 역시 아이패드나 맥, 또는 아이폰에 장착되는 기능 차원을 뛰어넘는다. “이는 애플 생태계를 뒷받침할 잠재적이고 광범위하며 전략적인 초점의 전환”이라는 해석이다.
이미 MS는 스냅드래곤 X Plus, 스냅드래곤 X 엘리뜨와 같은 퀄컴 칩을 탑재한 새로운 서피스(Surface) 태블릿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모바일 CPU는 특히 AI 작업에서 효율성과 성능면에서 주목된다는 평가다. 그렇잖아도 퀄컴은 “본사의 칩이 애플의 M3를 능가한다”고 주장해, 애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애플은 이에 퀄컴, MS, 구글에 앞서 먼저 이벤트를 열어 자사의 AI칩셋 ‘M4’를 선제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또 퀄컴 시스템이 출시되기 전, 그리고 MS가 대규모 코파일럿 업데이트를 공개하기 전에 애플AI의 일부를 선보이는 것이다. 특히 윈도우12를 통해 구글이 자사의 제미니로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전에 미리 선수를 친다는 의미도 크다.
팀 쿡, “다음 분기, 아이패드 판매 두자릿수 성장” 장담
그래서 애플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아이패드는 2024년을 주도할 만큼 강력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면서 “애플 팬과 스위처는 M4에 의해 또 다른 획기적 성능으로 도약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애플 아이패드 라인업은 오랜 기간 업그레이드를 미뤄온 끝에 나온 신제품이다. 이번 ‘Let Loose’ 이벤트에선 단순히 기능 업데이트나 디자인 혁신 수준 이상의 것을 노리고 있다. 즉 아이패드를 통해 최신 맞춤형 CPU와 애플 AI 출시를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판매 부문에서 부진을 겪어온 제품 카테고리(아이패드)에 대한 신뢰와 책임감의 표현”이란 얘기도 나온다.
앞서 팀 쿡이 주도한 실적 발표에서 애플은 “다음 분기에 아이패드 판매량이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Let Loose’는 아이패드라는 디바이스에 M4 칩셋과 생성AI를 담고 있어, 단순한 제품 업데이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