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의 최대 장애물 ‘Full-Self Driving’ 기술 개발 협력
실적 부진, 주가폭락 등 위기 탈출 위해 ‘바이두’와 손잡기로
미․중 갈등 구조 아랑곳않는 과감한 행보, “향후 美 대응 주목”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일론 머스크가 완전 자율주행기술의 완성을 위해 중국을 전격 방문, 현지 기업인 바이두와 손을 잡기도 했다. 이는 미․중 갈등 구조를 무색케 하는 파격적인 행보여서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미 백악관으로선 비록 공식 코멘트는 없지만, 내심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추측이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28일 베이징을 전격적으로 방문, 리커창 총리를 만났다. 이는 마치 백악관 ‘보란 듯이’ 한 것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매핑, 내비게이션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지닌 ‘바이두’(Baidu)와 파트너십을 맺기로 했다.
매핑, 내비게이션 부문 강자, ‘바이두’와 손잡아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 깜짝 중국 방문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으로부터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두 가지 주요 장애물’을 해결하면서 ‘즉각적인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유했다.
실제로 이들 외신이 전하는 소식통에 따르면, 테슬라는 우선 ‘바이두’와 협력, 맵핑과 내비게이션 기능을 구축함으로써 자사의 숙원인 완전 자율 주행(Full-Self Driving) 기능을 완성할 계획이다. 또 다른 장애물인 중국 정부의 규제, 즉 주요 데이터 보안과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통제를 완화하고, 중국 측의 우려를 덜고자 하는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28일 어떠한 사전 예고도 없이 중국을 방문한 것도 그런 두 가지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최근 주가 폭락과 수익 감소, 대량 감원 등 목전의 어려움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FSD가 구현될 경우 테슬라는 현재의 적자 구조를 탈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기대다. 비록 테슬라의 독자적 기술이 아니라고 해도(바이두와 협력한 기술) 운전자들이 FSD를 구매하려면 8천달러, 또는 매월 99달러를 지불하고 구독해야 한다.
中과 협력, FSD 완성, “새로운 도약” 기대
머스크는 이날 중국 공산당 상하이 서기장인 리커창 총리와 만나 자사가 “현재 전 세계에서 최고의 공장을 설립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사의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부터 테슬라는 중국에서 가장 큰 수익을 올리곤 했다. 그러나 최근 BYD나 ‘Li Auto’ 등 중국 내 EV 제조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에 사정이 달라졌다. 최근 테슬라의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4분기에 약 6.7%로 쪼그라들었다. ‘중국 승용차협회’ 자료를 바탕으로 블룸버그가 계산한 수치에 따르면 2023년 4분기에는 지난해 1분기 10.5%보다 높아진 정도다.
특히 고급 운전자 (자율)지원 시스템은 ‘샤핑’, 샤오미, 화웨이 등 현지 중국 기업들이 활발한 R&D를 통해 이러한 기능을 차량 판매의 핵심 포인트로 활용하면서 점점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테슬라는 이에 중국 내에서 판매 가격 할인을 계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로 차량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2020년 이후 분기별 매출이 처음으로 이번 1분기엔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 주 직원 수를 전체의 최소 10%이상 줄이고, “연말까지는 아니더라도 2025년 초까지 출시될 수 있는 저렴한 차량을 포함한 새로운 모델의 출시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회사인 ‘Wedbush Securities’의 수석 분석가인 댄 아이브즈는 “머스크의 깜짝 중국 방문은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에서 FSD가 꽃필 수 있고, 그럼으로써 중국으로선 FSD를 핵심으로 한 자율주행 분야의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셈”이라고 블룸버그와 블룸버그TV를 통해 밝혔다. 일종의 근심이 섞인 코멘트인 셈이다.
미국 내에선 제도적 환경 등 FSD 완성 한계
중국과 협력해서 만약 머스크가 FSD를 완성한다면, 테슬라가 최근 겪고 있는 실적 부진이나 어려움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그러나 미국에선 FSD를 당장 상용화하기 어려운 환경이란 점도 작용한다. 즉, 미국 내에서는 이 시스템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 바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안전 규제 기관’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은 차량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이후 20건의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면서 “성능이 문제있는 테슬라의 자동 조종 장치 시스템(FSD)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 주 실적 발표에서 “자율주행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회사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자율주행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면서 “테슬라의 미래는 자율주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 불만과 초조함이 이번 중국 깜작 방문의 배경이 되었다는 해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