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반도체 협정 갱신, “중국의 레거시 칩 시장 왜곡 철저 응징”
중국, 세계 ‘레거시 칩’ 공급 60%, “부당한 정부보조금 등 제재”
"중국 제외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궁극적 목표"

(사진=로이터통신)
(사진=로이터통신)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미국과 EU가 힘을 합쳐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한층 강력하게 맞서기로 했다. 6일 양측은 중국산의 주류를 이루는 '레거시' 칩에 중점을 두고, 반도체 시장의 과도한 혼란(중국산의 범람 등)을 해소하기 위한 협력을 3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양측은 이날 이틀간 열린 무역기술협의회 회의를 마치면서 12페이지 분량의 회의 결과에 대한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성명을 통해 이들은 중국이 광범위하게 시도하는 ‘비시장’ 정책과 관행, 즉 과도한 정부보조금이나 덤핑 등에 대한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왜곡’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협의,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전쟁' 선전포고나 다음없는 조치로 해석된다.

“중 ‘비시장’ 정책과 관행 맞설 것”

EU의 기술 정책을 감독하는 마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미국과 함께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와 관련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지나 라이몬도 미 상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자동차, 가전제품, 의료 기기에 사용되는 레거시 칩의 약 60%를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라이몬도 상무장관은 그러면서 “미국과 EU는 중국 정부가 해당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엄청난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 양측은 이런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이미 미국 상무부는 이같은 중국의 시장 왜곡을 평가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EU도 곧 유사한 조치를 한 후 결과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또한 반도체 칩의 중요한 요소인 ‘PFAS’(과불화 알킬 물질)를 대체할 만한 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에 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화학 물질’로서 쉽게 분해되지 않으며 인간의 건강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美, 중국 제외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 구상

한편 중국 정부는 반도체 독립을 위해 반도체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미국은 철저하게 이를 견제하고 중국을 제외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낮은 반도체 자급률을 개선하고 첨단산업 발전에 필요한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중국 반도체 개발 견제는 무역분쟁으로 이어졌고 기술 분야까지 확대되어 현재 중국의 첨단산업 개발 부진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되었다. 최근 반도체 부족 현상은 반도체 수요예측 실패에서 시작되었으며, 미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을 검토하였고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으로 확대되었다.

미국이 이처럼 반도체 공급망 검토 이후 적극적으로 반도체 제조 분야 강화에 나서자 일본, EU 등 주요국도 반도체 지원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EU의 이번 협정도 이같은 움직임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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