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지속적 실적 하락 ‘지난 분기보다 6%나 감소’
전문가들 ‘성장없는 성장’ 표현도, 향후 목표치도 크게 낮춰
애플, 10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 주가 올들어 12% 하락
‘중국시장 침체’가 큰 원인, 테슬라 ‘전반적인 EV시장 침체도’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세계 빅테크의 양대 주자인 테슬라와 애플이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추정된 테슬라와 애플의 1분기 실적이 매우 저조할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6%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애플은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돼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그 바람에 테슬라는 물론, 애플도 연초 이후 12%나 주가가 빠지면서 공매도 투자자들만 재미를 보고 있는 형편이다.
애널리스트들 ‘테슬라, 악몽의 연속’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리트는 이미 테슬라와 애플에 대해 경보를 울리고 있다.”며 이같은 예상치를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테슬라의 1분기 납품 실적이 매우 저조한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지난 1분기의 납품 추정치는 4분기에 비해 6%나 감소했다. 테슬라는 일단 이달 말까지는 전체 수익 실적을 보고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등 시장은 이미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시장분석기관들 중 3곳 이상이 이미 지난주 테슬라의 실적 목표치를 낮췄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테슬라의 실적) 분기를 이 회사로선 ‘악몽’ 수준이라고 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를 “‘성장없는 성장’을 추구하는 회사”라고 비꼬았다.
특히 테슬라는 2024년 들어 주로 전기차(EV) 분야에서 30%나 매출이 하락했다. 미국의 EV 수요가 위축된 것도 문제였지만 특히 테슬라의 핵심적인 시장이자 파트너인 중국이 영향이 컸다. 중국 시장의 위축은 장차 테슬라의 사업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테슬라의 성장 걸림돌은 다름 아닌 ‘머스크 리스크’다. 머스크는 번번히 돌출행동으로 주주들을 곤혹스럽게 하며 회사 이미지를 나쁘게 하곤 했다.
중국시장 침체못지않은 ‘머스크 리스크’도 작용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애플 역시 아이폰 시리즈가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며 어려운 처지에 있다. 그 때문에 올해 들어 역시 매출이 8% 이상 하락한 애플조차 테슬라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실리콘 밸리에선 “앞으로의 상황도 테슬라에게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신 제품인 사이버트럭은 EV 소비자들이 그다지 관심을 가질 만한 매력 포인트가 없다는 평가다. 최근 EV시장 소비자들은 크고 비싼 차량 대신 더 작고 저렴한 차량을 원한다는 사실이 데이터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머스크가 이같은 시장 상황을 방관만 하고 있지는 않다. 많은 테슬라 운전자가 월 199달러만 내고 고급 주행 보조 시스템인 ‘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그나마 테슬라의 수익에 보탬이 되고, 시장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한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그 어떤 해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애플 ‘시장가치’,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애플 역시 테슬라만큼은 아니지만, 10년 만의 최악의 실적에다 주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분기별 실적이 최악이다보니 연초 이후 주가도 12%나 하락했다. 그 바람에 공매도자들만 재미를 보고 나서, 줄줄이 베팅을 취소하는 분위기다.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하락 시점에 매수자들이 몰려들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워낙에 상승 여력이 없다보니, 웬만해선 다른 빅테크 주에 비해 저렴해 보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애플 주식은 앞으로도 계속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특히 애플의 주가가 장기 이동 평균을 확실히 넘어설 때까지 165달러에서 200달러 사이의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하락세로 인해 애플의 시장가치는 올해 들어 무려 3,000억 달러 이상 줄어들었다. 결국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었던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애플의 운명은 무엇보다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침체, 유럽 등의 앱 스토어에 대한 규제와 조사, 투자자들의 우려 증가 등으로 촉발된 것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이 상승한데 반해 애플의 1분기 수익률은 21%포인트나 감소했는데, 이는 2013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실적 감소 폭이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주가 역시 주요 지지 수준인 165달러 가깝게 내려앉았다. 이는 전체 뉴욕증시가 바닥을 쳤던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다.
이에 반해 다른 주요 기술주, 즉 ‘매그니피선트 7’은 상승 내지 폭등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85% 이상 상승했고, 메타와 아마존도 각각 41%, 20% 이상 상승하며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의 주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둘 다 올해 10% 이상 오르며 S&P 500 평균치를 넘어섰다.
애플 주식은 최근 잠시 기복을 보이는 가운데 한때 170달러 미만으로 거래되었다. 앞으로 만약 지금의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지난해 10월 최저치인 165.67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일단 1일에는 170.03달러에서 마감되었다.
애플 주가 하락에 공매도자들 ‘재미’
그렇다보니 애플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수익성이 높은 공매도 업체가 되었다.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등 다른 인기 주들이 상승세를 보인 반면, 애플만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공매도자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된 것이다.
데이터 분석 회사인 ‘S3 Partners’는 “애플은 올해 (공매도 거래 결과) 수익 24억 달러나 되는, 두 번째로 수익성이 높은 매도 포지션”이라며 “이는 포지션을 청산할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으며, 공개 숏 포지션의 규모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작년 수준보다는 감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그러나 애플이 이처럼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식의 위세에도 불구하고, 기술주들이 향후 몇 달 동안 크게 힘을 못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본래 애플은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과 현금 동원력 등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뉴욕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도 그런 기대는 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은 애플 주가가 장기적으론 상승 잠재력을 지닌 투자 가치가 있는 상품임을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다른 기술주들이 하락하면 ‘애플로의 복귀’가 촉진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즉 “엔비디아를 팔면 대신 애플을 살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빅테크 중심의) ‘매그니피선트 7’ 종목을 두고 서로 다른 주식으로 바꾸는 것을 좋아한다”고 일말의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애플에게 여전히 ‘잔인한 4월’이 될것이란 예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