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 10년간 미국 2489억달러 vs 한국 56억달러
‘AI도구로 창의적 솔루션 개발해야’, CES혁신상? ‘빛좋은 개살구’될 수도

'2022 국제인공지능대전'의 모습.
'2022 국제인공지능대전'의 모습.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AI기술력이 장차 세계 주요국들의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의를 다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우리 기업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에 크게 못미치는 정도가 아니라, 비관적이기까지 하다. 한국무역협회외 무역통산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의 투자규모가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서도 이를 실감한다”고 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AI에 대규모 투자를 오랜 기간 해오며 2013~2022년간 AI 민간투자 누적액 기준으로 무려 2,489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은 불과 56억 달러에 그쳐 약 44배 격차를 보인다.

특히 새 정부가 들어선지 3년째인 2024년에는 R&D 예산이 무더기로 삭감되어 더욱 앞날을 어둡게 한다.

AI, “세계 GDP 7% 견인할 만큼 중요”

그 심각성은 AI산업에 대한 최근 골드만삭스나 IMF 등의 전망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들 기관은 글로벌 경제 성장의 재도약을 가져오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세계 경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나 전체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AI의 도입은 노동 생산성을 연간 1.5% 가량 향상시켜 세계 GDP를 7%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따라서 AI 분야의 후발주자인 우리로서는 AI밸류체인을 면밀히 분석, 가장 효율적인 투자 분야를 선정하고, 시장에 나와 있는 AI 툴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가치 창출 솔루션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또한 AI 산업이 고도화되는 만큼 AI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지원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그러나 AI관련 투자액이 미국의 44분의1에 그칠 정도의 빈약한 환경에선 과연 실현 가능할 것인지에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2013~2022년 AI 민간 투자액이 56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1위인 미국은 2,489억 달러를 투자하며 세계 AI 산업을 주도하며, 장기간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스위스의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인공지능 경쟁력이 주요국 중에서 20위권 밖으로 밀리는 상황이 발표되기도 했다.

“기존 제품에 AI접목, 직관적인 스마트 제품 개발 필요”

이에 무역통상연구원은 “AI 밸류체인을 분석, 유망 분야를 선정하고 AI 툴을 활용하는 창의적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AI 반도체 등의 하드웨어 제조 분야나 파운데이션 모델 등 기반 기술을 개발하는 분야는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하며 선점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AI 기술과 도구를 활용,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솔루션을 만들어 내거나 AI 밸류체인상의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좋은 전략일 것”이란 조언이다. 즉 기존에 출시된 제품과 서비스에 AI를 접목시켜 직관적이고 스마트한 제품을 개발하는게 바람직하다. 또 “소비자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이커머스, AI 도구를 활용한 구독 서비스 제공 등이 유망한 솔루션”으로 강조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의 모습.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의 모습.

그런 측면에서 특히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기전자전)에서 한국기업들에게 혁신상이 무더기로 주어진 것 역시 비판적 시각에서 성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년에도 CES의 주관기관인 CTA에서 참가기업 중 혁신성이 돋보이는 기업에게 수여하는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과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수여했다. 모두 470개 제품이 혁신상을 수상했는데, 그 중 225개가 한국기업의 제품이고 154개 기업이 상을 받을 정도로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가장 우수한 제품에게 수여되는 최고혁신상의 경우 전체 35개 중 18개가 한국 제품이었다. 이에 국내 언론과 업계 전문가들도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이 골고루 수상하며, 우수한 한국의 기술력과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한국기업들의 민첩성을 보여줬다.”며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한국기업 무더기 CES혁신상? “내실있는 후속 지원 중요”

그러나 이처럼 CES에 대한 한국기업의 참여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무역협회는 “단지 전시회에 참가하고 혁신상을 수상하는 ‘홍보성 효과’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 보단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행사 후속 관리를 지원하고,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기술력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후 지원책까지 마련해야 한다”며 “그런 경우 향후 CES 참가와 같은 기회들이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효과적이고 의미있는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AI 인재를 양성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실제로 미국·중국·영국·일본 등 우리의 경쟁국들은 AI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찍이 AI 전문가 확보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설정, AI 대학을 설립하거나, 기업이 대규모 인력을 투자하거나, 석박사급 AI 전문인력 양성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한국도 2019년 인공지능대학원협의회를 발족, ‘인공지능대학원’과 ‘인공지능융합혁신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AI를 적극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 1순위로 ‘AI 인력양성’을 꼽고 있다. 이에 무엇보다 “예산과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란 조언이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특히 AI를 비롯한 IT기업의 부흥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AI는 산업 전체, 특히 제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수출기업들도 새로운 가치 창출과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AI를 도입하고, 제품에 AI기술을 접목시키는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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