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환경오염원’ 인식 확산, 기업들 대안으로 구축
전자폐기물 제어, 물 사용 최소화, 에너지효율 극대화 등
온도 낮은 ‘바닷속’ 설치, 추운 지역에 건립 냉각비 절감 등

인근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현수막.
인근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현수막.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데이터센터의 전력난과 환경오염이 문제가 되면서 일부 지역에선 심지어 혐오시설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최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엔 인근에 짓기로 예정된 데이터센터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나붙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송전탑 만큼이나 환경에 유해한 시설”이라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그 만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낭비와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널리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엔 이런 문제점을 해소한 친환경 개념의 ‘그린 데이터’가 주목받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시설 기준과 구축 표준

그린 데이터 센터는 데이터 센터 운영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기술과 설계 전략을 갖추고 있다.

'IT프로포탈'에 의하면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할 수 있지만 해외에선 이미 나름의 시설 기준과 건설 표준이 통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 건축 표준 프로그램인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을 비롯해, 인증 그룹인 ‘Green Globes’, ‘Green Star’, ‘Living Building’, ‘The Uptime Institute’, ‘National Green Building Standard’ 등이 그런 경우다.

‘그린 데이터 센터’에 대한 정의가 확고해지고 국제 표준이 등장함에 따라 날로 ‘그린 데이터 센터’가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 독일 등은 인증 외에도 친환경 데이터 센터 요구 사항에 대한 명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법률도 등장했다. 현재는 이들 두 나라만이 ‘그린 데이터 센터’에 대한 지속 가능성 벤치마크를 의무화하고 있다.

본래 데이터센터는 HPC(고성능 컴퓨팅)나, 생성AI 워크로드를 더 잘 처리하기 위해 하드웨어 스택을 개조함에 따라 서버, 네트워킹 장비 및 기타 하드웨어와 같은 전자 폐기물이 쌓이곤 한다. 환경오염의 주범에 다름 아니다.

반면에 ‘그린 데이터 센터’는 1.0에서 1.8 사이의 낮은 PUE(전력 사용 효율성) 수치를 개선하고, 공기 온도 관리와 에너지원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한다.

기존 데이터 센터는 냉각 시스템을 위해 수백만 갤런의 물을 사용하며 때로는 물 부족에 직면한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AWS나, GCP(Google Cloud Platform) 등 일부 대규모 데이터 센터 운영자는 “2030년까지 물 사용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한에 그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공기 대류 이용한 냉각, 밀봉 콘테이너 방식도

데이터 센터가 건물을 시원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 뜨거운 공기가 어딘가로 이동해야 한다. 이에 일부 스마트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데이터 센터와 연결, 시민들의 집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가열된 공기를 포착, 저장 및 재분배하는 방법을 쓴다.

또 ‘그린 데이터센터’는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한다. 태양열, 풍력, 지열, 수소 및 원자력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전력 구매 계약과, 재생 에너지 인증서/크레딧 형태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을 많이 도입하기도 한다.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 데이터 센터'가 부상하고 있다. (사진=게티 이미지)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 데이터 센터'가 부상하고 있다. (사진=게티 이미지)

물론 ‘그린 데이터 센터’는 비용이나, 위치, 기업의 개별 요구 사항에 따라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테크리퍼블릭'은 "예를 들어 수중 데이터 센터도 있다. 물 속은 주변 온도가 더 낮아 자연적인 온도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8년 프로젝트 ‘Natick’에서 데이터 센터 냉각을 위해 이같은 방식을 구사했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MS 연구원들은 서버나 각종 운영 데이터 센터 장비로 가득 찬 밀봉된 컨테이너를 북해에 담궜다. 또한 수중 데이터 센터는 사용자들이 있는 지역과 가급적 가깝게 연결함으로써, 관리, 배포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친환경 ‘그린 데이터센터’는 때로 ‘모듈형’을 도입하기도 한다. 부분적, 또는 완전히 독립된 서버 연결과 함께 인프라 관리 도구가 채워진 배송 컨테이너를 활용하는 것이다. 군용으로는 이런 방식을 통해 빠르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연결을 시도하기도 한다.

데이터센터는 무엇보다 ‘냉각’이 문제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및 기타 추운 나라에 데이터 센터를 지음으로써 과도한 냉각 비용이나 탄소 집약적인 에너지원 낭비없이 냉각 작업 부하를 줄이기도 한다.

‘에너지 효율’ 높이는게 ‘그린 데이터센터’의 핵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도 데이터 센터로선 중요하다. 이를 위해 ‘그린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사용이 최적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데이터 센터 운영을 간소화하는 설계나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즉 ‘증발 냉각’도 그 중 하나다. 이는 전기 에너지 부하를 줄여주긴 하나, 해당 데이터 센터에서 물을 더 많이 소비할 수도 있다는게 문제다. 그래서 ‘냉기 및 열기 통로 관리’ 방식을 더 많이 쓴다. 즉, 서버에서 생성된 뜨거운 공기를 밑에 있는 다른 통로로 이동시키는 동시에, 찬 공기를 다른 통로로 유입시키는 공기 대류 방식이다.

아예 하드웨어를 교체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도 한다. 최신 버전의 서버는 분명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첨단 칩 역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 센터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키는 핵심으로 꼽힌다.

또한 에너지 효율 뿐 아니라, 기존 데이터 센터와 달리 청정 에너지로 구동되는 ‘그린 데이터 센터’는 재생이 가능한 저탄소 시스템에서 직접 전력을 끌어와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여준다.

이같은 ‘그린 데이터 센터’는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또는 하이브리드 등 기업 데이터 센터 포트폴리오를 망라하는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환경오염원’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가트너는 “데이터 센터 주변의 IT환경 개선, 즉, 지속 가능한 ‘그린 데이터센터’ 구축의 필요성과 인식이 기업들에게 날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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