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성능 개선 “불쾌한 기억 삭제, ‘추억’ 회고 등 범용 AGI 추구”
실험 결과 발표, “기억을 앵무새처럼 반복않고, 효율적으로 응용”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챗GPT가 인간과 똑같은 기능을 갖춘 범용AGI를 향해 본격적인 성능개선과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미 인간의 뇌와 유사한 메모리를 확보하는 등 진척 속도가 빠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챗GPT는 기계로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거나, 스스로의 관심사와 선호하는 것들을진술하며, 그 내용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또 나중에 채팅을 할 때 이러한 기억을 적용하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비서가 되기도 한다. 생성 AI를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고, AI ‘두뇌’가 인간의 뇌 속 ‘회백질’처럼 작동할 수 있는 범용 AGI길을 닦을 수 있는 작은 변화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업그레이더”
이미 지난 13일 오픈AI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최근 성능이 크게 개선된 챗GPT에 대한 제한된 범위의 실험 결과를 통해 “챗GPT(무료 버전과 챗GPT 플러스 모두)가 모든 채팅에서 말한 내용을 기억하는 기능을 테스트한 결과 성공적이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챗GPT는 업데이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프롬프트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계피 건포도 베이글에 땅콩 버터를 선호하는 경우’나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기억하라고 지시한 내용 등 사용자가 뭐든 선택하기만 하면, 척척 기억해내며 답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이에 기술매체 ‘테크레이다’는 “챗GPT에 메모리가 있으면 사용자로선 굳이 새로운 대화라도 처음부터 기승전결을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때론 새로운 프롬프트가 암시적인 맥락을 (챗GPT에게) 던질 수도 있다. 기억력이 뛰어난 챗GPT는 사용자가 아침에 커피를 좋아하는지, 오전 10시 이전에 회의 일정을 잡고 싶지 않은지 등을 알아내는 유능한 비서와 같다”고 전했다.
“알아서 척척 해내는 ‘유능한 비서’”
실제로 오픈AI는 “(증강된) 메모리가 향후 프롬프트에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챗GPT에 만약 ‘기린을 좋아하는 세 살짜리 아이가 있다’고 말하면, 다음 생일 카드 아이디어 채팅에선 ‘기린’이 등장하는 카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챗GPT는 귀하가 좋아하는 것과 관심사에 대한 기억을 앵무새처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정보를 사용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때론 여러 대화를 기억하고 해당 정보를 사용해 약간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답을 내놓을 수도 있다. 그래서 오픈AI는 ‘임시 채팅’ 모드를 사용, 사용자들이 추억을 쉽게 ‘선택’ 또는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마치 사람이 때로 그렇듯이, 챗GPT에게도 약간의 기억 상실증을 도입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런 경우 브라우저에서 인터넷 기록을 제거하는 방법과 흡사하다. 즉, 챗GPT에선 ‘설정’으로 이동, 마치 인간의 뇌 수술처럼 기억을 제거하거나, 대화를 통해 챗GPT에 무언가를 잊어버리라고 명령할 수도 있다.
‘설정’ 통해 뇌수술하듯, 기억 제거하기도
이는 현재 일부 무료 또는 챗GPT 플러스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다른 모든 사용자들은 아직 언제 이런 기능을 갖춘 챗GPT 버전을 접할지는 미지수다. 아직은 무료 챗GPT나 챗GPT 플러스 구독에서 해당 기능을 찾을 수 없다.
오픈AI는 또한 새로운 앱의 일종으로 GPT 메모리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는 개발자가 맞춤형 채팅 AI에 이 기능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익스트림 테크’는 “그럼에도 마치 인간처럼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기억을 가진 AI를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기껏해야 이전 대화를 일시적으로 기억하는게 챗GPT 등 현재의 AI기술 수준”이라고 했다.
또 AGI로 나아가는 과저에선 개인 정보 보호 역시 문제다. 만약 챗GPT가 사용자 혹은 특정인에 대해 인상깊거나,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무작위로 기억하는 경우가 그렇다. 특히 사용자의 챗GPT 대화에 또 다른 사람의 세부적인 정보가 표시될 경우도 개인정보보호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이에 오픈AI는 “일단 챗GPT의 훈련 데이터에서 ‘추억’을 제외시킬 것”이라고 안심시키고 있다.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해결 과제
오픈AI는 지난 13일 블로그에서 “특히 편견을 식별, 완화하고 챗GPT에 명시적으로 요청하지 않는 한, 건강 세부 정보와 같은 민감한 정보를 사전에 기억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챗GPT는 유용한 정보와 민감한 정보 사이의 차이를 이해해야 하며, 이는 항상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오픈AI의 챗GPT 업데이트는 새삼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챗GPT는 프롬프트 기반 대화에서 그 동안에도 다소 인간적인 것처럼 보이곤 했다. 그러나 때로는 대화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헷갈리거나, 기억이 모호하기도 했다. 즉, 인간의 수십억 개가 넘는 뉴런과는 여전히 차원이 다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GPT는 AGI를 향해 맹렬히 진격하면서 인간의 경지에 도전하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며, 사용자와 인간사회의 상호작용과 토론을 나눌 수도 있다. 또 맛없는 음식을 혐오하거나,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에 대한 ‘팬심’도 챗GPT와 사용자가 공유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