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트럼프 전유물? 바이든 진영도 ‘틱톡’ 등 본격 캠페인
인스타그램․스레즈․페북, X 등 ‘정치적 콘텐츠’ 수위 조절, 계정관리
각종 ‘밈’ 전술도 난무하며 격전, “4월 총선 앞둔 한국도 비슷할 것”

인스타그램 이미지. (사진=셔터스톡)
인스타그램 이미지. (사진=셔터스톡)

[애플경제 김미옥 기자] 미국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선거 캠페인의 유력한 수단이 되고 있는 소셜미디어가 또 다른 격전장이 되고 있다. 재선에 나선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권탈환’을 선언한 트럼트 전 대통령 모두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이는 미국 대선의 승부수로 떠올랐다. 4월 총선을 앞둔 우리도 비슷한 상황이 예상되어 더욱 주목을 끄는 모습이다.

소셜미디어들, 선거 콘텐츠 대응에선 ‘온도차’

선거에 대응하는 소셜미디어 간의 차이도 눈에 띈다. 가장 적극적으로 양대 진영의 메시지를 게시하는 것은 ‘틱톡’이다. ‘틱톡’은 그 동안 미국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리는 창구 역할로 의심받으며,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선거 캠페인이 본격화하면서, 특히 젊은 유권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셜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에 인스트그램이나 스레즈, 페이스북, 그리고 X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추천 자격이 없는 계정의 정치적 콘텐츠나, 일정한 선을 넘은 내용 등은 자체적으로 관린(차단)하기도 한다. 지난 2020년에 구설수에 올랐던 기억을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애초 소셜미디어는 그 동안 트럼트 진영의 전매특허가 되다시피했다. 트럼프는 현재는 중단 상태이지만, 아예 자체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만들기까지 했다.

트럼프의 경우 선거 캠프뿐 아니라 그 지지자들이 맹렬한 소셜미디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엔 이른바 ‘Dark MAGA’라는 구호와, 이로부터 파생된 ‘Dark Brandon’ 밈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다크 마가’는 바이든이 트럼프로부터 2020년 선거를 훔쳤다는, 일종의 음모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들은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 다시 출마하면서 “분노한 트럼프가 복수를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표현했다. 특히 ‘다크 브랜든’ 밈은 트럼프가 복수의 일념에 불타며 빛나는 붉은 눈으로 노려보는 모습, 또는 트럼프 타워를 짙은 검은색 요새로 보여주기도 한다.

대체로 이런 이미지는 트럼프 특유의 ‘마초’ 근성을 담고 있다. 바이든의 우유부단하고 유약한 이미지가 아닌, 결단력있고 추진력 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은유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밈. (사진=게티 이미지)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밈. (사진=게티 이미지)

바이든, 트럼프 ‘밈’ 모방한 게시물 올려

이에 최근엔 그 동안 소셜미디어를 최대한 자제하던, 바이든 진영에서도 태도를 180°바꿨다. 더욱이 바이든도 역시 트럼프와 같은 ‘밈’ 전술을 구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트럼프의 마초 이미지를 담은 ‘다크 브랜든’(Dark Brandon)을 모방하기까지 했다.

바이든 진영은 유약한 듯한 이미지 대신 강하고 결단력있는 지도자 이미지로 ‘다크 브랜든’을 모방한 이미지를 지난 주부터 ‘틱톡’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모습이 그랬듯이, 틱톡에는 붉은 빛으로 이글이글 빛나는 눈을 가진 바이든의 모습이 게시되었다. 그 동안 앱이나 소셜이미지에 대한 논란을 의식했던 태도를 완전히 바꾼 것이다. 특히 ‘틱톡’은 젊은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데 없어서는 안될 도구라고 판단했다.

또 최근 미국민을 열광시킨 ‘슈퍼볼’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바이든이 슈퍼볼 승부를 조작했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에 대해 농담을 섞어 반박하는 게시물도 틱톡에 올렸다. 그러면서 우파 진영이 제기한 여러 음모론을 조롱하곤 했다.

애초 ‘다크 브랜든’은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을 폄하하는 밈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거꾸로 바이든의 커뮤니케이션 팀이 그를 강력한 지도자로 묘사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서 이를 재활용한 셈이다.

이처럼 바이든 진영마저 ‘틱톡’을 적극 이용하면서, 이는 미국 대선의 또 다른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또 선거나 정치와 관련된 콘텐츠를 일정 수준에서 제어, 관리하려는 인스타그램이나 스레즈와는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스레즈, “팔로우 않는 정치콘텐츠 추천안해”

인스타그램, 스레즈 등은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더 이상 팔로우하지 않는 계정의 정치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지난 2020년 편파와 허위정보, 부정선거의 온상으로 지목되며 홍역을 치렀던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정치적 분노와 분열을 촉발한 심각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메타는 이에 “소셜 플랫폼이 정치적 허위 정보나 극단주의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수년간의 조사 결과, 많은 사람들이 사이트의 정치적 콘텐츠에 관한 수많은 규칙과 규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광고가 “AI 사용을 포함해 디지털 방식으로 생성되거나 변경되면 정치 광고주에게 이를 공개하도록 강제할 것”이라고 했다.

틱톡에 게시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밈으로 트럼프의 밈을 흉내내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사진=셔터 스톡)
틱톡에 게시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밈으로 트럼프의 밈을 흉내내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사진=셔터 스톡)

인스타그램과 스레드는 지난 주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더 이상 "팔로우하지 않는 계정의 정치적 콘텐츠를 사전에 추천하지 않되, 해당 게시물에서는 사용자가 여전히 정치적 콘텐츠를 게시하는 계정을 팔로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천 업데이트는 공개 계정과 탐색, 릴, 피드 내 추천, 추천 사용자와 같은 콘텐츠를 추천하는 장소에 적용된다.”면서 “사람들이 팔로우하기로 선택한 계정의 콘텐츠를 표시하는 방식은 변경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법률과 선거, 사회적 주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정치적 콘텐츠가 추천 자격이 없는 계정에 의해 게시된 경우도 피드 및 스토리를 통해 팔로어에게 계속 전달될 수는 있다.

메타, '정치콘텐츠보단, 크리에어터 선호' 경향

메타는 그러면서 “소셜미디어는 본래 사람들이 정치적 콘텐츠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모든 사람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변경사항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메타는 ‘틱톡’과는 달리, 대체로 콘텐츠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특히 정치적 게시물을 쉽게 접근할 수 없게 만들려는 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일종의 ‘몸조심’인 셈이다.

또한 뉴스와 정치 콘텐츠보다, 크리에이터 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메타 특유의 스탠스도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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