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비트코인 법정통화, ‘비트코인 채권’ 발행 추진 등
IMF 제지 불구 “새로운 자본시장” 강행, 85% 득표율로 압승

재선에 성공한 엘살바도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그는 세계 지도자 중 유일하게 비트코인 신봉자로 알려져있다. (사진=X 트윗)
재선에 성공한 엘살바도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그는 세계 지도자 중 유일하게 비트코인 신봉자로 알려져있다. (사진=X 트윗)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세계 지도자 중 유일하게 ‘비트코인 신봉자’로 불리는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또 다시 5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2021년 비트코인을 세계 최초로 법정화폐로 만든데 이어, 이른바 ‘화산 채권’(Volcano Bonds)을 발행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5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를 통해 85%의 득표를 기록,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었다. 부켈레는 지난 2019년 취임한 이후 갱단 폭력을 줄이고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수용하는 정책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선구적인 조치이긴 하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부켈레는 이에 굴하지 않고, 암호화폐 지갑을 도입하고,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이에 IMF 등 국제금융기관들이 조사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 광범위한 국내 지지를 반영한 셈이다.

‘비트코인 채권’으로 BTC 채굴 자금 조달

그는 앞으로도 재생 에너지 기반 BTC 채굴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지원하는 ‘화산 채권’을 비롯, 비트코인을 국가 경제에 더욱 통합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디크립트’는 “그런 부켈레의 리더십은 엘살바도르를 계속해서 국가 간 암호화폐 채택의 최전선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만든 ‘화산 채권’은 ‘비트코인 채권’으로도 불린다. 이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제안한 금융 상품으로 입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수용하기 위한 광범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화산 채권’은 부켈레의 오랜 야망이었다. 부켈레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이 2021년에 암호화폐 법정화폐를 만든 직후 비트코인 채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계획은 2022년에 1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되, 절반은 비트코인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인프라 및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는 콘차구아(Conchagua) 화산을 비트코인 채굴 장비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겠다는 뜻에서 ‘화산 채권’으로 이름 붙여졌다. 이는 비트코인 지지자들을 위한 면세 구역인 ‘비트코인 시티’를 건설하는 데도 사용되었다.

(사진=셔터 스톡)
(사진=셔터 스톡)

IMF, “거시경제적, 법적․재정적 문제 야기” 반대

그러나 국채 발행은 여러 차례 연기됐다.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시장 변동성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지연 이유로 꼽았다. 그러다가 비트코인 담보 채권에 대한 법적 틀을 제공하는 법안이 2023년 1월에 통과되면서 비로소 현실화되었다. 그러나 비트코인 담보 채권을 발행하려는 이런 계획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마찰을 일으켰다. IMF는 비트코인 법을 폐기할 것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며 “여러 거시경제적, 재정적, 법적 문제를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화산 채권’은 지난 달 엘살바도르 디지털자산위원회(CNAD)로부터 규제 승인을 받았다. 또 ONBTC(National Bitcoin Office)는 X를 통해 ‘화산 채권’이 “2024년 1분기에 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에 대한 새로운 자본 시장의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부켈레 대통령도 이 소식을 확인하는 여러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ONBTC의 트윗에 따르면 ‘화산 채권’은 ‘Bitfinex’ 증권 플랫폼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나아가서 “외국인이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나 테더에 100만 달러를 투자하면 여권과 거주권을 제공한다”면서 ‘자유 비자’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아랑곳하지 않았다.

또한 정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비축해 왔다. 비트코인이 최근 42,000달러 이상 상승함으로써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수익을 거둘 수 있었으나, 얼마 안가 가격이 떨어지고 말았다.

BTC 결제시 과도한 수수료 등 부작용도

이처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사용함으로써 여러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예컨대,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가 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을 때,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갑자기 BTC로 결제를 처리하는 것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사용자는 당시 “100달러를 보내려면 20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되었을 것”이라고 X를 통해 지적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수수료는 각 거래가 채굴자에 의해 검증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용량이 많은 시기에는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대기 중인 거래가 많으면 거래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급등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켈레와 그의 행정부는 끄떡도 하지 않고, 새로 시작되는 임기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비트코인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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