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대기자
김남주 대기자

병원에 가면 의사가 먼저 당뇨가 있는지 묻는다. 나이가 들어보이는 사람에게는 항상 체크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당뇨가 있으면 약 처방이 달라진다. 감기가 들어 이웃 의원에 가서 약 지으려 해도 당뇨는 필수 문진 사항이다.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을 특징으로 한다. 고혈당으로 인하여 여러 증상 및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에서 포도당을 배출하게 된다. 피에 포도당이 많아 찐덕찐덕해지면서 혈행이 원활하지 못해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만병의 근원인 셈이다. 당뇨환자들은 장기간 병과 친해지면서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혈당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자칫 당 관리에 소홀하면 무슨 병변이 일어날지 모른다. 심한 경우 실명, 신체 부위 대규모 궤사, 신 부전, 뇌경색 등 어떤 치명타가 날라올지 모른다. 그래서 매일 침으로 손끝을 찔러 피를 빼 당수치를 체크해야 한다. 참으로 귀찮고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먹고 싶은 것도 못 먹는다. 좋아하는 잔치국수 한 그릇 먹기가 그리 힘들다.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바라봐야만 하고 단팥빵도 눈으로 먹어야 한다. 매일 잡곡밥을 해 먹어야 한다. 혈당관리에서 좀 해방될 수는 없을까.

이 시대의 만능 해결사 인공지능(AI)이 당뇨 환자들에게 희소식을 전하고 있다. 당 관리 지원자로 나선 것이다. 카카오헬스케어가 AI 기술을 바탕으로 당뇨 환자들의 지속 혈당 체크와 생활습관 관리 등과 관련한 서비스를 내놨다. 이 회사는 1일 AI 기반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PASTA)’를 공개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파스타는 연속혈당측정기(CGM) 센서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일상에서 혈당을 관리하고, 데이터로 축적해 분석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CGM은 매번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내야하는 기존의 혈당 측정기와 달리, 팔뚝에 패치를 붙이기만 하면 실시간으로 혈당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스타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은 뒤, CGM 센서 종류를 선택해 연동할 수 있다. 센서 부착 방법, 주의사항, 연동 절차 등도 안내된다. 연동이 완료되면 실시간 혈당 데이터가 블루투스를 통해 파스타 앱에 자동으로 전달된다. 앱 내에서 운동, 인슐린, 복약을 기록해 데이터로 남길 수 있다. 섭취한 음식을 촬영하면 비전 AI가 음식 종류와 영양소, 열량 등을 자동으로 기록한다. 식후 급격하게 혈당이 올라가는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경고 알림도 제공한다. 혈당 스파이크는 복부 비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면밀한 관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스타 앱을 활용하면 당뇨 환자들의 보호자 역시 데이터 기반의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지방에서 혼자 자녀와 떨어져 생활하는 노인이나, 보호자와 떨어져 학교생활을 하는 소아 당뇨 환자 등의 상태를 확인해 발빠른 처치가 가능하다. 실시간 혈당 데이터와 간편한 기록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생활습관과 혈당의 상관관계를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상관관계를 직관적인 그래프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570만 명으로 집계됐다. 당뇨 전 단계 인구는 15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의료비는 3조2000억 원에 달한다. 건강보험 재정도 매년 1조 원이 투입된다. 당뇨병 관리를 잘하면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가 인류 건강의 파수꾼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유전자 관련 광범위한 데이터 분석에서부터 당뇨와 같은 특정 질환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건강의료, 제약분야로 발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과거에는 방대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장기간에 걸쳐서 연구원들이 분석해 해법을 제시했으나 이제는 AI를 통해 순식간에 해답을 내놓게 된 시대가 된 것이다. AI가 당뇨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처럼 다방면에 걸쳐서 인류 건강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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