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경제 Adela Lin 대만특파원]
대만 선거가 끝난 지 몇 일 되지 않아 남태평양 섬, 나우루(Nauru) 공화국이 외교적 거취를 타이베이에서 베이징으로 바꿔 미중 관계에 불안함을 던졌다. 양안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역 안정세가 흔들리는 모양이다.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DPP: Democratic Progressive Party)이 지난 주말 총통선거에서 전례 없는 3연임을 달성하자 마자, 15일 월요일 오전 나우루 공화국은 외교적 성명을 바로 발표했다. 이번에 선출된 신임 대만 총통의 취임시기는 5월이다.
대만은 ‘국가의 주권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바로 나우루와 외교관계를 단교했다. 대만 외교부 차관 Tien Chung-Kwang은 당일 오후 기자들에게 나우루가 대만이 동맹국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재정지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나우루의 발표가 뜻밖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순조로운 선거와 민주주의 승리를 축하한 반면, 베이징 당국은 대만에 압력을 행사하고, 국제사회의 안정과 질서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이런 방식을 택했다”고 Tien 외교 차관은 말했다. “이는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보복이자 국제 질서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다”라고 덧붙였다.
인구 2,300만 명의 대만은 지난 13일 총통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동시에 치렀다. 독립파인 민진당(DPP) 후보이자 하버드 졸업생, 올해 64세인 라이칭더(賴清德)가 국민당(KMT) 현 신타이페이(New Taipei City, 新北市長) 시장 허유이(侯友宜)와 민중당(TPP) 대표 커원져(柯文哲)를 물리쳤다. 각 당의 후보자들은 향후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1996년 총통 직선제가 시행된 이후 최초로 12년 연 3연임 기록이 탄생했지만, 집권당인 민진당은 국회 의석 과반수를 차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중앙선거위원회(The Central Election Commission) 기록에 따르면, 국민당(KMT)이 총 113석 중 52석, 민진당(DPP) 51석, 민중당(TPP) 8석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2석은 무소속 후보들에게 돌아갔다.
30여 개 국 150개 이상 언론사의 약 430여 명 외신기자들이 캠페인 집회를 가득 채웠다. 기자들은 두 초강대국 관계에 미치는 영향, 지정학적 리스크 및 공급망, 특히 반도체 부문에 끼치는 도미노 효과 등에 매우 관심을 나타냈다.
TSMC를 필두로 하는 대만의 잘 짜인 반도체 산업은 전기차와 같이 글로벌 과학기술 산업에 매우 중요하다. TrendForce는 작년 전 세계 웨이퍼 파운드리 케파(Capacity)의 약 46%를 대만이 차지하고, 중국이 26%, 한국이 12% 차지한 것으로 추정했다.
선출된 라이 총통 당선인이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할 것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다른 대부분의 국가가 대만의 순조로운 선거 결과에 환호를 보낼 때, 노여움을 표현하기 주저하지 않았다. “저는 양안 현 상황을 균형 있고 유지하는 방식으로 중화민국(ROC, Republic of China) 헌법질서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고 말했다. ROC는 대만의 공식 명칭이다. 중국은 대만을 독립된 지방으로 간주하고, 대만을 다시 통제 하에 두기 위해 무력 사용을 포기한 적이 없다.
대만 외교부 대변인 Jeff Liu가 애플경제에 “전 세계 80개 국 이상이 대만의 민주적 성과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여기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영국 등이 포함된다.
중국은 선거 직후 총통 당선인 라이칭더와 민진당에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 토요일 중국의 대만사무소(Taiwan Affairs Office, 國台辦) 대변인은 선거 결과가 민진당이 대만의 주류 여론을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장 왕이는 지난 일요일, 선거 결과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기본 원칙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인민해방군은 전투기와 군함을 대만 인근에 배치하며, 회색 지대(Gray zone) 활동을 지속했다.
이러한 배경을 두고, 미국은 올해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예상된 태도를 취했다. “우리는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라이칭더 승리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이렇게 답했다.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라이칭더의 승리를 축하하며, “우리는 대만시민들이 민주적 제도와 선거 과정의 강력함을 다시 한번 보여준데 축하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강압과 압력으로부터 자유, 차이에 관한 평화적 해결 그리고 양안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민주적 가치에 뿌리를 둔 대만 시민들과 미국 국민들의 파트너십은 경제, 문화, 인적 유대관계에 걸쳐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블링큰 장관은 "우리는 라이 박사와 대만의 타 정당 지도자들과 협력하여 우리의 공유된 이익과 가치를 발전시키고, 대만 관계법(Taiwan Relations Act), 3개 공동 코뮈니케(The Three Joint Communiques), 6개 보장(The Six Assurances)에 따라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일치하는 우리의 오랜 비공식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타이베이는 전 국가안보보좌관 스테펀 해들리(Stephen Hadley)와 전 국무부 부장관 제임스 스타인버그(James Steinberg) 가 대표단을 이끌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현 라이 부총령을 만난 월요일, 말 그대로 나우루의 돌발적인 습격을 받았다.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은 현재 차이잉원 총통과 함께 부총통직을 맡고 있다.
해들리 보좌관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확고하고 원칙적이며, 초당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하에서도 미국과 대만의 지속적인 관계, 양안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대한다고 대만 총통실 방문 시 말했다.
단지앙대학교(Tamkang University) 대학원 국제문제전략연구소(International Affairs and Strategic Studies) Li Da-jung 교수 겸 소장은 미국과 중국이 역내 영향력과 글로벌 리더십을 놓고 장기적인 전략 경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Li 교수는 미중 협력의 기반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워싱턴과 베이징은 오판이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상호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대한 기본 공감대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특히 민감하고 복잡한 대만 문제에서 경쟁이 갈등으로 변하는 것을 매우 주의하고 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은 대만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대만이 가진 글로벌 공급망에서 역할을 감안할 때, 미국의 개입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결의를 시험할 것이다. Li 교수는 "이 같은 시나리오는 일본과 이웃 국가들의 이익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말했다.
대만 북부에 위치한 국립 칭화대 사회학연구소 (National Tsing Hua University’s Institute of Sociology) Chen Ming-chi 부교수는 "현재 모두 신중하게 상황을 다루고 있다"면서, "대만과 관련 미국과 중국 사이에 약간의 긴장이 있을 것이지만, 우리는 그것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Chen 부교수는 전쟁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조금의 갈등이나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는 "모두, 특히 미국과 대만이 지정학적 긴장을 낮추길 희망하지만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차이잉원 총통의 전임자 마잉져우 재임 시절 가장 좋았다. 마잉져우(馬英九)는 국민당 출신이다. 중국과 대만 관계는 민진당의 차이 총통이 2016년 정권을 잡으면서 악화일로로 들어섰다. 베이징은 대만 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동맹국들을 회유하고 대만에 대해 경제적 인센티브도 줄였다. 긴장은 최근 들어 중공군의 대만 인근지역에서 빈번한 회색지대 전략 시행으로, 점차 고조되고 있다. 대만은 현재 12개 외교 동맹국이 있으며, 차이잉원 정권에서 10개를 잃었다. 미국은 공식 외교 관계 부재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자주 국방 능력 향상을 위해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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