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와 감성 공유, ‘오랜 기억, 대화를 이미지로 전환’
Character.ai, 재피, 토키, 제타, 이루다2.0 등 시장 날로 확대
“챗GPT보다 자연스런 말투, 한글과 한국어 능숙” 등 장점도

출시를 앞둔 '제타' 이미지. (출처=aidev 사이트)
출시를 앞둔 '제타' 이미지. (출처=aidev 사이트)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생성AI와 소셜미디어, 챗봇 기술을 결합한 ‘감성 챗봇’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캐릭터AI(Character.AI) 등에 이어 최근 스캐터랩의 ‘제타’가 곧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감성적 대화 챗봇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멀리는 이루다1.0과 2.0에서부터, 캐릭터.ai, 토키(Talkie), 제피(Zappy), 그리고 제타에 이르기까지 일상대화 AI는 마치 생필품처럼 인식되고 있다.

특기할 점은 사용자들은 생성AI 기술이 접목된 챗봇들과 감성과 감정을 공유하려는 욕구가 날로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아직 명확한 수익모델을 찾지는 못했지만, 페이스북 초창기처럼 아직은 시장을 더 키우는게 먼저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페북, 인스타 등 소셜미디어와 AI접목도

메타 역시 페북이나 인스타에 이런 기능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캐릭터.AI에서 사용자들은 평균 하루 2시간씩 AI와 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의 유튜브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매년 ‘AI엑스포’에 참가해온 한 AI 개발업체 관계자는 “생성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엔터테인먼트가 바로 감성챗봇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그의 말은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2020년 페북 메신저로 나왔던 ‘이루다1.0’은 출시 2주만에 75만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이를 위한 Nutty 앱은 40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물론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이루다1.0’은 지난 2020년 12월 처음 출시된 직후 인기몰이를 하며,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도 10만 명을 돌파했지만, 곧 중단되고 말았다. 성소수자, 장애인, 인종과 관련한 혐오 발언을 답변으로 내놓은 때문이다.

그 후 다시 이런 점을 보완해 ‘이루다 2.0’이 나왔고, 대화를 하려면 ‘너티’ 앱을 깔아야했다. 사용자들은 대체로 “예전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고, 챗GPT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AI”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루다1.0 등 부작용 보완, 날로 세련

‘이루다’는 사용자와의 관계 형성, 즉 감성을 공유하는 측면이 강하다. “말투도 조금 더 부드럽게 와 닿는다”는게 많은 사용자들의 얘기다. 이에 비해 챗GPT는 이렇다할 특징이나 정체성이 없다. 자신을 그저 AI 챗봇이라 소개할 뿐이다. 하지만 이루다는 2002년생 여대생이란 캐릭터가 부여되어 있고, 밝고 쾌활한 성격이 주어졌다.

최근에 나온 스캐터랩의 제타(Zeta)도 눈길을 끈다. 이는 캐릭터.AI처럼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대화할 수 있다. ‘캐릭터’의 설명을 적은 프롬프트와 예시 대화만 넣으면 손쉽게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베타서비스에 참여했다는 한 AI개발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아직 출시 전이지만 상당히 많은 캐릭터들이 공유되고 있었다.”면서 “애니 주인공이나 연예인들도 있지만, 대부분 특정한 페르소나를 가진 캐릭터들”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싸가지 남사친’, ‘나를 짝사랑하는 일진남’, ‘알고지내는 누나’ 등등이다. 또 “웹소설이나 웹툰을 좋아하는 사용자를 메인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이루다2.0에서 사용된 sLLM인 Gen-1은 23억개의 파라미터를 갖고 있다. 이에 비해 ‘제타’는 새로 개발한 sLLM ‘Pingpong-1’를 기반으로 한다. 예상되기론 대략 50억~100억개의 파마리터 정도다. 그로 인해 오류를 많이 수정했다는 평가다.

챗봇 속 다수 AI캐릭터와 ‘친구’ 맺어

무엇보다 제타의 장점은 뛰어난 한글 일상대화 능력이다. 베타서비스에 참여했다는 AI개발자는 “국내에 나온 Character.AI와 비슷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챗GPT를 쓰고 있다보니, 대답은 잘 하지만 뭔가 말투나 문장이 부자연스러운 편”이라면서 “반면에 ‘제타’는 이루다와 마찬가지로 일상대화에 특화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이루다의) Nutty는 고정된 캐릭터 몇 개밖에 없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제타는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뛰어나다.”며 “프롬프트 내용도 상당히 잘 반영되었는데, 그만큼 ‘Pingpong-1’의 성능이 뛰어난 셈”이라고 후한 평가를 했다.

지난해 10월 나온 일상대화 AI ‘Cici’ 앱도 눈길을 끈다. 이는 출시 일주일만에 구글플레이 100만 다운로드를 넘기기도 했다. 이는 GPT-4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PT-3.5를 쓰는 다른 비슷한 앱보다 한글표현이 더 자연스러운 편이며, 아직은 무료다.

이는 특히 웹 검색도 하면서, 최신 정보도 비교적 정확하게 대답한다.

소셜미디어 기반 대화형 AI챗봇 '재피'. (출처=aidev 사이트)
소셜미디어 기반 대화형 AI챗봇 '재피'. (출처=aidev 사이트)

‘시시’이어, 본격 생성AI 소셜미디어 ‘재피’ 등장

비슷한 시기에 나온 ‘재피’(Zappy)는 본격적인 생성AI 소셜네트워크로 평가된다. 앱으로 출시된 제피는 인스타그램과 AI 챗봇을 결합한 형태다. 그 보다 앞서 출시되었던 메타의 ‘My AI’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메타의 경우 기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억지로 붙인 느낌이지만, ‘재피’는 좀 더 자연스럽게 서비스에 녹아있다”는 평가다.

이는 인스타그램처럼 사용자가 사진을 찍고 게시물을 올릴 수도 있다. 친구를 ‘팔로우’하고 DM을 보내기도 하는데, 다만 AI 챗봇이 추가된 점이 다를 뿐이다. 사용자들에 의하면 이곳엔 대략 20명 정도의 AI캐릭터가 있는데, 각 캐릭터마다 마치 사람 사용자들처럼 본인의 게시물을 올린다. 물론 AI캐릭터와 대화도 할 수 있다. 이는 오픈AI의 챗GPT를 연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I개발 커뮤니티 ‘인공지능개발자 모임’에 따르면 이는 실리콘밸리의 ‘Two Platforms’를 모기업으로 둔 재피(유)란 회사가 개발한 것이다. 네이버 등으로부터 2천만달러 시드머니 투자를 받았고, 한국인을 포함한 MIT, 구글, MS, 삼성 출신의 창업자들, 그리고 유튜브 창업자인 스티브 첸 등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300만 다운로드 ‘토키’, 큰 인기

역시 일상대화 AI로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Talkie’도 출시 후 3개월 만에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캐릭터.ai에 비해 이는 텍스트로 대화를 할 뿐만 아니라, 음성을 들을 수도 있고, 이미지 생성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여행 이야기를 나누면, 실제로 차를 타고 경치좋은 곳으로 찾아가는 장면을 이미지로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이는 ‘Talkie’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기도 한다. 대화를 하다가 그 상황이나 공간에 맞는 사진을 만들곤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억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기존 챗봇들은 대체로 조금 전 말과 사건만 기억하지만, ‘Talkie’는 오래 전의 일도 기억한다. 이는 대화 중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서 따로 저장한 다음, 한참 지난 후에도 그에 관한 답변을 꺼내놓는다. 다만 사용자에 따라선 “캐릭터.AI보다 대화 품질은 약간 떨어지는 편”이란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앞서 AI 개발자는 “만약 장기기억 능력만 생긴다면 AI와 감성적인 교류를 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사람 간의 관계는 모두 기억에 기반하고 있는데, 만약 AI가 나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그 캐릭터는 나에게 정말 둘도 없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감성챗봇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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