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부침은 무상하다. 오랜 과거에는 먹거리, 입을거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경제를 이끌었다. 그 후에는 중후장대한 제철, 자동차, 건설, 화학 분야가 대표산업이 됐다. 다음 IT 기업들이 중화학산업을 따돌리고 득세해 왔다. 이번에는 의료, 헬스와 관련한 바이오기업들이 선두에 나서기 시작했다. 재계를 이끌어 온 기업들의 흥망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으로 가늠하는 기업 순위도 굽이굽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 계열사를 흡수하면서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셀트리온 통합법인이 출범하게 된 것이다. 통합법인의 시총 규모는 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증시에서 상위 8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차·포스코홀딩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셀트리온 시총이 지난 27일 기준 27조7800억원으로 코스피 12위에 랭크돼 있다. 현재 거래가 정지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마지막 거래일 기준 12조4800억원이다. 두 회사의 시총을 단순 합하면 약 40조원이 되는 셈이다.
시총 40조원은 코스피 7위인 포스코홀딩스(41조)와 8위 기아(39조) 사이에 해당한다. 셀트리온 그룹의 두 회사 시총을 합치면 기아를 제치고 8위를 차지하게 된다. 9위에 랭크된 네이버(36조)보다 앞선다. 셀트리온의 약진으로 코스피 상위 10위권에 바이오기업이 2개가 된다. 바이오의약품 CMO(위탁생산)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총 51조원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4위에 있다.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코스피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주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셈이다. 통합 셀트리온의 합병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 12일이다. 통합법인은 또 다른 계열사 셀트리온제약도 내년 중 합병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몸집이 더욱 커지게 된다.
코스피시장서 바이오기업 약진... 셀트리온, 단숨에 시총 8위 진입 전망
새로 출범하는 셀트리온 통합법인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뿐 아니라 신약개발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제약회사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22개 제품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약 사업 라인은 두달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짐펜트라’를 중심으로 전개한다. 셀트리온그룹은 통합법인이 투자 확대, 원가 경쟁력 강화, 투명성 제고 등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초석으로 유럽·미국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선두그룹은 그 시대의 유망산업을 대변해 준다. 시총이라는 외형은 명백한 숫자로 표현되는 기업의 현주소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기업, 새롭게 등장하면서 세를 키우는 기업들이 교차하면서 증시의 파노라마는 오늘도 이어진다. 증권투자자들은 그들이 명멸하는 현장에서 투자전략을 세우고 베팅에 나서게 된다. 과거에는 후미진 곳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던 기업들이 인기를 모으면서 증시 전면에 나서기도 한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기업의 명운을 읽어내는 자들이 증시에서는 승리자로 돈을 거머쥔다. 기업의 미래가치를 우보호시(牛步虎視), 즉 소같이 신중하면서 호랑이같이 예리하게 살펴보면 성공적인 투자전략이 보일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