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워치․아이팟 등 주력제품 디자인 팀원 대부분 빠져나가
디자인 총괄 책임자 등 앨트먼 지원 ‘AI프로젝트’ 회사로 이직
“사실상 앨트먼이 애플 인재 빼돌리는 격” 해석도

애플 제품 이미지. (사진=테크레이다)
애플 제품 이미지. (사진=테크레이다)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2024년 삼성과 한판 격돌을 앞두고, 애플의 고급 인력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설이 나오는 구글과는 반대로 애플은 중요한 인재들이 잇따라 ‘탈출’을 꾀하고 있어 곤혹스런 입장이다.

최근 현지 매체들을 종합하면, 특히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 디자인팀의 유능한 디자이너들이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블룸버그, 엔가젯 등에 따르면 아이폰에 접목한 AI 하드웨어 분야의 전문가인 조니 아이브가 오픈AI의 샘 앨트먼이 기획한 또 다른 사업에 합류하기 위해 가장 먼저 회사를 떠났다.

제품 디자인 책임자 ‘탕 탄’, 대탈출 합세

또 지난 23일엔 제품 디자인 책임자인 탕 탄(Tang Tan)이 애플을 떠남으로써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왔다. 그는 조니 아이브가 합류한 디자인 회사인 러브프롬(LoveFrom)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곳에서 그는 최신 딥 러닝 기술을 배포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샘 앨트먼이 지원하는 새로운 AI하드웨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탄은 애플에서 아이폰, 애플 워치, 에어팟 등 애플 주력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했기 때문에 그가 떠난 자리엔 상당한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애플로선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옮겨간 디자인 회사 ‘LoveFrom’에서 그는 새로운 AI 프로젝트의 하드웨어 설계 책임자로 활동하고, 앨트먼은 그 내부에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를 프로젝트에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관여하는 모든 제품은 주로 가정용 기기로서, 아직은 초기 컨셉트 구상 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애초 탄이 애플을 떠날 것이란 소문은 실리콘밸리에 진작부터 나돌았다. 애플 제품의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할 디자인을 총괄하는 탄의 거취는 삼성이나 구글 등 경쟁사들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조니 아이브의 뒤를 따라간 것이다.

애플 제품 디자이너들, 앨트먼 지원, 디자인 회사로 대거 이직

애플의 ‘인재 엑소더스’는 특히 올해 초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초 조니 아이브의 후임으로 에반스 행키가 제품 디자인 총괄직을 맡았다. 그러나 그는 그 자리를 맡은 지 얼마 안돼 회사를 떠나버렸다. 다시 그 자리에 탄이 앉았지만, 그마저 회사를 등진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2019년 이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조니 아이브 이전부터 이미 팀원 중 14명 정도가 애플을 떠났고, 이제 남은 인원은 불과 6명 정도다. 이러다간 나머지 인원들도 모두 떠나가고, 제품 생산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플을 떠난 디자이너들은 주로 조니 아이브가 옮겨간 ‘러브프롬’으로 합류했다. 지금까지 20명 이상의 전직 애플 직원이 ‘러브프롬’고 조니 아이브에게 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선 애플이 조직 문화, 그리고 맡은 임무가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급여와 처우에 불만을 가진 디자인팀의 정서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앨트먼은 진작부터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AI하드웨어를 만들기 위해 조니 아이브와 협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 필요한 자금도 현재 모으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앨트먼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완성시키기 위해 애플의 인재들을 빼돌리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해 주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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