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크루즈 자율주행택시 사고 이후 새삼 문제의식 커져
사고시 모순된 상황에서 피해 최소화 판단해야 할 ‘트롤리 딜레마’
방대한 정보 실시간 신속 처리, 규칙 기반 차량제어방식 탈피 등도 숙제

사진은 자율주행 시범 차량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은 자율주행 시범 차량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자율주행자동차를 비롯한 자율주행기술은 교통과 스마트공장, 각종 디지털트윈 등에 널리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루주’ 자율주행택시의 사고에서 보듯, 기술적 한계와 과제도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유사시 전방 보행자 등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데서 오는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나 각종 센싱으로 한계가 있는 인지시스템, 기존 경험과 규칙을 학습한 규칙기반 차량제어방식 등이 그런 경우다.

이들 기술은 현재 좀더 발달한 딥러닝 기법이나 AI 강화학습 등의 방법으로 문제점을 개선, 보완하고 있기도 하다.

“1명 죽고 5명 살리냐, 1명 살고 5명 죽느냐” 선택?

현행 자율주행차의 문제점 중에 가장 흔히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트롤리 딜레마’다. 그 뜻대로 풀이하면, 트롤리(전차) 선로 변환기를 손에 쥔 사람이 선로를 변경하면 1명이 죽지만 5명을 살릴 수 있고, 선로를 변경하지 않으면 1명을 살지만 5명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선택해야 하는 경우다.

그야말로 무인 자율주행차로선 가장 첨단의 판단력 내지 ‘기계 이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여기서 미국 MIT 연구팀은 “자율주행차가 누군가를 죽이도록 설계되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을 붙이기까지 한 논문에서 자율주행차 버전의 다양한 트롤리 딜레마를 소개하고, 그 대안이 절실하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디지털맵, GPS, V2X 무선통신 등 인지시스템 다중화 중요

또 주변 상황 판단을 위해 센서만으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힘들거나 센싱된 정보를 검증해야 할 경우다. 최근엔 이런 경우에 대비해 디지털맵, GPS, V2X 무선통신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센서를 통해 인지된 교통표지 정보를 디지털맵으로 확인하고, 교통신호정보를 V2X 무선통신에 의해 수신한다. 센서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 인지시스템의 구성을 다중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센서로부터 수집되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차량시스템반도체나 초고속통신인프라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현재 최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에서는 스마트크루즈 컨트롤시스템(SCC)이나, 차선유지 지원시스템(LK AS)등의 첨단안전 차량제어시스템 등을 접목하는 경향이다. 이를 통해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차량제어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다양한 교통상황에 모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규칙 기반 차량제어방식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있어 한계가 분명하다 할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자율주행 자동차 제작사들이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초음파, 적외선 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복합적으로 활용(fusion)하여 사물을 인식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인지 능력의 한계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바이두의 자율주행 시범 차량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중국 바이두의 자율주행 시범 차량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AI 기반 딥러닝으로 실시간 초고속 정보 처리

이에 최근에는 AI 기반의 딥러닝 기법이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정보에 기반하여 인간의 시각으로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센싱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사물들까지도 딥러닝 기반의 AI기술로 더 정확하고 빠르게 인지해내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사물들의 움직임이나 의미를 해석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또 온갖 다양한 교통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그저 사전에 학습된 규칙에 기반한 차량제어방식을 접목한 사례도 많다. 그러나 이런 규칙 기반 차량제어방식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또 다른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딥러닝 기반의 AI기법은 인간 운전자의 차량제어방식을 학습, 인간운전자에 버금가거나, 이를 넘어서는 학습 기반 자율주행 알고리즘이다. 즉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기술이 차량제어방식을 학습하는 절차는 사람이 운전을 배울 때 다양한 교통상황을 경험하는 것과 비슷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래서 방대한 양의 주행데이터를 학습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차량을 제어하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 등의 일련의 차량제어과정을 익힌다는 것이다.

딥러닝 대신 강화학습으로 온갖 상황에 대비 가능

또 다시 문제는 그런 수준의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선 인공지능이 다양한 교통상황은 물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대응하도록 최대한 많은 주행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최근엔 ‘강화학습’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관한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는 소재현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조교수는 “딥러닝과 달리 이는 굳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등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다. 그저 알고리즘 개발자가 설정해놓은 ‘성공과 실패에 대한 보상(reward) 함수에 의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갈 뿐”이라며 “그런 경우 인공지능은 보상함수에 근거, 수백만 번의 차량제어에 대한 시행착오와 보상을 통해 보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차량제어 방법을 학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