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정부, 연일 폭등세에 ‘축제’ 분위기
세계 최초 비트코인 공식통화 국가, 대통령 “흑자 전환” 자축
정부 보유분 ‘흑자’, 전문가들 “일시적일뿐, 다시 적자 전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부부의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디크리트)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부부의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디크리트)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비트코인 폭등에 남미 엘살바도를 정부의 기세가 잔뜩 올랐다. 지난 주말 이후 폭등세를 이어오다가 마침내 5일 42,000달러를 넘어서자 남미 엘살바도르 정부는 연일 들뜬 분위기다. 20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던 이날 이 나라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가 보유한 BTC 매입이 흑자로 돌아섰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남미의 빈국인 엘살바도르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공식 통화로 인정한다는 극약처방을 함으로써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당시 이를 주도했던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X에 “비트코인의 현재 시장 가격으로 국가가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면 약 360만 달러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시세 차익 노린 매각은 없어”

그러나 부켈레는 “물론 우리는 매각할 의사가 없다. (매각을 통한 시세 차익 등) 그것은 결코 우리의 목표가 아니었다”면서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해서 변동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그에 맞는 장기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켈레는 그러면서 비트코인 공식통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박도 잊지 않았다. 역시 X를 통해 그는 언론과 비평가들을 비난하면서 “말 그대로 우리의 예상 손실을 조롱하는 수천 개의 기사와 선동적 프로파간다가 그 동안 난무했다”면서 “이번에 보듯, 이처럼 (비트코인 폭등과 같은) 새로운 현실에 대해서도 이전에 그토록 비판하고 헐뜯었던 것과 동일한 강도로 진실을 알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보란 듯이, 비트코인 공식통화 지정을 비판해온 언론 등에 역공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2021년 6월, 부켈레 대통령은 집권 직후 BTC가 엘살바도르에서 법적 통화로 유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곤 곧장 비트코인 통화법이 그해 9월에 발효되었다. 이는 당시 파산 직전의 국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특히 미국 달러에 대한 국가재정의 절대적인 의존도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선 이를 타개하는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이를 공식 통화로 인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다음 해인 2022년 11월 부켈레 정부는 국가의 구매 비율을 하루 1비트코인으로 높였다.

BTC 공식통화, 여전히 반대 여론 높아

당시 엘살바도르의 BTC 수용은 국내외에서 큰 논란을 부추겼다. 해당 법이 통과되면서 전국적인 반대 시위가 일어났고, 대학 교수 등 학계에서부터 심지어 미국 국회의원까지 모두가 부켈레의 “경솔한 도박”을 비난했다.

그러나 부켈레는 오히려 보란 듯이, 책 <비트코인 표준>의 저자인 사이페디안 암무스를 경제 고문으로 임명, 더욱 거센 비판을 샀다.

그러나 그 과정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부켈레에겐 나름대로 운이 따랐다.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막대한 국가 부채에도 불구하고, 채무 불이행 사태를 겪지 않았으며, 이 나라의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수익을 안겨주었다. 가장 큰 이유는 비트코인 덕분이다.

현재 엘살바도르가 국고를 위해 얼마나 많은 비트코인을 구매했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비트코인 거래를 추적하는 사이트인 ‘나이브 트래커’(NayibTracker)는 부켈레가 X에 올린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구매 추이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 결과 부켈레가 축하 게시물을 올리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접속한 이후부턴, 다시 이 나라의 비트코인 수지는 적자로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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