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스틸의 다소 기괴한 ‘잠수함’ 모양 눈길
6만~10만달러 3가지 유형, 당초 예고 주행거리 500마일 못미처

테슬라가 공개한 '사이버트럭'. (사진=로이터 통신)
테슬라가 공개한 '사이버트럭'. (사진=로이터 통신)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오랫동안 선전만 요란했던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가격은 60,990달러(한화 약 8천만원 상당)대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이미 2019년부터 세상에 대고 “곧 출시될 것”이라고 선전해온 차다. 정작 이번에 출시된 완제품 가격은 당시 예고했던 가격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되고 평평한 평면 모양을 한 이 트럭에 대해 머스크는 “1977년 제임스 본드 영화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등장하는 자동차를 개조한 잠수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차체 소재와 틀에 얽매이지 않는 미래 지향적인 스타일로 찻값이 비싼데다 모양도 복잡해서 “오히려 실용성에 중점을 두는 전통적인 픽업트럭 구매자들이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 가지 스타일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60,990달러에서 99,990달러 사이로 책정한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이 기존 트럭보다 더 많은 유용성을 갖고 있으며, 스포츠카보다 빠르다”고 자랑했다.

머스크, 직접 무대 위로 몰고 올라와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군중의 환호를 유도하기 위해 사이버트럭을 전시장 무대 위로 직접 몰고 갔다. 나중에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행사에선 약 12명의 고객에게 차량을 직접 넘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사이버트럭이 ‘포르쉐 911’을 앞지르는 짧은 경주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번 행사에서 차량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테슬라 웹사이트에는 가격이 나와 있다. 최고 성능의 변종인 ‘사이버비스트(Cyberbeast)’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며, 예상 가격이 8만달러부터 시작하는 4륜 구동 트림도 출시될 예정이다. 예상 시작 가격이 약 61,000달러인 가장 저렴한 후륜 구동 버전은 2025년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머스크는 지난 2019년 사이버트럭을 예고하면서, 당시 4만 달러 가격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100달러 보증금을 지불한 100만 명 이상의 구매 예약자를 끌어 모았다. 그러나 이번에 애초 예고했던 것보다 2배나 되는 가격을 제시했지만, 크게 무리있는 가격대는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이버트럭은 포드의 F150 라이트닝, 리비안 오토모티브의 R1T, 제너럴모터스의 허머 EV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가격을 보면 리비안의 R1T는 7만3,000달러부터 시작하고, F-150 라이트닝은 약 5만달러부터 시작한다. 더 크고 강력한 허머 EV 픽업의 가격은 9만6,000달러가 넘는다.

“실용성 측면에선 포드, 쉐보레보다 못해” 평가도

거의 4년 만에 Tesla가 선보이는 첫 번째 새 모델인 Cybertruck은 머스크와 테슬라가 작심하고 시도한 기술혁신의 상징적인 제품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30일 “사이버트럭은 너무나 유용한 트럭이다. 그저 눈에 띄기 위해 만든 전시품이 아다.”라고 장담했다. 사이버트럭은 한 번 충전에 약 547km(340마일)를 주행할 수 있으며, 주행거리를 470마일까지 확장하는 ‘주행 확장기’ 또는 추가 배터리 팩이 함께 제공된다. 애초 머스크는 지난 2019년에 “이 트럭은 한 번 충전으로 500마일 이상을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과장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트럭으로서 유용성은 역시 포드와 쉐보레”라는 평가가 많다. 그들 중엔 “테슬라 차량은 흔히 실제 주행 거리는 항상 추정치에 10~20% 정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할 때, 가장 장거리 버전이라는 사이버트럭 역시 300마일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에 “쉐보레 ‘실버라도 EV’는 정격 주행 거리 450마일을 초과할 수 있다”고 비교하기도 한다.

한편 머스크는 일단 “테슬라가 2025년에 연간 약 25만 대의 사이버트럭 생산 속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적이 있다. 정작 이날 출시 당일엔 그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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