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품목서 글로벌시장 점유 빼앗아 가... 공격적인 투자 고려할 때

국내 기업에 대해 중국 업계가 기술과 가격, 양날의 칼을 들고 덤벼들고 있어 위협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사진=바이두뉴스)
국내 기업에 대해 중국 업계가 기술과 가격, 양날의 칼을 들고 덤벼들고 있어 위협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사진=바이두뉴스)

 

[애플경제 김남주 대기자]우리 경제의 효자 상품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관련 제품들이다. 이들 품목은 수출 전선에서 최선봉에 서면서 한국경제의 성장을 주도해 왔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전후방 연쇄효과가 커서 관련 업계의 부침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반도체 경기가 시들하면 한국경제도 위축된다. 국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산업을 이끌어오고 있는 삼성전자에 중국 업계들이 기술과 가격, 양날의 칼을 들고 덤벼들고 있어 위협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올 3분기에 삼성전자는 유럽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1년 이후 최저 출하량을 보였다. 12만에 바닥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이에 반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경쟁 상대인 중국 기업 샤오미와 테크노는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 반등 분위기가 감지되는 중동·아프리카(MEA)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중국 기업의 가파른 성장세에 견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유럽과 MEA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5%포인트나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다행히 유럽에선 32%, MEA에선 22%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점유율 1위는 유지했다.

3분기 출하량을 기준으로 할 때 유럽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비 15% 감소했다. 이는 2011년 이후 3분기 기준 가장 적은 출하 수치다. 유럽시장은 삼성전자에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을 높이는 요충지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에 비교적 인색한 미국, 일본, 중국 시장에 비해 갤럭시S·Z 등이 이곳에서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올해 7월 기준 독일, 영국, 프랑스 등 국가에서는 갤럭시S23·23+를 비롯해 갤럭시S23울트라 판매량이 크게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MEA 시장에서는 삼성보다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우선 올해 3분기 MEA 시장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이 중에서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에 중국 기업인 샤오미와 테크노는 출하량 기준 전년 동기비 각각 46%, 67% 고속 성장했다. 주로 이집트, 남아프리카 등 지역에서의 약진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위시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은 짧은 시간 비약적인 양적 성장을 이룩해 왔다. 질적 측면에선 아직까지는 우리와는 격차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와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자립 강화 등으로 가까운 시일 내 그 격차는 크게 좁혀지거나 추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의 지속적인 반도체 ‘굴기’드라이브 정책은 우리 산업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경제의 ‘성장판’인 반도체와 관련 산업을 중국 기업들이 계속에서 잠식해 들어온다면 한국경제의 걸림돌이 될 건 자명하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진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도용 사례까지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기술안보에도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이젠 중국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에 더해 기술경쟁력까지 겸비하게 된다면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점차 낮아질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더욱 기술 격차를 벌여 놓아 중국의 추격 의지를 꺾는 ‘초격차’ 전략으로 맞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는 축소 일변도로 나가고 있는 기초과학 연구개발(R&D) 투자 예산에 대한 반성이 필요할 것이고, 기업 입장에서도 보다 공격적인 기술 투자가 긴요한 시점이다. 중국 기업에 일단 추월 당하면 우리 첨단기업들의 설 자리는 줄게 되고, 우리 경제 또한 장기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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