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트먼, 이사회와 복직 논의, “창업”도 시사, 투자자들 “적극 지원”
공동창업자 서츠케버 등 이사회와 ‘AI철학’의 차이가 사태의 원인
서츠케버, 평소 AI위험성 경고, 사내 세력 다툼도 겹친 내홍 불거져
MS, 투자자, 지지자들 “앨트먼 복귀시켜라” 이사회 압박, 가능성 희박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샘 앨트먼 전 오픈AI CEO. '뉴욕타임스'는 그의 해임 소식을 전하며 그 분위기를 시사하는 듯한 그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뉴욕타임스)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샘 앨트먼 전 오픈AI CEO. '뉴욕타임스'는 그의 해임 소식을 전하며 그 분위기를 시사하는 듯한 그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뉴욕타임스)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샘 앨트먼이 자신이 세운 오픈AI로부터 쫓겨난 사태는 국제적인 빅 뉴스가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앨트먼은 오픈AI로 다시 복귀하는 방안과, 아예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는 대안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번 앨트먼의 퇴출은 또 다른 공동창업자인 현 이사회 멤버인 일리야 서츠케버와 인공지능의 미래를 둔 ‘철학’의 차이가 결정적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명망있는 연구자 출신인 서츠케버는 평소 AI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앨트먼에게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등 의견 차이를 보여왔다. 그런 갈등이 누적된 끝에 결국 이번 앨트먼 퇴출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국제적 ‘빅뉴스’ 부상, 그 배경에 관심

그러나 18일(현지시각) 기술매체 ‘더 버지’는 앨트먼이 전날 자신을 쫓아낸 이사회와 접촉, 복귀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소식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에 다른 외신들도 같은 소식을 전하며 그 배경과 의미를 분석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앨트먼과 이사회 간의 새로운 회담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공 지능 회사인 오픈AI의 빠르게 진행되는 드라마의 최신 반전”이라고 표현했다.

앨트먼의 퇴출에 반발, 함께 회사를 그만 둔 공동창업자 그레그 브로크먼도 이번 만남에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앨트먼이 CEO 자리에서 축출된 직후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격렬한 항의가 잇따랐다. 오픈AI의 투자자들과 앨트만 지지자들은 이사회에 “앨트먼을 다시 데려오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특히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앨트먼 퇴출에 강하게 반발하며, 그의 복귀를 주도하고 있다. 심지어 오픈AI 투자자들 중에는 앨트먼의 복직에 지지를 표명하면서, 그가 창업할 경우 투자할 의향을 내비치며 앨프먼과도 그런 논의를 하고 있다.

독특한 오픈AI 구조상 ‘복직 가능성 낮아’

그러나 현재로선 앨트먼이나 브로크먼 모두 오픈AI에 복직할 보장은 없다는게 현지 분위기다. 이는 오픈AI의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오픈AI는 회사 지분 49%를 소유하고 있으며 다른 투자자와 직원들은 49%, 오픈AI의 비영리 모회사가 2%를 소유하고 있다.

오픈AI는 비영리 단체에 의해 통제되고, 이사회는 자회사인 오픈AI의 활동을 통제할 권한을 갖는데, 이미 결정이 내려진 사안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반면에 투자자들은 이런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발언권이 없다.

오픈AI를 움직이는 이사회는 모두 6명이다. 쫓겨난 앨트먼과 동반 사퇴한 공동창업자 브로크먼, 그리고 역시 공동창업자인 일리야 서츠케버, Q&A 전문 사이트 ‘Quora’의 CEO인 아담 단젤로, ‘조지타운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전략 이사인 헬렌 토너, 기업가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타샤 맥콜리 등이다.

당초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으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정작 내부엔 갈등의 조짐이 깊어갔ᄃᆞ. 특히 공동창업자인 서츠케버는 오픈AI의 기술이 위험할 수 있고, 앨트먼이 그 위험성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평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곤 했다.

로이터통신도 “유명한 샘 앨트먼에 대한 해고는 새로운 AI를 구축하는 사람들 사이의 철학적 균열로 발생한 것”이라고 같은 해석을 내놓았다.

또한 오픈AI가 생성AI를 통해 유명해질수록 서츠케버는 사내에서 자신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을 불만스럽게 여겼다는게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의 얘기다.

MS, 투자자 등도 뒤늦게 소식, ‘분개’

그래서 이번 앨트먼의 해임은 AI의 미래를 둔 가치관의 충돌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그러나 실리콘 밸리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스라이브 캐피탈(Thrive Capital), 세콰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 등 오픈AI의 많은 투자자들은 앨트먼 퇴임이 발표되기 1분 전이나, 심지어 그 소식이 공개된 후까지도 그의 퇴임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때문에 이들은 뒤늦게 소식을 전해듣고 앨트먼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가 하면, 앨트먼과 브로크먼은 이사회 퇴출 발표가 있은 다음 날 즉시 새로운 창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경우 오픈AI의 어떤 직원들이 합류할지도 고려했다. 실제로 지난 이틀 동안 최소 3명의 오픈AI 중견 직원들이 이사회에 반발, 사퇴했다.

이처럼 많은 전․현직 직원들이 그의 해고에 분노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또 당초 86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하리고 한 가운데, 이번 사태로 인해 어떻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걱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앨트먼, X에 “창업”도 강력 시사

앨트먼은 이틀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사흘째 되는 날 X를 통해 “창업을 하거나, 아니면 할 수 있는 모든 얘기를 오픈AI 게시판에 올릴 수도 있다”고 불쾌한 심정을 토로했다. 투자자들도 서둘러 알트먼 씨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며, 그의 다음 사업 역시 지원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들 중엔 아예 “앨트먼과 브로크먼이 이끌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또 다른 차세대 회사를 기대한다”고 심지어 구글의 전 CEO인 에릭 슈미트는 “그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빨리 보고 싶다”고도 했다.

앞서 앨트먼은 지난 17일 오픈AI 이사회가 개최한 화상 회의에 참여하라는 요청을 받은 직후 즉시 해고되었다. 브로크먼 역시 자신이 회사 이사회 의장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나중에 회사를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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