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시스템 ‘새올’, “하루 지나도록 원인 못찾아, 복구 불투명”
“임시개통 ‘정부24’도 민원업무 몰리면 언제 마비될지 몰라”
“행안부 늑장대처․무책임” 비판, 하루 지나 대책본부, 대국민 사과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정부 행정 전산망이 ‘먹통’이 된지 이틀째인 18일 오후에도 완전한 시스템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행정안전부는 일단 ‘정부24’ 서비스를 급한대로 임시 재개했지만, 오후 4시 현재도 각 지자체와 전국 행정망을 총괄하는 시도 ‘새올행정시스템’의 오류 원인은 여전히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국가 ‘신경망’에 이틀째 문제가 생긴 것이다.
18일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행정안전부는 여전히 정확한 오류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복구 시점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함께 황급히 TF를 꾸리고, 방미 중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급거 귀국길에 올랐지만,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앞서 17일 아침 9시부터 행정전산망이 작동치 않아 전국적으로 ‘민원대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행안부는 시스템 오류의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17일 발생한 시도 ‘새올’ 장애에 따라 민원 업무처리 지연 등 민원인 불편이 발생함에 따라, 국민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관련 법령에 따라 납부 및 신고기한 등을 연장하고 즉시 처리가 필요한 민원은 우선 접수 후 소급 처리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내보냈다.
그리고 9시간이 지나 각 시도에 “민원 처리예정일을 소급해 적용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 외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그 후로도 행정안전부는 ‘총력대응’, ‘대책본부 결성’ 등을 강조하는 보도자료를 잇달아 내놓았지만, 18일 오전까지도 불편을 겪은 시민들에게 한마디 사과조차 없었다. 지자체 행정전산망 ‘새올’에 이어 ‘정부24’까지 마비되자, 해당 누리집에 걸어둔 ‘이용 불가 안내’ 문구가 전부였다.
이에 주부부처인 행안부의 무책임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미 행안부는 17일 오전 8시40분경 ‘새올’ 시스템 장애를 인지하고도 지방자치단체 등과 관련 사실을 공유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일선 주민센터 등에선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러 주민센터를 찾았던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했고, 정부의 공식 채널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국가 정보시스템 장애’ 소식이 퍼져나갔다.
오후 2시경엔 그나마 온라인 민원서류 발급이 가능한 ‘정부24’마저 마비되었다. 그 바람에 정부 각 부처에서도 인증 오류 등으로 다른 전산망에 접속되지 않는 불편함을 겪었다. 또 일부 시중은행에서도 신분증 진위 확인 등 본인 확인 등이 필요한 대출심사 등에 차질이 생겼다. 신분증 진위는 정부 전산망에서 확인해줘야 한다. 그러나 전산망 장애로 확인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행안부는 원인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겨레>에 의하면 17일 오전 행안부 관계자는 “‘새올’에 로그인을 할 때 필요한 공무원용 인증서에 문제가 생겼다”면서도 ‘공무원용 인증서에 왜 문제가 생겼냐’는 물음에는 답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또 인증서 검증 시스템을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네트워크 장비 오류’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 장비를 다른 것으로 교체해도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 차원의 사과는 행정망 불통 사태 24시간 만인 18일 오전 8시30분에야 나왔다.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로 인해 공공기관의 대민 서비스가 중단돼 많은 국민께서 불편과 혼란을 겪으신 데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한덕수 총리의 입장문이었다. 이어서 사태 하루가 지난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시도·새울행정시스템 장애 관련 회의를 주재하는 정도였다.
‘정부24’ 누리집은 장애 20시간 만인 이날 오전 임시 개통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준은 못된다. 이용자가 몰리면 다시 먹통이 될 우려가 크다.
정작 이번 사태의 현장인 ‘새올’의 오류는 18일 오후까지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행안부는 “‘새올’의 장애를 복구하기 위해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의 이상 여부를 세밀하게 확인, 점검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행안부는 현재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대책본부를 가동 중이다. 또 “실제 현장에서 납부, 신고, 처리 등 대국민 민원 처리를 재개하는 경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장애 복구를 위한 지자체 현장 확인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